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예산 발표 시기, 영란은행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

[주요 포인트] 영국 정부가 이번 주 안에 예산(버짓) 발표 날짜를 확정하지 않을 경우, 통화정책 완화를 기대하는 금융시장의 시나리오가 어긋날 수 있다는 ING(네덜란드계 글로벌 투자은행)의 분석이 제기됐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ING 애널리스트들은 영국 재무부가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예산 발표 일정을 공표해야 영란은행(BoE)이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산 편성·발표 절차를 총괄 감독하는 영국 예산책임처(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OBR)는 정부로부터 최소 10주 전에 예산 발표 일정을 통보받아야 한다. 이는 OBR가 재정·성장 전망치를 사전에 산출해 의회와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이다. 다가오는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의 11월 정례회의 일정은 11월 6일로 잡혀 있다. 따라서 예산 발표일을 이번 주 중 확정하지 못할 경우, 재정여건과 통화정책 간 시차가 발생해 시장 의사결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 ING의 판단이다.

주목

ING는 “영국 정부 재정은 이미 빡빡한 한도를 적용받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 파운드화(GBP)에 영향을 미칠 위험 요인은 ‘긴축적 재정’과 ‘완화적 통화’의 결합”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지출을 줄이는 와중에 금리만 인하될 경우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져 파운드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1. 재정·통화정책 상호작용

영란은행은 현재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조짐과 함께 시장은 ‘올해 안에 총 10bp(0.10%p) 수준의 인하’만이 가격에 반영돼 있다.

“11월 회의에서 단번에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ING의 전망은 주요 기관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 역시 ‘예산 발표가 제때 이뤄질 경우’라는 전제가 붙는다.

용어 풀이: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가 0.01%p인 금융시장 관용 단위다. 예컨대 25bp는 0.25%p를 뜻한다.

주목

2. 의회 증언 앞둔 영란은행 위원들

오는 수요일(현지시간) 보수·노동 양당이 참여하는 하원 재무위원회(Treasury Committee) 청문회에 여러 MPC 위원이 출석해 통화정책 기조를 설명한다. ING는 “이 자리에서 위원들이 ‘매우 매파적(hawkish)’ 태도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시장금리 스왑 가격은 12개월 내 금리 인하 누적 폭을 10bp 정도로만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정지출까지 축소되면 파운드화 매도 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3. 포렉스(FX) 시장 영향 및 GBP/USD 전망

ING는 이번 주 안으로 GBP/USD 환율이 1.3600달러 선을 재차 ‘테스트’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지속적인 상향 돌파는 힘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재정·통화 조합이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파운드 매수세가 쉽게 꺾일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서 GBP/USD 1.3600은 1파운드를 살 때 1.36달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이 레벨을 당시 단기 저항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4. 세제(稅制) 변수: 은행권 법인세 인상설

한편 ING는 세수 확보를 위한 잠재적 증세(增稅) 방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직전 금요일에는 ‘영국 은행권의 법인세 인상’이 정부 내부 검토안으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만약 실행될 경우 금융주 수익성에 즉각적인 충격이 예상되며, 다우닝가(총리실)의 세수 개선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법인세(corporation tax)는 기업이 거둔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런던 소재 은행들은 자본수익률(ROE) 지표에 민감해, 세율 변동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된다.


5. 시장 참여자 주의 사항

ING는 메모에서 “재정정책 일정·세부안 확정 → OBR 사전 검토 → 영란은행의 거시경제 시뮬레이션이라는 ‘3단계 의사결정 사슬’이 단 몇 주 안에 촘촘히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고위 애널리스트는 “만약 의회 일정, 정당 정치적 계산,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 연내 금리 인하 폭은 더욱 축소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 예산 발표 일정, 2) BoE 청문회 발언강도, 3) 파운드화 기술적 레벨 등 세 가지 변수를 가장 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파운드화 약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달러·유로 대비 환 헷지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 ING의 조언이다.


6. 추가 배경: 영국의 ‘긴축적 재정’이란?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6년 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꾸준히 재정적자 축소를 추진해 왔다. ‘긴축’(austerity) 정책은 복지 지출 삭감·공공부문 임금 동결 등을 포함하며, 단기 경기 둔화와 장기 재정건전성 개선 사이의 균형을 요구한다. 영란은행 금리 인하가 병행될 때 일시적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도 동시에 커진다.

결론적으로, 예산 발표 시점·내용과 영란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은 상호의존적 변수가 되었다. 금융시장은 이번 주를 기점으로 관련 ‘타임라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투자 행위를 권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