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acle, NYSE: ORCL)의 최근 실적은 일부 지표에서 인상적이었지만,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과도한 지출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25년 12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12월 10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회사는 비(非)GAAP 기준 주당순이익이 54% 증가했다고 보고했고, 남아있는 성과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 RPO)는 $5230억(523 billion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려의 핵심은 실적 지표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지출, 특히 AI 인프라 관련 자본적 지출(CAPEX)과 부채 증가다. 오라클은 최근 분기에서 클라우드(애플리케이션 및 인프라) 매출 $79.8억(7.98 billion)과 소프트웨어(레거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매출 $58.8억(5.88 billion)을 보고했다. 영업비용은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39.9억(3.99 billion)으로, 이로 인해 보고된 영업이익률은 71.2%에 달했다. 또한 전체 매출의 약 14%는 하드웨어 및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1H 2025) 기준 오라클의 자본적 지출은 $205.4억(20.54 billion)에 이르렀고, 그 결과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은 -$103.3억(negative $10.33 billion)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회사는 증가하는 부채로 인해 분기당 10억 달러 이상의 이자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애플리케이션을 둘러싼 향후 수요·경쟁 구도
오라클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알파벳(Alphabet)과 다른 점이 있다. 이들 선두 클라우드 사업자는 막대한 자유현금흐름을 창출해 자체적으로 AI 관련 자본지출을 감당하고 있는 반면, 오라클은 레거시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만으로는 AI 인프라 투자를 충당하기 어렵다. 예컨대 아마존의 AWS는 회사 성장의 핵심 동력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은 최근 분기 영업이익의 35.3%를 차지했다. 반면 구글 클라우드는 알파벳의 현금흐름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작아, 알파벳은 검색과 유튜브 등 다른 서비스로 AI 투자를 보조한다.
오라클은 AWS, Azure, Google Cloud 등 대형 퍼블릭 클라우드와의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면서 자체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멀티클라우드 환경에 심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72개의 멀티클라우드 데이터센터(Multicloud data centers)를 짓는 작업의 절반 이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아 있는 대규모 건설·장비 도입에 따른 추가 지출은 향후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사실 요약: 2025년 12월 10일 실적 발표, 비GAAP EPS 54% 증가, RPO $5230억, 클라우드 매출 $79.8억, 소프트웨어 매출 $58.8억,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영업비용 $39.9억, 영업이익률 71.2%, 2025년 상반기 CAPEX $205.4억, FCF -$103.3억, 분기당 이자비용 > $10억, 72개 멀티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설(절반 이상 완료).
용어 설명: 투자자들이 흔히 혼동하는 주요 금융·기술 용어
• 비(非)GAAP 주당순이익(Non-GAAP EPS): 회사가 표준 회계기준(GAAP)에서 제외하는 특정 항목(예: 주식보상, 일회성 비용 등)을 제거해 산출한 이익 지표로, 기업의 핵심 영업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항목 제거에 따라 실제 현금흐름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 남아있는 성과 의무(RPO): 이미 계약은 체결되었으나 향후 인도 또는 제공되어야 할 상품·서비스에 대해 회사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 총액을 의미한다. RPO는 향후 매출 전환 가능성을示示한다. 다만 RPO가 모두 곧바로 현금화되는 것은 아니다.
• 자본적 지출(CAPEX): 서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장비 등 장기 자산 구입을 위한 지출로, AI 인프라 구축에 있어 핵심 비용 요소다.
• 자유현금흐름(FCF):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자본적 지출을 뺀 금액으로, 기업이 채무상환, 배당, 투자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재무 구조와 향후 리스크: 체계적 분석
첫째, 레버리지(부채비율) 증가는 금리 상승 환경에서 이자비용 부담을 키운다. 현재 오라클의 분기별 이자비용은 10억 달러를 초과하고 있으며, 이는 순영업현금흐름을 급격히 잠식할 수 있다. 둘째, 자유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전환은 외부 차입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신용등급 하락, 자금 조달 비용 상승, 그리고 투자자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RPO의 매출 전환 지연이 발생하면 대규모 CAPEX가 수익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반면 긍정적 시나리오는 명확하다. 오라클이 현재의 RPO를 성공적으로 매출로 전환하고, 구축 중인 멀티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고객 유치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면, 투자금은 장기적 경쟁력으로 환원될 수 있다. 특히 오라클이 데이터베이스·레거시 소프트웨어의 안정적 현금창출능력을 활용해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를 ‘빅3’ 클라우드와 경쟁 가능한 ‘빅4’로 확장한다면, 주가 회복 탄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 오라클 주식은 이미 실적 발표 이후 하락했으며, 시장은 AI 관련 대규모 선행투자에 대한 비용과 불확실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중장기 투자자는 다음을 주목해야 한다: RPO의 실질적 매출 전환 비율, 멀티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가동률 및 고객 도입 속도, 분기별 자유현금흐름의 회복 여부, 그리고 추가 자금조달 필요성 여부와 그 조건(이자율, 만기 등)이다.
시장 영향 시나리오(예시): 안정적 전환 시나리오에서는 RPO 일부가 매출로 전환되면서 영업이익률 유지·확대 및 FCF 회복이 가능하다. 반면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CAPEX 부담과 높은 이자비용이 결합해 현금흐름이 계속 악화되고, 주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신용등급 악화로 인한 차입비용 증가와 투자자 이탈은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사실관계·공시·이해상충 공지
원문 기사에 따르면 Daniel Foelber는 오라클 보유 포지션 및 2026년 3월 만기 240달러 콜 옵션을 단기 매도(short)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에 대해 포지션을 보유하거나 추천한 사실이 공시되어 있다. 이는 공시된 지분·옵션 보유 관련 사실로 독자의 참고를 위해서만 게재한다.
결론
오라클은 강력한 소프트웨어 사업과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부문을 보유하고 있으나, 2025년 상반기 대규모 CAPEX와 마이너스 FCF, 증가하는 이자비용은 2026년 이후의 가장 큰 위협이다. 투자 결정은 오라클의 RPO 전환 속도와 멀티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상업적 성과, 그리고 자금조달 여건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한 뒤 내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