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6월 기간 동안 보너스를 제외한 영국의 주간 평균임금(regular pay)은 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3개월(3∼5월)과 동일한 증가율이자, 시장 전망치와도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임금 지표는 고용시장 내 기초 임금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 완화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가능성 때문이다.
로이터가 사전에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4∼6월 정기 임금(보너스 제외) 증가율을 5.0%로 예상했으며, 실제 발표치는 예측치와 정확히 부합했다. 이러한 결과는 노동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평균 임금 상승세가 단기간에 꺾이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4.25%에서 4.0%로 0.25%p 인하했다. 다만 9명 위원 가운데 일부는 임금 상승률과 같은 기초 물가 압력을 우려하며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정이 ‘1표 차’로 갈린 배경이다.
한편,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BoE가 2026년 2월에야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LSEG 스와프금리 곡선은 단기적으로 추가 완화가 지연될 것이라는 투자자 심리를 보여준다.
이번 통계 발표 시점 기준 6월 영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3.6%로, 2024년 1월 이후 최고치다. BoE는 조만간 물가가 4%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중앙은행 목표치(2%)의 두 배에 달한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ONS(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는 영국의 공식 통계 작성 기관으로, 고용·임금·물가 등 주요 거시지표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regular pay는 상여금·스톡옵션 등 일회성 보상을 제외한, 근로계약상 기본 임금 수준을 의미한다. LSEG는 로이터 및 런던증권거래소가 제공하는 데이터·거래 플랫폼으로, 투자자들은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중앙은행 금리 경로를 가늠한다.
이처럼 기초 임금이 견조하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위험이 커진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높은 임금을 감당하기 위해 최종 재화·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된다면 임금 상승세가 제한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
• 기자 관점 및 전망*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지 않는 한, 영란은행은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동결 또는 소폭 인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BoE가 강조해온 ‘서비스물가·임금·수요’ 3대 변수 중 임금이 지속적으로 4% 이하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광범위한 완화 사이클은 지연될 수 있다.
다만 경기 선행지표가 급격히 악화된다면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빨리 전환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임금–물가–금리’ 삼각 구도는 2025~26년 영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본 단락은 기자의 분석으로, 공식 통계 수치와 별개인 견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