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길트 금리)가 10월 초 이후 30bp 이상 하락하며 영국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에게 예산 발표 전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재정 긴축이 시장 친화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국채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금리 하락세는 영란은행(BoE)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국채 발행 비용이 줄어들어 약 50억 파운드(한화 약 8조3천억 원)의 추가 재정 여력이 확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NG 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10년 만기 길트 금리에 내재돼 있던 위험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압축됐지만, 외환 헤지 기준으로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 국채 대비 약 7bp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은 투자자가 불확실성 보상을 위해 요구하는 추가 금리를 뜻한다.
동시에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였다. EUR/GBP 환율은 0.880을 돌파했고, GBP/USD는 0.8% 하락했다. ING는 “이번 환율 변동은 영란은행 정책 기대 조정에 따른 것일 뿐, 영국 자산에 대한 추가 위험 프리미엄 확대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리브스 장관은 연간 약 250억 파운드의 재정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ING 보고서
ING는 정부가 소득세 및 각종 세율 기준선 동결 연장, 임대소득·파트너십에 대한 국민보험 확대, 은행세 인상, 배당 및 일부 자본이득세율 인상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 길트(Gilt)란?
영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일컫는 용어로, 미국의 트레저리(Treasury), 독일의 번드(Bund)와 같은 개념이다.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을 길트 수익률 또는 길트 금리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가 내리면 국채 가격은 상승한다.
ING는 최근 길트 랠리가 추가로 5bp 정도만 더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잔존 위험 프리미엄이 완전히 해소될 경우 가능한 폭이다. 또한 영란은행이 앞으로 세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첫 인하 시점이 12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ING가 제시한 4가지 예산·시장 시나리오
① 기본 시나리오(베이스 케이스)
재무부가 예상대로 재정 긴축을 단행할 경우 길트와 파운드에는 추가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② 공격적 재정 긴축
소득세 인상, 지출 삭감 등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포함될 경우 길트 금리는 추가 하락하고, 파운드화는 소폭 약세를 보일 수 있다.
③ 신중하지만 물가 자극적 예산
재정은 건전하나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되면 단기물 금리 상승과 함께 파운드 강세가 나타나 EUR/GBP 환율이 0.850~0.855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④ 최악의 경우
재정 건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 10년물 길트 금리가 약 20bp 급등하고, EUR/GBP가 0.90을 상회하는 파운드화 급락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ING는 “이번 예산이 영국 국채의 국가 신용 위기(sovereign crisis)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 반응은 재정 긴축·물가 영향·정부 신뢰도 간 균형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 국채 매입·트레이딩을 고려하는 투자자는 11월 26일 예산 발표 직후 금리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파운드화 포지션의 경우, 영란은행의 연내 첫 금리 인하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엇박자가 발생할 경우 인플레이션 경로와 통화가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전략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