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BoE)이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소폭 인하할지를 두고 초접전 표결이 예상된다고 관측된다. 다수 투자자는 이달 말 정부 예산안 공개 전까지는 금리를 그대로 둘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 애널리스트는 물가 압력이 충분히 식어 인하 명분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의 BoE 기준금리(Bank Rate) 동결이 비교적 확실한 다수 의견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로서는 표 대결이 훨씬 팽팽해진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정책 기조 변화의 방향성과 의사결정의 근거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3.75%로의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한 달 전 10분의 1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현재 영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8%로,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BoE의 기준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의 약 두 배로 제시된다.
9월 물가 보합, 압력 완화 신호INFLATION HELD STEADY IN SEPTEMBER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9월에 예상 밖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최근 고용지표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그러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으며,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도 이를 환영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여기에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11월 26일 발표할 예산안에서 광범위한 증세를 예고하고 있어, 경기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통화완화(rate cut)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골드만 삭스는 지난주 전망을 바꾸어, 목요일 1200 GMT BoE 발표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다른 애널리스트 다수는 9인으로 구성된 통화정책위원회(MPC)가 근소한 차이로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BoE가 비둘기파적 동결(dovish hold)을 택할 것이라고 본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는 고객 노트에서 이렇게 진단하며, 동결 5대 찬성·4대 반대의 박빙 표결을 예상했다. 이들은 베일리 총재와 핵심 참모들이 8월에 ‘분기마다 한 번꼴’로 진행되던 인하 속도를 늦출 시점일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 추가 조정에 나서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로이터가 지난달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도, MPC가 6대 3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표결 분포가 가팔라지며 불확실성은 커졌다.
MPC가 다음 달 다시 회의를 열 때에는, 예산안에 담길 증세의 구체적 폭과 10·11월 공식 물가·고용지표가 모두 공개되어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데이터 업데이트는 정책 스탠스 결정에 핵심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줄리앙 라파르그 바클레이즈 프라이빗뱅크 최고시장전략가는 정부의 증세 규모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중앙은행 판단의 ‘빠진 퍼즐 조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PC가 이번에 현 상태 유지를 선택하더라도, 12월의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60%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시장의 전개는 단계적 완화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다.
예측·커뮤니케이션 체계 손질BOE SEEKING TO CHANGE FORECASTING PROCESS
BoE는 이번 목요일 발표에서 처음으로 개별 MPC 위원의 견해 요약을 포함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중앙 시나리오 형태의 ‘중심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비중을 낮추고, 다양한 대체 시나리오에 더 많은 지면을 할당한다.
이는 2022년 10월 영국 물가가 11%를 상회했을 당시 예측 실패를 중심으로 제기된 광범위한 비판에 대응해, BoE가 예측 과정과 설명 방식을 개선하려는 일환이다. 시장은 이러한 투명성 강화가 정책 신뢰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8월 BoE는 인플레이션이 2027년 2분기에야 2% 목표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고,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25%의 완만한 속도로 전망했다. 베일리 총재와 MPC 위원들은 1230 GMT에 기자회견을 열고 결정 배경과 전망을 설명할 계획이다.
핵심 맥락과 용어 설명
Bank Rate(기준금리)는 영란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정책금리로, 대출·예금 금리와 금융여건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MPC(통화정책위원회)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금리와 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을 표결로 결정한다. ‘비둘기파적 동결(dovish hold)’이란 금리를 동결하되 향후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초접전(knife-edge) 결정’은 표 차가 근소해 어느 쪽으로든 기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GMT(그리니치 표준시)는 영국이 공표 시간대 표기로 자주 사용하는 국제 기준시다.
이번 회의의 난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headline 물가(3.8%)와 완화되는 노동시장·기대 인플레이션 신호가 엇갈리는 방향성을 던진다는 점이다. 여기에 11월 26일 예산안의 증세라는 재정 긴축 변수가 추가되며, 통화정책은 성장 둔화 위험과 물가 목표 복귀 사이의 미세한 균형을 요구받는다.
전문가적 관전 포인트
첫째, 표결 격차가 5–4 또는 6–3과 같이 근소할 경우, 동결이든 인하든 앞으로의 가이던스가 시장금리와 파운드화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개별 위원 견해 요약의 첫 도입은 위원별 함수 형태의 반응 함수를 가늠하게 해, 단기 금리선물과 수익률곡선의 미래 경로에 대한 시장의 베팅을 정교화할 것이다. 셋째, 증세 규모가 클수록 총수요 둔화는 확대될 소지가 있어, 12월 인하 논리를 강화할 여지가 있다. 넷째, BoE가 대체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면, 정책의 선택가능성과 데이터 의존성이 분명해져 예측 오류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합하면, 물가 둔화 신호·예산 변수·커뮤니케이션 개편이 맞물리며, 이번 BoE 결정은 단순한 ‘동결/인하’ 여부를 넘어 향후 완화 경로의 속도와 타이밍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