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실업률이 2026년 올해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의 대표적 경제·사회 연구기관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가 2026년 2월 4일 발표한 전망에서 밝혔다. 연구소는 이 같은 배경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지난해 시행된 고용주에 대한 세금 인상(사회보장분담금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NIESR는 올해 실업률이 평균 5.4%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2025년의 4.8%보다 상승한 수치이고 다수의 다른 전망치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벤 캐스웰(Ben Caswell) NIESR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실업 문제의 일부는 노동비용 상승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NIESR는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주 사회보장분담금의 급격한 증가을 조합한 결과로 작년 한 해에만 초급(Entry-level) 근로자 채용비용이 10.6%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채용비용 상승은 비용 민감도가 높은 직종과 산업에서 채용 축소와 실업률 증가로 직결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소는 특히 최저임금 비중이 높은 산업들에서 실업률 상승폭이 더 컸다고 밝혔으며, 최저임금을 최근 정부들이 중위소득의 2/3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IT(정보기술) 분야에서도 실업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NIESR는 이 현상이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변화가 초급 일자리 수요를 감소시킨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의 최저임금은 4월에 추가로 4% 인상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대규모 경제권에서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국가들 중 하나로 남게 될 전망이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의 집권 정부는 18~20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낮은 최저임금 체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는 방침을 밝혔다.
NIESR는 실업 증가가 단순히 공석(vacancies)의 감소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이후 수년 동안 증가했던 이른바 비활동률(inactivity rate) — 즉 일하지 않거나 일자리를 찾지 않는 사람들의 비율 — 이 최근 들어 다시 일자리를 찾으려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이전에는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인구가 구직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공식 실업자 수가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NIESR는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실업률은 2028년 또는 2029년경 5.0%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이는 경기 호황을 제외한 통상적·장기적 지속가능 수준에 근접한 수치라고 해석했다.
참고로 영국의 공식 실업률은 2019년과 2022년에 약 3.8%로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나, 현재 이 수치를 산출하는 조사 방식은 품질 문제로 인해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제성장 전망과 통화정책 관련해 NIESR는 2026년과 2027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4%, 1.3%로 상향 조정했다(기존 11월 전망에서는 두 해 모두 1.2%). 또한 연중 영국은행(BoE)의 기준금리가 현행 3.75%에서 3.25%로 낮아지는 것을 전제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영국은행은 2월 통화정책 결정과 함께 목요일에 최신 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며,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서는 대다수가 3월 이전에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보였다.
용어 설명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일을 하지 못하면서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의미한다. 반면 비활동률(Inactivity rate)은 구직을 하지 않아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두 지표는 노동시장 상황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함께 분석해야 전체 고용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사회보장분담금(Employers’ social security contributions)은 고용주가 직원의 급여 외에 부담하는 법정 지급 항목으로, 세금 성격의 비용이 늘어나면 기업의 인건비 총액이 상승해 채용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적·시장 영향 분석
첫째, 소비 측면에서는 실업률 상승과 함께 불확실성이 커지면 가계의 소비심리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업 위험이 증대하면 가계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있어 단기적으로 내수 성장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이는 소매업과 접촉 노동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노동비용 상승(최저임금 및 고용주 부담 증가)이 인플레이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NIESR가 예측한 수준의 실업률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 전망을 종합하면, 물가압력과 경기둔화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영국은행은 이러한 상충되는 신호를 고려해 금리 경로를 신중히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NIESR의 예상대로 연내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는 단기적으로 완화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부동산·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와 실업률 상승의 상충으로 지역·세그먼트별로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금리 인하 기대는 모기지 비용 하락을 통해 주택수요를 지지할 수 있으나 실업률 상승과 소득불안은 고가주택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 기업투자 측면에서는 고용비용 상승이 단기적 투자축소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자동화·기술 투자로의 전환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시사점으로는 정책당국과 기업 모두 노동비용 상승과 기술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환경에서 고용의 질, 재교육(re-skilling), 생산성 향상을 병행하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초급 일자리 감소 가능성은 청년층과 비전문직 취업구조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교육훈련 정책과 사회안전망의 보완이 중요하다.
종합하면, NIESR의 전망은 단기적으로 영국 노동시장의 취약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율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향후 수분기 동안 발표되는 고용지표, 기업 투자 지표, 그리고 영국은행의 금리·전망 발표가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