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점]
ㆍ오라클은 향후 5년간 자사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1,440억 달러(약 198조 원)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ㆍGPU엔비디아가 이번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ㆍ오픈AI용 맞춤형 칩을 제작 중인 브로드컴 역시 대규모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NYSE: ORCL)은 최근 개최된 실적 발표에서 “향후 5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을 1,440억 달러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대담한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 측은 “이미 해지 불가(non-cancellable) 계약으로 상당 부분 매출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오라클 주가는 단기 급등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정작 오라클보다 더 큰 수혜 기업이 따로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오라클은 이미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으며,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수년간 막대한 설비투자(CAPEX)가 불가피하다. 결과적으로 오라클이 지출하는 자금이 다른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주게 된다는 이야기다.
오라클이 택한 길, 빅3 클라우드와 달랐다
아마존(NASDAQ: AMZN),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 알파벳(NASDAQ: GOOGL·GOOG) 등 ‘빅3’ 클라우드 제공업체는 동일한 기회를 보고도 공격적 투자를 자제했다. 특히 오라클의 핵심 고객이 될 것으로 보이는 오픈AI의 최대 파트너사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나친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신중 노선을 택했다. 동시에 빅3 클라우드 사들은 자사 대신 오라클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맡기는 형태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수혜 1: 엔비디아 – 94% GPU 점유율의 절대 강자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은 단연 GPU다. 엔비디아(NASDAQ: NVDA)는 2025년 2분기 기준 GPU 시장 94%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6% 급증한 41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네트워킹 장비 매출만 73억 달러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엔비디아가 장벽을 구축한 배경에는 독자 소프트웨어 생태계 CUDA와 GPU 간 연결 기술 NVLink가 있다. CUDA는 원래 게임 그래픽 처리를 위해 설계된 GPU를 AI·과학연산·모델링 등 다양한 작업에 활용하도록 돕는 개발 플랫폼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대학·연구소에 무상 배포되며 개발자 교육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NVLink는 여러 GPU를 하나의 거대한 연산 유닛처럼 묶어주는 초고속 인터커넥트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엔비디아 플랫폼’이라는 수익성 높은 생태계가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추진될 때마다 “GPU=엔비디아” 공식이 적용된다. 오라클 또한 엔비디아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대규모 GPU 발주가 예상된다.
수혜 2: 브로드컴 – 맞춤형 AI 칩(XPU) 공급 확대
GPU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들은 칩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특히 추론(Inference) 과정에서의 비용을 낮추려는 니즈가 크다. 브로드컴(NASDAQ: AVGO)은 알파벳과 협력해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처리 장치) 개발을 지원하면서 주목받았다. TPUs는 AI 학습·추론 효율을 높여 운영비용 절감에 기여한다.
브로드컴은 현재 ‘XPU’라 부르는 맞춤형 AI 칩을 공급 중이다. 자사 발표에 따르면 2027회계연도(2027년 10월 종료) 기준으로 알파벳·메타플랫폼스·바이트댄스 3개 고객만으로도 600억~900억 달러 규모의 서비스 가능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더 나아가 2026년 하반기에는 4번째 고객(시장에서는 ‘오픈AI’로 추정)으로부터 100억 달러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오라클의 신규 데이터센터에 오픈AI용 맞춤형 칩이 대량 투입될 경우, 브로드컴의 AI 칩 매출은 2025 회계연도 기준 약 130억 달러(전체 AI 매출 가정 200억 달러의 65%)에서 향후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용어 해설
GPU: 이미지·동영상 등에 사용되던 그래픽 전용 칩. 병렬 연산 성능이 높아 AI 학습에도 활용된다.
TPU: 구글(알파벳)이 AI에 특화해 개발한 전용 칩. 비용 효율이 뛰어나다.
Inference: 이미 학습한 AI 모델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이뤄지는 ‘추론’ 단계. 지속 비용이 발생한다.
투자 관점 – 왜 오라클이 아닌가?
오라클이 매출 1,440억 달러를 달성하려면 수십~수백억 달러 규모의 설비 투입이 필요하다. 문제는 오라클이 이미 높은 부채비율을 안고 있고, 고정비 부담까지 늘어난다는 점이다. 반면 엔비디아·브로드컴은 오라클의 지출 덕분에 매출이 직접적으로 증가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CAPEX 부담은 지지 않는다. 투자 효율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특히 엔비디아는 기존 사업 구조가 자본집약적이지 않다. R&D 중심의 지출 구조로, 제품이 채택될 때마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 브로드컴 역시 설계 중심의 ‘팹리스’ 모델에 가까워, 칩 제조 공정은 위탁생산으로 해결해 자금 부담을 최소화한다.
모틀리풀 추천주 리스트와 비교
미국 투자 정보사 모틀리풀(Motley Fool)의 ‘스톡어드바이저’ 팀은 엔비디아를 10대 추천주에서 제외했다. 이는 “엔비디아보다 더 높은 잠재수익률을 가진 종목이 있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스톡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1,056%로, S&P500(189%)을 크게 웃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넷플릭스(2004년 추천)와 엔비디아(2005년 추천) 모두 추천주 채택 이후 수백~수천 배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번 리스트 제외가 곧 부정적 전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망 및 체크포인트
① 오라클이 실제로 ‘비해지성’ 계약을 유지하며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② GPU 시장 내 경쟁사(AMD, 인텔 등)의 기술 추격 여부.
③ 브로드컴 XPU 고객사 수가 4개에서 추가 확대될 가능성.
④ AI 추론 비용 절감 기술(ASIC, FPGA 등)의 빠른 발전 여부.
위 변수들은 엔비디아·브로드컴 주가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시에 오라클의 CAPEX 일정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경우, 예상 수혜 규모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모틀리풀 공시*
ㆍ기사 작성자 제프리 실러(Geoffrey Seiler)는 알파벳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ㆍ모틀리풀은 알파벳·아마존·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오라클 주식을 보유 및 추천한다.
ㆍ모틀리풀은 브로드컴을 추천하며, 2026년 1월 만기 마이크로소프트 콜옵션(매수·매도) 포지션을 보유한다.
ㆍ본 기사 내 견해는 필자 개인의 것이며, 나스닥 기업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