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TSE100 상승… 영란은행 금리 동결·펀드화 안정 속 ‘펫츠 앳 홈’ 20% 폭락

Investing.com에 따르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8일(현지시간) 소폭 상승하며 투자자들이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반려동물 용품 체인 ‘펫츠 앳 홈(Pets at Home Group PLC)’ 주가는 최고경영자(CEO) 돌연 사임과 실적 경고 탓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4.0%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완만한 통화긴축 기조 속에서 두 달 연속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파운드화(GBP/USD)는 달러 대비 1.36달러 부근에서 보합권을 유지했다.

같은 시각 FTSE 10011:15 GMT 기준 0.1% 상승했으며, 독일 DAX는 1.3%, 프랑스 CAC 40은 1.2% 올랐다. 영국 외 증시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입되며 주요 유럽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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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결정보다 중요한 ‘속내’… 통화정책위원회 표결 결과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 9명 가운데 7명이 금리 동결에 투표했고, 2명은 추가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 8월 4.25%에서 4.0%로 내린 지 한 달 만의 회의였으나, 7월 성장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과도한 부양책보다는 점진적인 완화가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에너지 가격 완화와 임금 압력 둔화를 감안할 때 성급한 금리 인하보다 인플레이션 궤적을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 위원회 다수 의견.

이 같은 결정은 ‘경기 방어’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BoE 특유의 보수적 접근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3.75% 수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꺾일 경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있다.


기업 뉴스 집중 분석

반려동물 시장 강세에도 ‘펫츠 앳 홈’20% 폭락했다. CEO 리사 맥고원(Lyssa McGowan)이 즉각 사임하고, 2026 회계연도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9,000만~1억 파운드로 하향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비(非)경영이사 이언 버크(Ian Burke)가 임시 집행의장을 맡아 새 수장을 물색할 예정이다.

의류·라이프스타일 업체 넥스트(Next PLC)도 5% 넘게 하락했다.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순매출은 32억 파운드로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나, 성장률 둔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 같은 기간 전체 정상가 판매는 10.9% 증가했으며, 오프라인 매장 매출 5.4%, 영국 온라인 9.2%, 해외 온라인 28.1% 성장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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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정밀 측정 장비업체 레니쇼(Renishaw PLC)사상 최대 매출 7억1,300만 파운드를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조정 세전이익도 3.8% 증가한 1억2,720만 파운드를 기록했으나, 일부 제품 수요 부진으로 성장 속도는 시장 기대치를 약간 하회했다.

알코올 음료 기업 C&C 그룹은 매출이 전년 대비 4% 감소한 영향으로 7.05% 급락했다. 8월 31일 종료된 상반기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4,150만~4,200만 유로로 제시됐다.

아이웨어 디자인·제조사 인스펙스 그룹(Inspecs Group PLC)은 상반기 매출 9,760만 파운드, 총마진 51.8%(80bp↓)를 발표한 뒤 주가가 10.5% 밀렸다. 광고·마케팅 기업 M&C 새치(M&C Saatchi)동일 기준 순매출 5.1% 감소를 이유로 5% 이상 떨어졌다.

음식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Deliveroo Holdings PLC)도어대시(DoorDash)의 인수가 10월 2일 완료되는 즉시 창업자 윌 슈(Will Shu) CEO가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거래 완료 이후 경영 승계 계획은 추후 공개된다.

한편 옥토퍼스 에너지(Octopus Energy Group)는 자체 AI 기반 플랫폼 ‘크라켄(Kraken)’을 분사한다고 밝혔다. 크라켄은 전 세계 7,000만 계정을 관리하며, 연간 5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매출이 확보돼 있다.


용어·배경 설명

FTSE 100은 런던증권거래소 상위 100개 대형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지수로, 영국 주식시장의 대표 지표다. MPC(통화정책위원회)는 영란은행 내 금리·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이며, 9명의 위원이 1인 1표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조정 세전이익(Adjusted PBT)은 일회성 비용·이익을 제외한 세전이익으로, 기업의 핵심 영업성과를 가늠할 때 활용된다. 또한 크라켄은 에너지 소매·공급업체를 위한 운영·고객관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전문가 시각·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BoE의 동결 결정이 물가 안정 기대를 높이는 동시에 영국 채권금리 하락을 유도해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완만한 우호 요인이 된다고 평가한다. 다만 글로벌 원자재 가격 반등이나 서비스 부문 임금상승 지속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경우, 금리 인하는 내년 중반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개별 종목 측면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소비 둔화소매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부각됐다. 특히 펫츠 앳 홈의 실적 하향은 ‘펫코노미’ 열풍 이후 성장 한계를 들어내며, 동종 업계 전반에 걸친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레니쇼처럼 첨단 제조·정밀기계 부문은 견조한 연구개발(R&D) 투자와 맞물려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옥토퍼스의 크라켄 분사는 에너지·핀테크 융합 트렌드를 재확인시키며, AI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 가치가 유럽 내에서도 재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영국 증시는 통화정책의 ‘안정 카드’와 개별 기업의 ‘실적 변수’가 혼재된 상황에서 섹터·종목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물가·임금 지표소매 판매 데이터를 면밀히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