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씨티그룹·JP모건 등 글로벌 대형 증권사들이 영국 중앙은행(BoE)이 9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올해 안에 추가 인하가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는 8월 0.25%포인트(p) 인하 이후 물가·고용 지표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관망 모드(pause)’를 선택한 것에 따른 전망이다.
전일 발표된 8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유지한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당초 금융시장은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30% 안팎으로 반영했으나, 이번 동결 이후 기대가 급격히 후퇴했다.
“단기 경제 지표가 뚜렷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통화정책위원회(MPC)는 당분간 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라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평가했다.
■ 2026년 2월부터 ‘완만한 인하 사이클’ 재개 가능성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차기 인하 사이클 개시 시점을 2026년 2월로 제시하며, 이후 분기마다 점진적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 지표가 급속히 악화될 경우 연말 한 차례 인하 카드가 재부상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정책금리가 0.25%p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 시장 베팅: ‘연내 7.5bp 인하’ 확률 30% 미만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LSEG 집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7.5bp(=0.075%p) 정도의 인하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30% 미만의 확률로, 추가 인하 기대가 크게 줄었음을 의미한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경제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며, 금리 인하는 점진적·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올해 10월 4%로 정점을 찍은 뒤 2027년 중반 2% 목표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증권사별 시각 차이
피일헌트(Peel Hunt) 역시 “2025년 추가 인하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며, 바클레이스는 지표 부진을 전제로 11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반면 BNP파리바는 중앙은행이 12월로 인하 시점을 늦춰 불확실성 대응 여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 기자의 전문적 통찰
기준금리 동결이 길어질 경우 영국 채권시장은 ‘중립~완만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물가가 BoE 전망치보다 빠르게 둔화하면, 선물·스왑시장에서 2025년 이후 인하 베팅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임금 인상률이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면 인하 기대가 더 후퇴해 장기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상존한다.
■ 투자자 체크포인트
1) 10월 CPI 발표(11월 예정)
2) 11월 MPC 의사록
3) 임금·고용지표 추이
4) 글로벌 유가·원자재 가격 변동
결국 BoE의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 기조가 강화될수록, 단기 매크로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헤지 전략 및 듀레이션 조정이 올해 하반기 포트폴리오 운용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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