오시덴털 페트롤리엄, ‘딥 밸류’ 전략서 63% 평가…인수 매력은 제한적

[경제/니케이] 대체 투자리서치 업체 밸리디아(Validea)가 22개 ‘구루(Guru)’ 투자 전략으로 분석한 결과, 오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Corp·티커: OXY)이 딥 밸류(Deep Value) 투자모델인 ‘어콰이어러스 멀티플(Acquirer’s Multiple)’ 전략에서 63%의 점수를 받았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Nasdaq.com)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밸리디아가 따르는 22개 투자 거장(구루) 전략 가운데 토바이어스 칼라일(Tobias Carlisle)의 모델이 OXY에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한 사례다. 다만 80% 이상이면 전략의 ‘관심 대상’, 90% 이상이면 ‘강한 매수 관심’으로 간주하나, OXY의 63% 평가는 인수·합병(M&A) 관점에서 ‘조건부 관찰’ 수준으로 해석된다.

밸리디아 보고서는 먼저 시가총액 600억 달러대의 OXY를 ‘대형 성장주’로 분류했다. 석유·가스 운영(Oil & Gas Operations) 업계 내에서 꾸준한 생산·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섹터 합격(SECOR: PASS)’ 판정을 받았으며, 꾸준한 현금흐름과 자본효율 지표 개선을 이유로 ‘품질 합격(QUALITY: PASS)’도 획득했다. 그러나 핵심 항목인 ‘어콰이어러스 멀티플’ 평가에서는 ‘실패(FAIL)’로 분류돼 최종 스코어가 63%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주목

어콰이어러스 멀티플이란?

어콰이어러스 멀티플은 ‘기업 인수 시 실제로 지불해야 할 총가격(Enterprise Value)을 영업이익(EBIT)으로 나눈 값’

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싸게 살 수 있는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여겨진다. 토바이어스 칼라일은 저서 『The Acquirer’s Multiple』에서 이 지표가 P/E(주가수익비율)보다 더 직접적으로 기업 가치와 인수 매력을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OXY의 EV/EBIT 배수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 잉여현금흐름(FCF) 변동성 등 요인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 고평가 구간에 위치해 ‘FAIL’ 판정을 받았다. 다만 부채 감축 기조차입비용 절감을 토대로 추후 지표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덧붙었다.


토바이어스 칼라일 모델의 구조

칼라일 전략은 △섹터 적합도 △재무 건전성(부채·현금흐름) △수익성 지표 △어콰이어러스 멀티플 네 가지 축으로 점수를 책정한다. 이번 평가에서 OXY는 첫 두 항목에서 통과했으나, 멀티플 요건 미충족으로 ‘강한 매수’ 취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칼라일은 호주 출신으로 활동 초기 헤지펀드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 및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이후 딥 밸류(Deep Value)·정량투자(Quantitative Value) 분야 권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Deep Value』와 『Quantitative Value』 등 저서를 통해 ‘행동재무학적 오류를 줄여야 초과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목

OXY를 둘러싼 시장 환경

OXY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독립 에너지 기업으로, 대표 자산은 퍼미언 분지(Permian Basin)·DJ 분지 등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2024년 이후 석유수요 성장률 둔화친환경 전환 가속이 맞물려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OXY 역시 2025년까지 CCS 운용 캐파(Capacity)를 연 10만 톤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밸리디아는 ‘대형 성장주’ 카테고리에서도 OXY가 여전히 유가 변동성, 미국 원유 재고 지표, OPEC+ 감산 정책 등 외부 변수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어콰이어러스 멀티플이 낮아질 경우 전략 상 관심도가 상승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추가 개선 여지가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유의 사항 및 용어 풀이

① EV(Enterprise Value·기업가치): 시가총액에 순부채·비지배지분 등을 더해 실제 인수가격에 가깝게 조정한 값이다.

②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 이자·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실제 영업 경쟁력을 비교적 왜곡 없이 보여준다.

③ 딥 밸류(Deep Value): 본질 가치보다 크게 할인된 종목을 찾는 ‘가치투자’의 하위 개념이다. 일반 가치주보다 한층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다.

밸리디아 보고서에서 제시한 ‘80%·90%’ 기준은 해당 전략 특유의 스코어링 룰이므로, 이를 절대적 매수·매도 지침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참고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밸리디아와 구루 전략 개요

밸리디아는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마틴 즈바이크 등 장기 초과수익을 기록한 투자 대가 22인의 정량화된 모델을 추종한다. 서비스 이용자는 각 전략에 따른 포트폴리오 구성, 팩터 스코어, 리밸런싱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오시덴털 페트롤리엄 분석은 그중 ‘어콰이어러스 멀티플’ 전략이 단연 관심을 보였으나, 전략 내 핵심 조건 미충족이 발목을 잡았다는 점에서 투자 판단 시 보완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론 및 전망

총평하자면 OXY는 섹터·재무 건전성·품질에서 합격점을 받았음에도 인수 메리트를 판단하는 EV/EBIT 지표가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관심 대기’ 단계로 머물렀다. 향후 유가 사이클, 부채 구조 조정, CCS 사업 수익화 등이 멀티플을 낮출 경우 칼라일 전략의 ‘매력도’가 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투자 결정에는 추가적인 재무 모델링과 리스크 분석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본 기사는 밸리디아 보고서와 나스닥닷컴 공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