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년 실업률 10년 만의 최고치…최저임금 공약 시험대에

영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정부의 연령별 저임금 차등 철폐 공약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수치는 청년층 고용 악화와 함께 정책 변화가 실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하고 있다.

2026년 2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공식 통계는 작년(2025년) 마지막 분기 기준 16~24세의 실업률이 16.1%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중반의 13.8%에서 악화된 수치이며, COVID-19 기간의 저점인 9.2% 미만과 비교하면 큰 폭의 반전이다. 이 같은 청년 실업률은 현재 유로존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러 경제단체와 일부 경제학자들은 최근의 최저임금 급격 상승과 함께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사업주 국민보험(National Insurance) 부담 증가, 그리고 전반적인 경기 하방 압력이 청년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목한다. 인공지능(AI)의 영향은 일부 부문에서 관측되지만, 전체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직 공고와 임금별 변화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Indeed)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잭 케네디(Jack Kennedy)영국에서 최저임금 수준에 가까운 일자리 공고가 지난 3년간 고임금 일자리 공고보다 더 급격히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독일이나 프랑스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저임금 일자리 공고의 약화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확실히 국민보험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 변화가 저임금 구인에 큰 타격을 준 정도를 보여준다」

민간 부문과 업종별 영향

사회경제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conomic and Social Research, NIES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벤 캐스웰(Ben Caswell)은 공식 통계가 2025년 4월에서 10월 사이 민간 부문에서의 실업 상승이 특히 요식업(hospitality)과 소매업(retail)에서 두드러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IT(정보기술) 부문에서도 평균 이상의 일자리 감소가 관측됐으나, 전반적으로는 고임금 비용에 대한 기업의 대응으로 노동절감 기술에 대한 투자 증거는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 변화와 연령별 차별 철폐 공약

영국은 1999년 최저임금을 도입한 이후 대부분의 기간에 고용에 큰 부정적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전체 실업률은 2022년 3.6%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전 보수당 정부는 주요 최저임금을 중간 임금(median earnings)의 2/3 수준으로 인상하는 목표를 세웠고, 이는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으로 이어졌다.

보수당 정부는 2021년에 23~24세 노동자의 낮은 최저임금률을 폐지했고, 2024년에는 21~22세에 대한 낮은 요율을 없앴다. 현 집권 노동당(Labour) 정부는 18~20세 근로자에 대한 낮은 최저임금률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주요 최저임금은 시간당 12.21파운드(£)로, 지난 3년간 29% 상승했다. 18~20세 연령대의 요율은 같은 기간 46% 상승해 시간당 10파운드에 이르렀으며, 2026년 4월에는 10.85파운드로 인상될 예정이다. 환율은 보도 기준으로 $1 = 0.7428파운드이다.

유럽의 연령별 최저임금 접근

유럽 내에서 연령별 최저임금 제도는 다양하다. 프랑스는 영국과 유사한 높은 최저임금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교육·훈련직을 제외하고는 연령별로 낮추지 않는 반면, 네덜란드의 경우 18세 노동자는 3세 위 노동자의 시급의 절반 수준을 받는 등 연령별 차이를 두는 나라도 있다.

기업 현장의 반응: 견습생·수습 고용 위축

직업훈련 서비스 기업인 In-Comm Training Services의 전무이사 개러스 존스(Gareth Jones)는 제조업과 엔지니어링 분야, 특히 소규모 기업에서 견습생 채용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완전 무숙련자에게 높은 임금을 왜 지급하겠느냐, 준숙련자(semi-skilled)를 같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다면 굳이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청년 구직자의 체감 경험

청년들이 체감하는 구직 환경은 더욱 냉혹하다. 런던 남동부에 사는 19세 영화학도 알렉스 켈리(Alex Kelly)는 16세 때부터 동네 남성클럽에서 잔심부름으로 잔잔한 아르바이트를 해왔으나, 해당 일자리는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고 학업과 병행할 다른 알맞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으로 지원하면 대부분 답변도 받지 못한다. 주위에 지원을 아예 포기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리버풀에서 경영학 학위 마지막 학년에 재학 중인 20세 엘사 토레스(Elsa Torres)는 gastropub이 문을 닫으면서 70건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파트타임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책 기류와 정부 대응

영국 일간지 The Times는 2월 중 정부가 18~20세의 낮은 최저임금률을 폐지하려는 장기 계획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대변인은 최저임금이 상승하고 있다며 「저임금 노동자가 적절히 보상받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다.

2027년의 최저임금 수준은 사업계, 학계,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공적 기구의 권고를 바탕으로 10월 또는 11월에 결정될 예정이다.

연구기관의 신중론

저소득층 문제에 초점을 맞춘 싱크탱크인 리졸루션 파운데이션(Resolution Foundation)의 이코노미스트 나이 코미네티(Nye Cominetti)높은 최저임금이 청년 실업의 원인이라는 증거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정부가 향후 인상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청년 노동시장이 불안정해 보이는 상황에서 … 청년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은 아마도 옳은 방향이 아닐 것」


용어 설명: 국민보험, 최저임금, 구인공고·공석(vacancy)

국민보험(National Insurance)은 영국에서 사회보장제도의 기초가 되는 사업주·근로자 부담 보험료를 의미하며, 사업주 부담이 늘어나면 채용 비용이 상승한다. 최저임금은 법적으로 보장된 시간당 최저 임금 수준으로, 연령대별 차등(예: 18~20세, 21~22세 등)을 둘 수 있다. 구인공고(vacancy)는 기업이 공개한 채용 공고로, 공고 수의 증감은 노동수요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정책·시장 영향 전망

현재 관찰되는 흐름을 종합하면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째, 저임금 일자리 감소는 청년 고용률 하락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최저임금 및 국민보험 인상)가 부담으로 작용하면 채용을 축소하거나 준숙련 인력을 선호할 유인이 생긴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일부 업종에서 노동절감형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 다만 캐스웰의 분석처럼 전체 기업 차원에서 뚜렷한 기술 전환 신호는 아직 약하므로, 자동화 확산은 점진적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물가 측면에서는 대규모 임금 인상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있으나, 현재까지의 최저임금 인상은 상대적으로 저임금층의 소득 개선 측면을 가져와 소비를 지탱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일부 품목에서의 가격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으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의 폭과 통화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

넷째, 정책적 대응으로는 목표형 보조금(targeted subsidies), 견습생·인턴십에 대한 세제 혜택, 중소기업을 위한 채용 지원책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이러한 보완정책은 청년층 채용을 촉진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연령별 차등을 완전히 철폐할 경우, 청년층 취업경로를 보완할 수 있는 병행 정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종합

영국의 청년 실업률 상승은 단순한 통계 이상으로 노동시장 구조와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 그리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정책 결정 시점에서의 신중한 접근과 함께,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는 보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