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는 미국과의 보다 유리한 무역 조건을 얻기 위하여 국가의 원칙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리브스는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며 영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미·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옹호했다.
2026년 3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리브스 재무상은 블룸버그의 스테파니 플랜더스(Stephanie Flanders)와의 인터뷰에서 “You can’t make a decision about whether to get British armed forces involved in a conflict because it may or may not make it more likely to get a trade deal,”라고 말하며 군사 개입 여부를 무역 거래 성사 가능성과 연계해서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리브스는 “We judged that there was not a legal basis for offensive action on Iran,”라며 영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적 군사행동을 정당화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You can’t make a decision about whether to get British armed forces involved in a conflict because it may or may not make it more likely to get a trade deal,”
“We judged that there was not a legal basis for offensive action on Iran.”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영국에 대해 “not happy(만족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This is not Winston Churchill that we’re dealing with.”라고 언급한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양국 간 우호적 관계와 무역 협상에 관한 긴장감을 부각시켰다.
지역 정세와 경제에 대한 점검
리브스 재무상은 이란이 주변국들에 대해 보복성 타격(retaliatory strikes)을 가함에 따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영국의 기업과 가계를 경제적 여파에서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We have to see how things evolve in terms of where oil and gas prices go going forward,”라고 말하며 향후 석유·가스 가격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브스는 또한 수요일에 노스씨(북해) 관련 에너지 기업들을 만나 석유·가스 가격 전망에 대해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 대상 기업으로는 Equinor (NYSE:EQNR), Shell (LON:SHEL), BP (LON:BP)가 포함되어 있다. 리브스는 “We are only just into what is happening in the Middle East.”라며 중동 사태의 초기 국면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의회 보고와 재정 전망
리브스 재무상의 발언은 그녀가 화요일 영국 하원(House of Commons)에서 봄 경제 업데이트(spring economic update)를 발표한 직후 나왔다. 이날 정부의 발표와 함께 공공재정 감시기구인 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OBR, 영국 재정책임사무소)의 최신 수치가 공개되었고, 해당 수치는 올해 성장세가 약화될 것임을 경고했다. 이 경고는 중동 사태의 영향이 반영되기 전의 데이터라는 점도 명시되었다.
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OBR)는 영국 정부의 예산과 경제전망을 독립적으로 평가·예측하는 기관으로, 재정수지·성장률·물가 등을 기준으로 중기 재정 여건을 분석한다. OBR의 경고는 정부의 재정 정책과 향후 재정 운용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영국과 미국 간 무역 협상과 관계
무역과 관련하여 리브스는 지난해 합의한 무역 합의(관계 유지에 대한 합의)는 유지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We are in constant negotiation and dialogue with the US administration,”라며 미국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상과 대화를 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Of course, there are other areas as well where we want to go further with our trade links with the US.”라며 양국 간 추가 협력의 여지도 열어두었다.
Chancellor of the Exchequer(영국 재무장관)은 영국에서 재정·조세·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고위 공직자로서, 예산 편성·조세 정책·거시경제 안정화 정책 등에 관한 핵심 결정을 내린다. 레이첼 리브스는 이 직책을 통해 향후 경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석유·가스 가격과 경제적 파급 경로에 대한 분석
리브스가 특히 석유·가스 가격의 전개 양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유가·가스가치의 변동이 영국의 물가(인플레이션), 가계 실질소득, 기업 생산비용, 그리고 재정수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면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연료비·생산비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전이될 수 있다.
중간·장기적으로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소비 둔화와 기업 수익성 악화를 통해 성장률을 낮출 수 있으며, OBR가 경고한 약화된 성장 전망이 실제로 가시화될 경우 정부의 재정 여건이 악화되어 추가적인 재정 여력(예: 경기부양책, 세수 감소 대응책)이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국제 유가가 안정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어 가계 실질구매력과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영국은 원유·가스의 일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북해(North Sea) 유전의 생산 상황 및 주요 에너지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국내 에너지 공급·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리브스가 노스씨 관련 주요기업을 직접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행보는 정부가 시장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정책 대응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책적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정책적으로 이번 사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시사한다. 첫째, 외교·안보와 경제·무역 정책의 분리 원칙이 재확인되었으며, 군사적 판단은 법적·정책적 근거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졌다. 둘째,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이 재정·통화·산업 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셋째, 미국과의 무역 협상은 지속되는 대화 속에서 상대국의 외교·안보적 이슈와는 별개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단기적으로는 리브스와 재무부가 기업·가계보호를 위해 유연한 대응책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에너지 보조책, 중소기업 대상 유동성 지원, 물가 상승 억제 대책 등이 고려될 수 있으나 구체적 조치는 향후 정밀한 경제지표와 에너지 시장의 전개를 토대로 결정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OBR의 성장 경고를 감안하여 재정정책의 우선순위 재검토와 비용 효과적 지출 관리가 요구된다.
용어 해설
노스씨(North Sea) : 영국·노르웨이 등 북해 연안에서 운영되는 주요 해상 유전·가스전이 위치한 해역으로, 영국 경제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는 에너지 자원 지역이다.
Equinor, Shell, BP : 각각 노르웨이·영국계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원유·천연가스 생산과 정유, 에너지 투자사업을 영위한다. 괄호 안 표기는 기사 원문에 제시된 증권 거래소 코드(티커)이다.
리브스 재무상의 발언은 향후 영국 정부의 외교·안보와 경제정책 기조, 특히 에너지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정부는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와 시장 반응을 토대로 추가 정책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