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OE·Bank of England) 통화정책위원회(MPC)의 외부 위원인 캐서린 맨(Catherine Mann)이 영국의 현행 통화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경제활동 수준에 견줘 여전히 느슨하다고 진단했다.
2025년 10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맨 위원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섣불리 정책을 긴축하거나 완화하다가 다시 되돌리는 상황을 “정책 부기(boogie)”라고 표현하며 경계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우려하며 “
물가 기대치에 ‘드리프트(drift)’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초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측 병목과 국내 요인에 주목
맨 위원은 영국 경제가 여전히 공급 측 병목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충격뿐 아니라 국내적인 요인이 더 중요하다”며 “이를 정책 결정 시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상승 압력과 세금 정책을 꼽았다. “내셔널 리빙 웨이지(National Living Wage)와 국가보험료(National Insurance) 인상에 가장 크게 노출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현재 물가 상승률이 높을 뿐 아니라 내년에도 높은 가격 수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무역 구조 변화는 아직 ‘지켜볼 사안’
국제 무역과 관련해 그는 “관세 지형이 계속 바뀌고 있어 무역 경로 전환이 실제로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정착(settle)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대외 변수보다 국내 수급 불균형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정책 부기(Policy Boogie):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렸다가 다시 내리는 등 ‘춤을 추듯’ 변덕스러운 정책 운용을 비유한 표현이다.
• 내셔널 리빙 웨이지(National Living Wage): 영국 정부가 법으로 정한 만 23세 이상 근로자 최저임금으로, 매년 4월 조정된다.
• 국가보험료(National Insurance): 영국의 사회보장 성격 강제 보험료로, 고용주와 근로자가 분담해 납부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BOE가 2024년 하반기 이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나 맹목적 ‘동결 장기화’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글로벌 에너지·식료품 가격이 재차 반등할 경우 정책 대응 여력이 협소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MPC 내부의 비둘기파·매파 균형이 향후 통화정책의 관건으로 꼽힌다.
결국 이날 맨 위원의 발언은 “금리 동결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시사한다. 영란은행이 ‘물가 목표 2%’ 복귀를 위해 연내 통화정책 점검 주기를 더욱 촘촘히 가져갈 것이라는 점에서, 물가·임금·소비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