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 — 영란은행(BoE)이 목요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근소한 표차로 결정된 만큼, 이달 말 영국 정부의 예산 발표 이후 열리는 다음 회의가 예정된 12월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도됐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9인으로 구성된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Monetary Policy Committee)는 5대4로 은행금리(Bank Rate)영란은행의 기준금리를 4.0%로 유지하기로 표결했다. 표 대결의 박빙은 일부 위원들이 현 시점에서의 완화 전환(인하)에 보다 열려 있음을 암시하며, 다음 회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결정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와 인플레이션 평가, 그리고 이른바 ‘종단 금리(terminal rate)’ 개념에 대한 시각을 밝혔다. 베일리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적·확증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추가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경계적 기조를 분명히 했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평가
“우리는 은행금리가 완만한 하향 경로를 계속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 시점의 시장금리 곡선(market curve)은, 내 생각에, (금리의) 합리적인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일리 총재의 이 발언은 정책 스탠스가 급격한 전환이 아닌 점진적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시장이 내재화한 금리 경로(선물·스왑 등에서 추정되는 기대 금리)가 현재로서는 정책당국의 판단과 큰 괴리가 없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
“인플레이션의 하락 경로가 보다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확인하기 전에는 은행금리를 다시 내릴 수 없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재상승은 일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에 의해 촉발됐다. 이는 소비자에게 매우 도드라져 보이는 요소이며 흔히 인플레이션 기대에 영향을 준다. 영국 경제에서 임금 및 가격 설정에 추가적인 2차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상당히 중요한 순간에 와 있다. 고무적인 시사점을 주는 한 차례의 물가 지표를 보긴 했지만, 그 이상의 지속적 증거가 필요하다.”
총재의 메시지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재고조와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이른바 2차 파급)을 차단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식료품과 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크고 체감도가 높은 항목이 기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정책 완화 타이밍이 지연될 수 있음을 내포한다.
‘종단 금리(terminal rate)’에 대한 시각
“저를 포함해, 균형적인 종단 금리의 어떤 측정치에도 충분한 신뢰를 두기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정책의 제약성(restrictiveness)을 논할 때, 종단 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제약의 경로와 변화를 더 중시해 살펴보고 있다.”
이 대목은 정책평가의 기준을 고정된 수치보다 동태적 경로에 두겠다는 접근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정책이 실제 경제활동과 기대에 미치는 구속력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종단 수치 추정치보다 의미 있는 시그널이라는 판단이다.
결정의 함의와 12월 회의 전망
이번 5대4의 박빙 동결은 위원회 내부에서 완화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한층 근접한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로이터가 전한 바와 같이, 다음 회의는 이달 말 정부 예산이 발표된 이후인 12월에 열리며, 이번 표결은 그 시점에 인하 결정이 가능한 시나리오임을 가늠하게 한다. 다만 베일리 총재가 강조했듯, 이는 새롭게 발표될 물가 흐름이 추가 확인될 때에 한정된다는 조건부 시사다.
용어와 맥락 설명
MPC(통화정책위원회)9명는 영란은행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다. 은행금리(Bank Rate)4.0%는 상업은행 체계의 단기 조달비용과 대출·예금금리 전반의 기준점으로 작동한다. 기사에 등장한 시장금리 곡선(market curve)은 금융시장이 파생상품 가격 등에 반영한 향후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집합적 기대를 뜻하며, 정책당국은 이를 소통과 신뢰 점검의 잣대로 참고한다. 한편 종단 금리(terminal rate)는 경기·물가를 균형으로 수렴시키는 장기적 정책금리 수준으로 흔히 추정되지만, 총재의 언급처럼 신뢰 가능한 단일 수치로 보기 어렵다는 회의가 크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제약성(restrictiveness)은 금리 수준과 실물·금융 여건을 종합해, 통화정책이 수요를 얼마나 억제하거나 부양하는지를 가늠하는 개념이다.
실무적 체크포인트
- 인플레이션 경로 확인: 총재 발언의 핵심 전제는 “하락 추세의 안착”이다. 향후 발표될 물가 지표가 지속적 둔화를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기대 관리: 식료품·에너지발 가격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임금·가격 책정 과정에서의 2차 효과 발생 여부가 정책경로의 핵심 분기점이 된다.
- 시장-정책 간 정합성: 총재는 시장곡선이 “합리적 경로”를 제시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당분간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이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사 핵심 인용 정리
• 베일리 총재: “은행금리는 완만한 하향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 “시장금리 곡선은 합리적인 경로를 보여준다.”
• “인플레이션 하락 경로의 확립을 확인하기 전엔 인하할 수 없다.”
• “식료품·에너지발 물가상승이 기대를 자극할 수 있어 2차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
• “종단 금리 추정에는 신뢰가 낮아, 제약성의 변화 경로를 더 중시한다.”
정리
이번 결정은 동결이지만, 표결 분포와 총재의 메시지에서 점진적 완화로의 전이 조건이 무엇인지가 뚜렷해졌다. 핵심은 인플레이션의 확실한 둔화와 기대의 안정이다. 12월 회의는 정부 예산 발표 이후라는 정책 이벤트 연계가 존재해, 재정·물가·기대의 상호작용을 점검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영란은행은 종단 수치보다 동학적 제약성을 중시하는 판단 틀을 재확인하며, 시장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려는 신호를 발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