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총재 “영국 국채 차입 비용 상승, 글로벌 금리곡선 스티프닝과 일치”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총재인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가 영국 정부의 차입 비용 상승이 국제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금리 상승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이날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Treasury Committee)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결코 영국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며, 영국 금리곡선의 변동 양상은 다른 주요 시장에서 확인되는 패턴과 대체로 일치한다”라며 “일부 시장에서는 영국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이란 무엇인가

수익률곡선 스티프닝(yield curve steepening)’은 만기가 짧은 채권 금리보다 만기가 긴 채권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 기대·인플레이션 우려·재정적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발생한다. 해당 현상은 정부·기업의 장기 차입 비용 상승과 투자 심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예의주시하는 지표다.


■ 베일리 총재의 발언 배경

베일리 총재는 글로벌 무역 정책각국 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최근 시장금리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 정책 결정에 따른 교역 구조 변화 가능성재정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사례로 언급하면서 “글로벌 핵심 경제권에서 나타나는 관세 부과대규모 감세 정책은 해당 국가의 재정적자 확대와 채권 발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 미국 통상·재정 정책의 파급 효과

이날 청문회에서 베일리 총재는 명시적으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정책을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국제 교역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 의회의 세제개편안 승인으로 미국 공공부채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프리미엄(위험 보상분)을 재조정하게 만들고, 결국 주요국 장기 금리를 동반 상승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베일리 총재는 설명했다.


■ 시장·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바

베일리 총재의 언급은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Gilt)와 달러화 표시 미 국채(Treasury) 간 상대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단순히 영국 고유 요소만을 고려해서는 안 됨을 시사한다. 이는 글로벌 거시 변수가 영란은행 정책금리 전망과 국채수급 전망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한다.

시장 분석가들은 통상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질 때 은행·보험 등 장기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주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하지만, 부채를 장기로 조달하는 건설·설비투자 업종에는 비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글로벌 교역 환경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경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장기 금리가 하락(수익률곡선 평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수익률곡선 평탄화: 장단기 금리차 축소

둘째, 미국·영국 등 주요국 재정정책의 방향성이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있어, 예산 편성 과정채권 발행 계획에 대한 세부 내용이 공개될 때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영란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국채 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 규모를 어떻게 조정할지 여부가 영국 장기 금리의 향방을 가늠하는 단서가 될 전망이다.


■ 결론

베일리 총재는 금리곡선의 가팔라진 모양이 영국에 고유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거시·정책 변수에 기인한 ‘공통 현상’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단기적인 국내 지표 변화에만 주목하는 시각을 경계하고, 국제무역·재정 건전성·투자 심리 등 다층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을 정책당국과 시장참여자 모두에게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통화·재정 정책의 세부 결정 과정과, 이를 둘러싼 국제 공조 여부가 글로벌 금리 지형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