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로이터)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목요일 열린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근소한 표차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통화정책위원회(MPC) 개별 위원의 견해를 상세히 공개했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MPC는 5대4로 차입 비용을 연 4%에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부총재 사라 브리든(Sarah Breeden)과 데이브 램스던(Dave Ramsden), 외부 위원 스와티 딩그라(Swati Dhingra)와 앨런 테일러(Alan Taylor) 등 네 명은 3.75%로의 25bp 인하를 지지했다. 이는 로이터가 사전에 실시한 경제학자 설문(다수는 6대3 동결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아래는 아홉 명의 정책위원별 결정 근거 요약이다. 이번 개별 견해 공개는 금리 결정의 논거를 보다 투명하게 드러내며, 시장과 대중이 각 위원의 위기 인식과 인플레이션 평가, 정책 위험 관리의 관점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제도적 의미가 크다.
동결(4%)에 표를 던진 MPC 위원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총재
베일리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적인지 확인된 후에야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영국의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3.8%로, BoE의 4% 상승 전망을 하회하며 예상 밖 둔화를 보였다. 그는 현재의 시장 금리 가격이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최근의 증거는 영국 경제에 경기 여력(slack)이 쌓이고 있음을 시사하며, 최신 CPI 데이터도 유망했다. 그러나 이는 한 달치 데이터에 불과하다. 노동비용은 여전히 높고, 임금상승률은 최근 둔화 경로에 있으나 정체될 수 있다.”
“지금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올해 남은 기간 전개될 경제 지표들이 디스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확인해 주는지 지켜보는 것이 낫다.”
클레어 롬바델리(Clare Lombardelli) 부총재
롬바델리 부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음에도, 경제 전반에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노동시장 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의 여력이 과거보다 적어졌을 수 있으며, 이는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있지만, 필요할 경우 기준금리를 낮출 정책 여지는 충분하다. 반면, 정책을 되돌리는 상황은 MPC의 신뢰도에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휴 필(Huw Pill)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은 지금까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판단했으며, 기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 위험을 고려해 차입 비용을 더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신중론을 밝혔다.
“지난 18개월 동안 이뤄진 통화긴축의 해제 속도보다 더 느린 보폭을 선호한다. 가격 및 임금 결정 행태의 구조적 변화가 영국의 내재적 인플레이션 지속성을 강화해, 목표(2%)를 상회하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나의 오랜 우려를 반영한 판단이다.”
캐서린 만(Catherine Mann) 외부 위원
만 위원은 노동시장 냉각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단호한 정책 스탠스가 필요하다고 봤다.
“행정·규제 가격(administered prices)이 다시 급등할 수 있고, 높아진 가계 인플레이션 기대는 2차 파급효과 위험을 키운다. 임금 인플레이션도 내년에 목표와 정합적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은 실제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의 이탈을 모두 억제해, 우리의 2% 목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
메건 그린(Megan Greene) 외부 위원
그린 위원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었다고 보며, 영국의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둔화했고, 기업의 고용비용 증가로 내년 임금상승률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 통화정책 스탠스가 의미 있게 제약적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중립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은 매우 크며, 그에 가까워질수록 과도하거나 과속한 인하의 위험이 커지고, 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의 영향인지 기저 동학인지를 식별하기 더 어려워진다.”
인하(3.75%)에 표를 던진 MPC 위원
사라 브리든(Sarah Breeden) 부총재
브리든 부총재는 11월 회의에서 처음으로 다수 의견에 반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현현하지 않았다고 보았으며, 노동시장의 일부 여력이 임금상승률을 계속 억제할 것으로 판단했다.
“정책은 여전히 제약적이고 여력이 계속 쌓인다는 나의 판단과 맞물려, 지금 인하해도 충분하다는 확신을 준다.”
“내년 중립에 다가서는 과정에서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더 많은 증거 축적이 필요하며, 노동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을 일부 유지하는 편익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벌어지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면, 지금은 점진적 정책 완화를 지지한다.”
데이브 램스던(Dave Ramsden) 부총재
램스던 부총재는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만큼,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속도가 여전히 적절하다고 봤다.
“우리의 중앙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며, 그 주변의 위험은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본다. 다만 8월 대비 나에게는 하방 위험이 더 두드러진다. 특히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에 대한 과거의 불확실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스와티 딩그라(Swati Dhingra) 외부 위원
딩그라 위원은 디스인플레이션 경로가 유지되고 있으며, 식료품 가격 상승이 2차 효과를 유발할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통화정책 파급 지연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는 이미 더 낮았어야 했다.”
“정책은 과도하게 제약적이며, 이는 수요 부진으로부터의 위험을 키우고 공급을 약화시킬 수 있다.”
앨런 테일러(Alan Taylor) 외부 위원
테일러 위원은 현재의 차입 비용이 지나치게 제약적이라고 보고, 임금 및 물가 상승 둔화 등을 반영하면 자신의 전망은 중앙 시나리오보다 약하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2% 목표를 하회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여력(slack)은 더 크고, 단기금리의 종착점(terminal rate)은 더 낮다. 이는 현 정책 스탠스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제약적임을 뜻한다.”
“다른 모형들은 내년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이 하락을 멈추지 않을 수 있으며, 심지어 과도하게 낮아질(undershoot)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 수치와 쟁점
– 표결: 5대4 동결(4%) vs 인하(3.75%).
– 최근 물가: 9월 CPI 3.8%(BoE 전망 4% 대비 하회).
– 목표: 2% 물가 안정 목표를 둘러싼 기대 인플레이션, 임금, 행정·규제 가격의 상호작용이 쟁점.
용어 설명 및 맥락※
MPC(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Bank Rate) 등을 결정하는 BoE의 정책 기구다. 중립금리(neutral rate)는 경기 과열·둔화 압력을 유발하지 않는 이론상의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경기 여력(slack)은 수요 대비 공급의 남는 여지를 뜻하며, 여력이 커질수록 임금·물가 압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행정·규제 가격은 정부나 규제기관이 직접·간접적으로 통제하는 요금(예: 공공요금 등)을 의미하며, 일시적 인상은 전체 물가의 2차 파급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분석 및 시사점
이번 5대4의 박빙 동결은 MPC 내부에서 인플레이션 지속성과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견해 차가 정교하게 갈라져 있음을 보여준다. 동결파는 임금과 기대 인플레이션, 행정가격 등으로 대표되는 기저 압력을 우려하며 성급한 완화의 신뢰도 비용을 강조했다. 인하파는 현재 스탠스가 의도 이상으로 긴축적이라 보며, 누적된 정책 효과와 노동시장 여력을 근거로 선제적·점진적 완화를 지지했다. 또한 개별 견해 첫 공개는 향후 의사결정의 데이터 의존성을 더 분명히 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각 위원의 반응 함수를 세분화해 해석할 여지를 넓혔다. 요컨대, 향후 경로는 임금상승 둔화의 지속성, 행정가격 변동, 기대 인플레이션의 방향성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