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엔스케일, 마이크로소프트에 엔비디아 AI 칩 20만 개 공급

영국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Nscale)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엔비디아 GPU 20만 개를 유럽과 미국 데이터센터 전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엔비디아가 직접 지분 투자한 회사라는 점, 그리고 글로벌 클라우드 3강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의 대규모 수요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5년 10월 15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엔스케일은 이번 확대 협약을 통해 영국뿐 아니라 미국 텍사스포르투갈에 위치한 자체 데이터센터부터 우선적으로 GPU를 공급하며, 이후 몇 년에 걸쳐 텍사스 시설을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노르웨이 산업그룹 아케르(Aker)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노르웨이 나르비크(Narvik) 하이퍼스케일 AI 캠퍼스에서만도 약 5만 2,000개의 엔비디아 GPU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별도로 제공한다. 이를 합산하면 실제 공급 규모는 25만 2,000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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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규모와 잠재 매출

엔스케일은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사 계약을 근거로 스타트업 기준 최대 140억 달러(약 18조 원)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이는 단일 AI 인프라 공급 계약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며, 엔스케일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시리즈 투자 라운드를 통해 확보한 11억 달러 자금을 한층 빠르게 회수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프로젝트는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의 협업으로 실행된다. 델은 서버 설계, 전력·냉각 효율 최적화, 공급망 관리 역량을 결합해 엔스케일·마이크로소프트 양사 간 조달 및 설치 일정을 조율한다.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러시와 의미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대규모 구축하여 수억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등이 포함된다. 씨티그룹(Citigroup) 추산에 따르면 AI 관련 인프라 지출은 2029년까지 2조 8,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이런 추세가 단순 예측치가 아닌, 실제 집행 단계로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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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GPU는 생성형 AI 학습·추론 양쪽에서 ‘병렬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중에서도 엔비디아 GPU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CUDA 플랫폼을 통해 사실상의 기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엔스케일이 엔비디아와 직접 파트너십을 맺고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은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엔스케일의 성장 전략

엔스케일은 2023년 설립 이래 북유럽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저온 기후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운영 전력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지난해 핀란드의 노키아, 노르웨이 아케르 등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유치하면서 클라우드 호스팅 사업뿐 아니라 수직계열화된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방향을 넓혔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 계약 역시 지속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나르비크 캠퍼스는 수력·풍력 기반 전력을 100% 사용하며, 자연 냉각(Natural Cooling) 시스템으로 연간 CO₂ 배출량을 최대 40% 절감한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산업계 파급효과 및 전망

엔스케일과 같은 신흥 AI 인프라 기업들은 글로벌 클라우드 3강(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과 기존 데이터센터 서비스 기업들 사이의 ‘틈새 수요’를 파고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GPU 수급난이 다소 완화될 때까지 이런 형태의 대규모 파트너십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엔스케일은 계약 이행과 동시에 텍사스 데이터센터에 대한 2단계 증설 계획을 밝히며, 북미 지역 내 전력·부지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애저 인프라의 학습·추론 클러스터를 외부 전문 기업으로 일부 분산함으로써, 자체 리소스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SaaS 고객사 지원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결국 이번 협약은 생산능력(Capacity)과 수요(Demand) 간 불균형을 완화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업계의 지형 변화를 가속화할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