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아프리카 토착어 지원 위해 OpenAI 최신 모델 도입

[STOCKHOLM/서울] 프랑스 이동통신사 오렌지(Orange)가 아프리카 토착 언어 지원을 위해 OpenAI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하겠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렌지는 작년 말 OpenAI와 사전 계약을 체결하고, 프리릴리스(pre-release) 단계의 대형언어모델(LLM)에 대한 접근 권한을 확보했다. 이번 발표는 그 협력의 구체적인 첫 단계로, 아프리카 2,000여 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 번역·음성 인식·콘텐츠 생성 기술을 상용 서비스 속도로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연구기관 코넬대와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데이터 부족과 한정된 연산 자원 탓에 대다수 AI 연구가 영·프·중·스페인어 등 ‘고자원 언어(higher-resource languages)’에 집중돼 왔다. 이러한 한계는 정보 격차(digital divide)를 심화시켜 왔는데, 오렌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Whisper 음성 모델을 올 초부터 시험 적용했다.


협력 구조 및 기술적 특징

OpenAI가 이번에 공개한 첫 ‘오픈 웨이트(open-weight)’ 모델은 학습된 파라미터를 외부 개발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따라서 오렌지는 자체 구축한 음성·텍스트 샘플을 모델 위에 ‘파인튜닝(fine-tuning)’해 별도 원본 데이터 없이도 지역별 방언을 정교하게 지원할 수 있다. 회사는 “수집·정제된 아프리카 언어 데이터를 현지 거점 데이터센터에 배치하고, 개인정보 규정(예: GDPR, 현지 데이터주권법)에 따라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파인튜닝된 모델을 관공서와 지방정부에 무료로 제공할 계획”
— 스티브 재럿(Orange 최고 AI 책임자)

재럿 책임자는 “현지 스타트업·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통해 아프리카 언어가 AI 생태계에서 ‘1급 시민’이 되도록 촉매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업적·사회적 파급효과

오렌지는 18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동통신·모바일머니·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가 상용망에 적용될 경우 3억 명 이상의 가입자가 직·간접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자연어 기반 고객센터, 음성 결제 인증, 교육·보건 공공서비스 번역 등 다양한 유스케이스가 현실화될 것”이라 평가한다.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네스코 자료를 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인터넷 보급률은 2023년 기준 40%대에 머문다. 언어 장벽이 완화되면,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 접근성이 상승해 경제활동·금융포용 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용어 설명

오픈 웨이트: 모델 파라미터(가중치)를 암호화하지 않고 공개한 형태. 개발자가 별도 비용 없이 모델을 재학습하거나 전이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파인튜닝: 이미 학습된 모델에 소규모 데이터셋을 추가 학습시켜 특정 작업 정확도를 높이는 기법.
Whisper: OpenAI가 2022년 발표한 범용 음성 인식 모델. 99개 언어를 지원하며, 주변 잡음에도 강인한 것이 특징이다.


향후 일정 및 과제

오렌지는 올해 4분기까지 ▲음성→텍스트 실시간 변환 ▲텍스트→텍스트 자동 번역 ▲자연어 챗봇 API 3개 모듈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AI 윤리·편향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대학·NGO와 함께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검증 절차를 도입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타, 구글 등도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이동통신사가 ‘네트워크·데이터·배포 채널’을 모두 보유한 채 직접 개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규모의 경제와 현지 규제 대응 측면에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OpenAI가 다른 언어권에도 오픈 웨이트 전략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AI 생태계의 ‘표준 개방’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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