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가 첫 주택구입자(First-time buyers)와 자영업자 등의 주택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기지 규제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생애주기별 다양한 소득 패턴을 반영한 유연한 상품 허용, 은퇴기 주택자산을 활용한 자금화(retirement lending) 개선,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한 중개·상담 혁신, 취약계층 보호 등 네 가지 핵심 분야에 역점을 둔다.
2025년 1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CA는 이번 개편이 주택시장 접근성 확대와 소비자 재무준비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고 설명했다. 규제 당국은 특히 생애주기와 다양한 근로 형태(예: 비정형 근무, 프리랜서 등)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의 획일적 대출 심사 기준이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 분야는 첫 주택구입자 및 서비스가 부족한 소비자를 위한 규제 완화다. FCA는 심사 기준을 단순화하고, 소득의 변동성(예: 자영업자 소득의 계절성, 임시 소득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상품 설계 허용을 검토한다. 이는 더 많은 소비자가 적합한 모기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 분야는 후기(高齡) 대출(later-life lending)이다. FCA는 retirement interest-only 요건을 검토해 접근성을 개선하고, 은퇴 계획을 위한 상담(advice)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lifetime mortgage(평생 모기지)에 대한 시장조사를 실시해 해당 상품이 향후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리타이어먼트 이자지급형(retirement interest-only) 상품은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지급하고 은퇴 시점 또는 사망 시점에 원금을 처리하는 구조로, 고령자의 주택을 생활·연금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 분야는 데이터와 기술을 통한 혁신 장려다. FCA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기술 활용으로 중개업자들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인간 상담의 비중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광고·공시 규정을 간소화해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된다.
네 번째 분야는 취약 소비자 보호 강화다. FCA는 금융적 학대(financial abuse)에 노출된 사람들 또는 채무 관리를 위해 모기지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호조치를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취약계층의 권리와 재무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된다.
David Geale, FCA의 결제·디지털 금융 책임 이사는 “We’ll use insight from consumers and industry to drive further reforms and rebalance risk – helping to widen access to affordable mortgages to meet the needs of consumers today.”라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 및 업계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위험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오늘날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렴한 모기지 접근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FCA는 제안된 규칙 변경에 대해 공개 의견수렴(public consultations)을 2026년 초에 시작할 계획이며, 첫 번째 규정 변경은 2026년 후반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later life lending 시장조사의 terms of reference(조사 범위 및 목적)는 2026년 1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 초, FCA는 이자율 스트레스 테스트에 있어 기업들이 활용 가능한 유연성을 상기시키면서 업계는 이에 따른 조치를 취했고, 그 결과로 많은 차입자들이 대출 한도가 확대되어 대략 £30,000 정도 더 빌릴 수 있게 된 사례가 있었다. 한편, 금리 상승과 생활비 압박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체결된 모기지의 99%는 연체 상태(arrears)에 있지 않다는 통계도 공개했다.
용어 설명
리타이어먼트 이자지급형(retirement interest-only): 은퇴자용 모기지 상품으로, 대출자는 월별로 이자만 지급하고 원금은 일정 시점(예: 거주자 사망 또는 주택 판매 시)에 일괄 상환하는 구조이다. 이 방식은 은퇴자의 월별 현금흐름을 보전하는 장점이 있으나, 원금 상환 시점의 주택가치 변동 리스크와 상속·자산처분에 관한 고려가 필요하다.
라이프타임 모기지(lifetime mortgage): 주로 고령자가 자신의 주택 가치 일부를 담보로 일시금 또는 정기적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상품이다. 차입자는 보통 주택을 계속 거주하면서 대출이자·원금은 사망 또는 주택 매각 시 처리된다. 이러한 상품은 은퇴 후 생활자금 보완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복잡한 수수료 구조와 장기 비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대출 심사 시 적용하는 기준 금리 가정을 말하며, 차입자가 금리 상승 시에도 상환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된다. FCA는 기업들에 대해 이 테스트 적용에 유연성을 상기시켰고, 업계는 이를 반영해 일부 차입자의 대출 한도를 확대했다.
전문적 통찰과 향후 영향 분석
이번 FCA의 개편 추진은 단기적으로는 주택구매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영업자와 비정형 근로자들은 기존의 엄격한 소득 산정 방식으로 인해 대출 받기 어려웠던 사례가 많아, 심사 기준의 유연화는 해당 계층의 수요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공급압력이 지속되는 지역에서는 주택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할 여지도 있다.
반면 규제 완화로 인한 신용 확대는 대출기관의 리스크 관리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FCA가 동시에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적용의 투명성을 유지하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책적으로는 금리 수준과 물가 흐름을 감안할 때 중앙은행(영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과 금융안정성에 대한 감독 당국의 모니터링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후기 대출 시장에 대한 조사와 규제 정비가 고령화 사회에서 은퇴자들의 자산 활용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은퇴자들이 주택자산으로 생활자금을 충당하는 구조가 확대되면, 노년층의 소비 여력과 복지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상품 설계 시 비용·수수료 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고객 이해도를 높이는 상담 인프라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FCA의 이번 개편안은 소비자 접근성 제고와 취약계층 보호라는 두 축을 균형 있게 고려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향후 2026년 초 공개되는 의견수렴 결과와 규제 세부안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것이며, 금융회사·중개업자·정책당국은 각자의 리스크 관리 및 고객 보호 방안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