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도전형 은행 메트로뱅크(Metro Bank)와 OSB 그룹(OSB Group)의 주가가 2025년 12월 19일 금요일 거래에서 각각 약 2%와 3% 상승했다. 이는 두 은행이 수백만 파운드의 연간 이자 비용을 발생시켰던 고비용 채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규제 당국으로부터 재분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2025년 12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금융규제기관인 프루덴셜 레귤레이션 오서리티(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 PRA)는 두 은행을 Minimum Requirement for Own Funds and Eligible Liabilities (MREL) 규제 체계에서 transfer firm으로 재분류하는 것을 2026년 1월 1일자로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이 재분류는 양사에 상당한 재무적 완화 효과를 제공할 전망이다. 메트로뱅크는 2023년 11월 발행한 총 £5.25억(£525 million)의 MREL 채권에 대해 연 12%의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OSB 그룹은 총 £7억(£700 million)의 MREL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중평균 쿠폰은 9.14%로 연간 총 이자비용이 약 £6,400만(£64m)에 달한다.
RBC 애널리스트들은 MREL 관련 이자비용이 제거되면 메트로뱅크의 유형자기자본(ROTE, return on tangible equity)에 대해 FY28E부터 연환산 약 4%포인트(c.4pp)의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OSB의 경우 기존 및 잠재적 추가 MREL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을 회피하는 누적 이익은 FY27E 세전이익(PBT)의 약 13%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재분류 결정은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이 7월 15일 발표한 MREL 적용 총자산 기준 상향 조치와 연관된다. 영란은행은 기존의 £150억~£250억(£15-25bn)에서 £250억~£400억(£25-40bn)으로 문턱을 상향 조정했다. 메트로뱅크의 2025년 3분기 기준 총자산은 약 £160억(£16bn)이었고, OSB의 자산 규모는 약 £310억(£31bn)으로 집계되어 두 은행 모두 상향된 기준선보다 아래 또는 근접한 수준에 위치했다.
MREL의 의미와 구조
MREL(Minimum Requirement for Own Funds and Eligible Liabilities)은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 결손을 흡수하고 해산·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 구제금융의 필요성을 줄이기 위해 보유해야 하는 추가 손실흡수성 채무를 의미한다.
이 규제는 은행이 ‘준수’하느냐 ‘비준수’하느냐를 구분하는 이분법적(binary) 구조로 운영되며,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일정 수준의 보유부채를 통해 회수·해결(resolution) 과정에서 자본을 확충하도록 요구한다.
한국 독자들이 상대적으로 생소할 수 있는 점을 보충하면, MREL 채권은 통상적으로 위기 시 자본으로 전환되거나 손실을 흡수하는 구조가 될 수 있는 부채로서, 높은 쿠폰을 제공하는 대신 정상 상황에서는 발행자(은행)에 부담이 되는 고비용 자금이다. 따라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면 해당 채권의 이자비용 부담이 해소되어 은행 이익과 자본 축적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전략적 선택과 자본영향
두 은행은 현재 전략적 기로에 서 있다. MREL 채권을 만기까지 유지할지, 아니면 조기 상환(call)으로 일찍 갚을지 선택해야 한다. 조기 상환을 선택하면 현재 해당 증권이 액면가(Par)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즉각적인 자본비율 하락효과이 발생할 수 있다. RBC는 메트로뱅크가 조기상환 시 보통주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1, CET1)에 대한 즉시 충격이 110bp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고, OSB는 약 60bp 내외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조기상환에 따른 이익 증가는 상환 즉시 발생한다. OSB에 대해서는 RBC가 “저금리 부담 감소로 인한 CET1 회수기간이 약 1.1년(c.1.1yrs)”이라고 계산해, 초기의 자본 타격이 이자절감으로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OSB는 FY25 실적 발표 시 자본 및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시장에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메트로뱅크는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자본정책 변경 가능성과 시장효과
RBC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규제 해제로 OSB 경영진이 현재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준인 약 14%의 CET1 목표를 낮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목표가 높게 설정된 배경에는 잠재적 MREL 발행에 따른 신용평가기관의 요구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 재분류로 그 우려가 해소되었다는 설명이다. 애널리스트 추정에 따르면 100bp의 CET1 목표 하향은 약 £1.2억(£120m)의 자본을 해방시켜줄 수 있으며, 이는 메트로·OSB 중 사례에서 시장자본의 약 5.5%에 해당한다.
단기적 주가 영향은 이미 재분류 결정 발표 직후의 긍정적 반응(메트로 2%, OSB 3%)에서 확인된다. 규제비용이 해소됨에 따라 순이자마진(NIM)과 순이익 개선 기대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조기상환을 선택할 경우의 CET1 일시적 하락, 신용등급 영향 가능성, 자금조달 여건 변화 등은 단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기 영향 분석
중장기적으로는 두 갈래의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다. 하나는 은행이 보유 MREL 채권을 만기까지 유지하는 보수적 시나리오다. 이 경우 즉각적인 자본비율 충격은 없지만 고금리 이자부담은 만기까지 지속되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다른 하나는 조기상환 또는 재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적극적 시나리오다. 이 경우 초기에 CET1의 일시적 하락을 감수해야 하지만, RBC가 제시한 것처럼 이자비용 절감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자본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OSB의 경우에는 약 1.1년 내에 CET1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비교적 회복속도가 빠를 가능성이 있다.
규제 변경의 추가적 파급효과로는 신용등급 조정 여지, 자본 목표 설정의 유연성 확대, 배당·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의 개선 가능성, 추가 대출 공급 여력 확대로 인한 중소형 모기지·대출시장 영향 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의 크기와 시기는 각 은행의 구체적 자본운영 결정, 시장금리, 규제당국의 추가 지침 등에 따라 달라진다.
리스크 요인
가능한 리스크로는 조기상환 시 예상보다 큰 자본비율 하락, 신용평가사의 등급 관점에서의 추가 요구사항, 채권 시장의 유동성 변화, 매크로 경제의 악화로 인한 대출손실 확대 등이 있다. 또한 규제당국의 후속 감독방향이나 EU·국제 규제정책의 변화도 장기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PRA의 재분류 결정은 메트로뱅크와 OSB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재무적 완화효과를 제공하며,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각 은행의 구체적 상환·자본운영 결정과 그에 따른 자본비율 변동, 신용평가기관 및 시장의 반응이 향후 수개월에서 수년간의 재무성과와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