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발 — 영란은행(BoE)이 오는 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연간 1,000억 파운드 규모로 진행해 온 양적 긴축(QT) 속도를 완화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4%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BoE는 보유 국채 매각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BoE의 연례 국채 매각 속도 결정은 채권 투자자들이 면밀히 주시하는 변수다.”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은 BoE 통화정책위원회(MPC)가 연간 QT 규모를 중앙값 675억 파운드(약 922억 달러)로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BoE가 8월 자체 설문에서 제시했던 720억 파운드보다 더 큰 폭의 감소다.
전문가들은 BoE가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이번 회의에서는 MPC 의결 7대 2 정도의 비율로 동결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본다. 이는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것과 대조적이다.
Krishna Guha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금리 측면에서 다소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향후 1년간 QT 계획은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BoE가 매각 규모를 600억 파운드까지 더 낮추거나 단기물 길트(gilt)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용어 설명
•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은 중앙은행이 과거 경기부양을 위해 매입한 자산(국채·회사채 등)을 만기 보유가 아닌 직접 매각해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이다.
• 길트(gilt)는 영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로, 만기·이자 구조에 따라 단·중·장기로 나뉜다.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보유 채권을 만기 상환 방식으로 축소하는 데 비해, BoE는 직접 매각 방식을 채택한 유일한 기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쌓은 자산을 매도함으로써 자산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이번 달 초 20년·30년 만기 영국 길트 수익률은 1998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세계적인 금리 상승 흐름의 영향이 크지만, 일각에서는 QT가 국내 수익률을 더 밀어 올려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에게 11월 26일 예산안 발표 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BoE는 지난달 분석에서 QT가 정부 차입 비용을 0.15~0.25%포인트 높였을 뿐이라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조만간 4% 고점 도달
영국 국채 수익률과 인플레이션율은 G7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BoE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이달 4%로 정점을 찍은 뒤 2027년 중반까지 점진적으로 목표치(2%)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8월 금리 인하 결정은 5대 4의 근소한 표차로 통과됐으며,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발(기초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연히 누그러지는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 MPC가 추가 조치를 유보할 것으로 본다.
18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8월 CPI는 3.8%로 19개월 만의 최고치이며 BoE 목표치의 거의 두 배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이달 초 “추가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시장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7일 금리선물은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30%로만 가격에 반영했다.
그러나 로이터 설문에 참여한 다수의 경제학자는 11월 또는 12월에 한 차례 더 인하가 이뤄지고, 내년 1분기에 추가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Guha 부회장은 “영국 노동시장이 정책당국이 기대하는 속도만큼 식지 않고 있어 물가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11월 예산안이 극도로 긴축적이면 12월 인하 가능성이 아주 미세하게 남아 있지만,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BoE가 2026년 한참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기준: 1달러 = 0.7319파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