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금리 인하 임박…기준금리 4.00%에서 3.75%로 근소한 표 차로 전망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BoE)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4.00%에서 3.75%로 내리는 근소한 표차의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조사와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정책위원들 사이의 표 차는 5 대 4로 집계될 가능성이 높아 ‘칼날 끝’ 투표가 예상된다. 만약 이번 결정이 현실화하면 이는 2022년 8월 이후 처음인 금리 인하가 되며, 차후 국내 차입비용은 최근 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2025년 12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Monetary Policy Committee, MPC)는 목요일(현지시각) 성명과 함께 금리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가 복수의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물가·고용 지표에 중대한 반전이 없는 한 대다수 분석가는 MPC가 5대4로 표를 쳐 기준금리를 3.75%로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지수 기준)은 최근까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10월 연간 기준으로 3.6%를 기록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상회하지만, 5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수치이기도 하다. 로이터 조사에서는 11월 데이터가 목요일 투표 몇 시간 전에 공개되며, 이 수치가 추가로 3.5%로 소폭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게 제시됐다.

주목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물가가 하락하는 증거가 나타난다면 금리 인하에 찬성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 이후로 베일리는 금리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짧게만 언급했으나, 그의 표심 전환 가능성이 이번 표결의 결정적인 변수로 여겨진다. 앞서 11월에는 MPC가 5대4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이번에도 표결은 근소한 차가 될 전망이다.

노동시장 지표와 임금상승률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임금 상승률은 하향 압력을 받고 있으며, 화요일 공개될 최신 임금 통계에서도 추가 둔화가 관측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공개되는 S&P 글로벌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업들이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의 11월 26일 예산안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조기 신호를 제공할 전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굿윈(Andrew Goodwin)은 목요일의 금리 결정이 투자자들이 가격에 반영한 90%의 인하 확률보다 훨씬 더 가까운 판단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굿윈은 특히 베일리가 12월 인하 기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전문 용어 설명

주목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영국 중앙은행 내에서 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기구로, 여러 명의 위원들이 참석해 다수결로 정책을 결정한다. 기준금리(benchmark rate)는 중앙은행이 공시하는 정책금리로, 은행 간 대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기업 차입 등 광범위한 금리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식료품·주거비·에너지 등 소비자물가의 전체 지표를 의미하며,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는 현재 2.0%로, 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4.0%)보다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주요 중앙은행 간 금리 차이는 통화정책의 속도와 방향에 있어 중요한 비교 기준이 된다.

BNP 파리바(BNP Paribas)의 유럽 이코노미스트 다니 스토일로바(Dani Stoilova)는 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만약 목요일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의 ‘점진적 하향 경로(gradual downward path)’에 대한 안내(가이던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토일로바는 가이던스 문구를 삭제하면 위원회가 향후 정책 운용에서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의 예산안은 물가를 약 0.5%포인트가량 낮추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이나, 그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예산 발표 이전부터 소비자와 기업들은 증세 우려로 지출과 투자를 줄이며 경제가 이미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경제 전망에 새로운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동당 내에서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의 권위가 약화되고 있으며, 내년 5월 예정된 지방선거는 집권 여당의 지도력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요인은 중앙은행의 장·단기 전망 작성 시 고려 대상이다.

요약하면 대부분의 시장과 분석가는 영국 중앙은행이 12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향후 2026년에는 추가로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과 맥을 같이한다.

시장 및 경제에 미칠 영향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이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채권 가격의 상승을 의미하며, 특히 만기구조에 따라 장단기 금리 곡선이 재조정될 것이다. 또한 은행의 대출금리와 모기지 금리도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은행권의 신용스프레드와 리스크 프리미엄 등 추가 변수에 따라 실제 소비자 대출금리의 하락 폭과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외환 시장에서는 다른 주요 중앙은행(연준, ECB)과의 금리 차 축소가 파운드화(GBP)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시장이 영국의 경기 둔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을 더 크게 반영하면 단기적으로 파운드화는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안정이 점차 확인되면 중기적으로는 통화 약세 우려가 완화될 여지도 있다.

기업 차입 비용의 하락은 자본 지출과 고용에 긍정적이며, 특히 부동산과 같은 금리 민감 산업에서 활동이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 스탠스를 ‘신중함’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므로,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2026년 전반에 걸쳐 제한된 폭의 완화만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망

전문가들과 시장의 현재 가격은 2026년에 추가로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을 반영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년 한 차례로 신호했으며, ECB는 이미 인하를 마무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국제적 여건은 영국 중앙은행이 2026년에는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하도록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결국 이번 목요일의 결정은 베일리 총재의 표심 여부와 11월 및 12월 초 발표되는 물가·임금 지표의 세부 내용에 달려 있다. 영국 경제가 이미 둔화 신호를 보이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중앙은행의 판단은 보다 복합적인 리스크 밸런싱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