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 BoE)이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제기됐다. 다만 추가 인하의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2026년 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2026년 2월 10일부터 16일까지 실시됐으며, 응답자 다수는 영란은행이 3월 19일 25bp(0.25%포인트) 인하해 기준금리를 3.50%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에 응한 63명 중 41명(약 65%)이 이같이 답했다.
영란은행은 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Bank Rate)를 3.75%로 동결했으며, 통화정책위원회(Monetary Policy Committee, MPC)는 표결에서 5대 4의 근소한 찬반으로 동결 결정을 내렸다. 총재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는 최근 회의에서 입장을 바꿔 금리 동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이 근소하게 갈린 점은 매파·비둘기파 간의 견해 차이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도이체방크의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산제이 라자(Sanjay Raja)는 “우리는 다음 기준금리 인하가 3월에 오고 최종 인하는 6월에 이뤄져 기준금리가 3.25%가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응답자 가운데 19명은 4월 인하를, 1명은 6월을, 1명은 4월 또는 6월 중 어느 한 시점을, 또 1명은 금리가 3.75%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은 추가 인하의 시기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63명 중 27명은 다음 분기(2분기)에 두 번째 인하가 올 것으로 전망했고, 22명은 연중 하반기에 두 번째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1~2회의 인하’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 이들이 18명, ‘2~3회의 인하’를 예상한 이들이 16명으로 거의 근소하게 엇갈렸다.
금융시장 가격은 이미 두 차례 인하를 반영하는 쪽으로 움직였으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설문에 응한 30명 중 22명은 2분기 인플레이션이 영란은행이 2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전망한 2.1%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TD시큐리티즈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 책임자 제임스 로시터(James Rossiter)는 “2026년 영란은행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예상보다 낮아 놀랐다”면서도 “우리는 연말까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근원 인플레이션이 대략 2.5%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하며, 자신은 3월에 한 차례만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의 연말 중간값 전망은 기준금리가 3.25%에 머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채권시장 참가자인 16개 Gilt-Edged Market Makers는 의견이 넷으로 분산됐다. 이들 가운데 1명은 3.75%로 유지될 것으로, 4명은 3.50%, 7명은 3.25%, 4명은 3.00%를 각각 전망했다.
한편 별도의 로이터 설문에서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3.4%에서 3.0%로 급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집계됐다. 영란은행은 규제 요금과 11월 예산의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물가가 4월 또는 5월에 목표치인 2%에 더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란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휴 필(Huw Pill)은 금요일에 기본 인플레이션(underlying inflation)은 연간 약 2.5% 수준으로 여전히 높아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치 않다고 경고했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금 분기 인플레이션이 평균 3.0%를 기록하고, 인플레이션이 2027년까지 영란은행의 2% 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란은행은 임금상승률이 연말까지 3.3%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 측면에서는 영국 경제가 2025년 4분기에 거의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는 데이터가 최근 공개됐고, 이 통계의 설계(설문 방법론)에 대해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 영국 경제는 2026년에 1.0%, 2027년에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이전 조사와 대체로 비슷한 전망을 유지했다.
용어 설명
기준금리(Bank Rate)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적용하는 대표적 금리로, 통화정책의 기본수단이다. 기준포인트(basis point, bp)는 금리의 최소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이며, 25bp는 0.25%포인트를 의미한다.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기구이며, 표결로 정책을 결정한다. Gilt-Edged Market Makers는 영국 국채(길트) 시장에서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는 기관들을 말한다.
시장 및 경제에 대한 영향 분석
이번 설문의 결과와 영란은행의 동결 표결 근소한 차이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불확실성을 높이지만, 시장은 단기적으로 3월 인하 가능성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3.50%로 내릴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채 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특히 변동형 주택담보대출(mortgage) 금리에 하향 압력을 줄 수 있다. 이는 소비자 가처분 소득과 가계소비를 일부 회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완만히 하락하거나 근원 인플레이션이 2.5% 수준에 머무를 경우,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 설문 응답자 절반가량은 연중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추가 인하를 예상하지만, 다수는 인플레이션 지표와 임금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임금의 둔화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영란은행은 추가 인하를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이 3.25%라는 점은 시장금리가 현행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길트 마켓 메이커들의 전망이 넷으로 분산된 점은 선수들이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와 정책당국 모두 이 같은 불확실성 하에서 경기 둔화·물가 하방 위험·글로벌 금융여건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별 영향 요약
시나리오 A (3월 및 6월 인하): 기준금리가 연중 2차례 인하되어 연말 3.25% 수준에 도달하면 단기 금리와 정기 예·적금 금리는 하향 안정화하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자·기업 대출자에게 이익으로 작용해 소비와 투자를 일부 촉진할 수 있다. 다만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되면 실질금리는 예상만큼 완화되지 않을 수 있다.
시나리오 B (3월만 인하 또는 추가 인하 지연): 3월 한 차례 인하에 그치거나 추가 인하가 하반기로 미뤄지면 금융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며, 가계·기업의 차입비용 완화는 약하게 나타나 경기회복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통화정책의 신뢰성 유지는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된다.
종합하면, 이번 로이터 여론조사는 다수의 이코노미스트가 3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되, 추가 인하의 시기와 횟수에 대해서는 견해가 분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경로, 임금 흐름, 그리고 글로벌 금융여건이 향후 영란은행의 정책 결정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