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실업 둔화 신호에 파운드 약세… FTSE 100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가 기록

런던 증시FTSE 100수출주 중심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영국의 실업률 상승임금상승 둔화를 보여준 경제지표 발표 이후 파운드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아스트라제네카 주가가 사상 최고가로 치솟으며 지수를 견인했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루칩 지수인 FTSE 1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12시 10분 현재 0.8% 상승했다. 이는 전 거래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를 추가로 끌어올리며 상승 추세를 연장한 것이다.

한편, 중형주 지수 FTSE 2500.5% 상승했다. 대형 수출주 강세와 함께 내수 비중이 높은 중형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이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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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1.7% 급등하며 2024년 9월 고점을 돌파, 시가총액 기준 영국 최대 상장사의 지위를 굳혔다. 직전 주 발표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분기 실적의 모멘텀이 주가를 지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노동시장냉각 조짐이 뚜렷했다. 실업률이 4년 만의 최고치인 5%로 상승했고, 임금상승률은 계속 둔화했다. 이러한 수치는 12월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강화했다.

“노동시장에서 잉여여력(slack)이 더 쌓이고 있으며, 이는 11월 MPC(통화정책위원회) 전망에서 가정한 수준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임금 모멘텀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MPC에 우호적일 것이다.” — 산제이 라자,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지표 발표 직후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하락했고, 영국 국채랠리를 보였다. 이는 추가 금리인하에 앞서 인플레이션 완화의 보다 명확한 신호를 확인하겠다는 중앙은행의 기존 입장과도 부합하는 흐름이다.

업종별로는 미디어 섹터가 2.7% 상승했다. 특히 광고·마케팅 기업 4imprint연간 이익 및 매출 전망을 상향하면서 주가가 17% 급등해 업종 상승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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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폰(Vodafone)5.5% 상승하며 2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독일 사업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했고,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인상한다고 밝히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과학기기 제조사 옥스퍼드 인스트루먼츠(Oxford Instruments)12.7% 급등했다. 주문 모멘텀 개선이 확인되며 거의 4년 만의 단일 거래일 최대 상승을 향해 가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식품 공급업체 힐튼 푸드(Hilton Food)22.5% 급락2015년 이후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회사가 차기 회계연도이익 성장의 도전적 환경을 예상한다고 밝힌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분석: 파운드 약세와 FTSE 100의 동행

영국 파운드화 약세는 일반적으로 FTSE 100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FTSE 100 구성 기업 다수가 수출 비중이 높고, 달러·유로 등 외화로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통상 자국 통화가 약세일 때 해외 수익의 환산 이익이 커지며 기업 실적과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이번 장세에서도 노동시장 냉각을 시사한 지표가 통화 약세금리 인하 기대를 동시에 자극했고, 그 효과가 수출 대형주에 집중된 모습이다.

또한 국채 가격 상승은 시장의 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를 반영한다.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되면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오르고 통화 가치는 약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주식시장에서는 성장주와 고퀄리티 대형주프리미엄이 부여되기 쉽다. 이번 보도 범위 내에서 확인된 개별 기업들의 주가 반응—아스트라제네카의 최고가 경신, 보더폰의 2년래 최고—은 이러한 리스크자산 내 선호도 재편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업종 측면에서는 미디어·광고과학기기기업별 펀더멘털 모멘텀이 확인된 종목들이 두드러졌다. 4imprint가이던스 상향옥스퍼드 인스트루먼츠주문 동력 개선은, 매출 가시성이 높아질 때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얼마나 빠르게 전개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대로 힐튼 푸드의 급락은 성장 둔화 가능성이 언급될 경우 방어적 업종이라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관련해서는 실업률 5%라는 숫자 자체보다 추세적 둔화임금 모멘텀 약화동시성이 중요하다. 두 지표가 함께 완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영란은행 MPC완화 전환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책 당국이 “더 명확한 신호”를 강조해온 만큼, 시장은 향후 발표될 물가·고용·임금 관련 데이터의 연속성을 면밀히 확인하려는 경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1) 통화-주식 상관관계: 파운드 약세가 수출 대형주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도가 이어질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2) 정책 기대의 내재화: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면, 향후 지표 서프라이즈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3) 실적 모멘텀의 지속성: 이번에 두각을 보인 기업들의 가이던스주문 흐름이 어느 정도 지속 가능한지가 핵심이다.


용어 해설

FTSE 100: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FTSE 250: 시가총액 기준 101~350위 기업으로 구성된 중형주 지수다. 블루칩(blue-chip):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이 우수한 대형주를 뜻한다. 장중 사상 최고치(intraday record high): 하나의 거래일 중 기록한 최고 가격을 의미한다.

영란은행 MPC: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로, 정책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을 수립하는 기구다. 국채 랠리: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 상승(수익률 하락)을 의미한다. 가이던스 상향: 기업이 향후 매출·이익 전망을 기존보다 높게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