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시장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이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그린코어 그룹(Greencore Group Plc)의 12억 파운드 규모 바카보어 그룹(Bakkavor Group Plc) 인수에 대해 예비조사를 개시했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CMA는 9월 2일을 기점으로 1단계(Phase 1) 조사를 시작하며, 10월 27일까지 기업결합 심사를 2단계 심층조사로 넘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합병 구조와 평가1에 따르면, 바카보어 주주들은 주당 현금 85펜스와 그린코어 주식 0.604주를 받게 되며, 이는 주당 200펜스에 해당한다. 최종 배당 4.8펜스와 2026년 중반까지 바카보어 미국 사업부 매각 시 추가 보상조항이 포함돼 총 거래가치는 완전 희석 기준 약 12억 파운드(한화 약 2조 600억 원)로 평가된다.
지분 구조 측면에서 거래 완료 시 그린코어 주주가 약 56%를, 바카보어 주주가 44%를 보유하게 되며, 통합법인의 연간 매출은 약 40억 파운드, 종업원 수는 30,5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그린코어는 영국 최대 샌드위치 제조업체로 2024회계연도 매출 18억 파운드를 기록했으며, 직원을 13,300명 고용하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바카보어는 같은 기간 매출 23억 파운드를 올렸고 85%가 영국 내 매출이며, 종업원은 17,200명에 달한다.
“두 회사는 제조, 조달, 공급망 전반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3년차까지 연 8,000만 파운드 이상의 세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절감 실현 비용은 9,000만 파운드로 추산된다.”
다만 노동조합은 공장 통합 및 설비 합리화에 따라 고용 불안이 확대될 우려를 제기했다. 양사는 “중대한 인력 감축은 예상하지 않지만 변화 발생 시 협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3월에 바카보어 이사회가 거절한 11억 4,000만 파운드 제안을 수정한 것으로, 4월 발표된 조건이 주주 가치를 상향 조정해 이사회 승인을 획득했다.
예비조사에서 CMA는 양사가 영국 식품 소매 공급망, 특히 레디밀·샐러드·베이커리·식음료(to-go)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여 경쟁을 제한할 위험이 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만약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거래는 2단계로 넘어가 최대 24주간 심층 검토를 받게 된다.
용어·제도 해설
CMA 1·2단계 조사는 영국 기업결합 심사 체계로, 1단계에서 경쟁 제한 여부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2단계로 넘어가 보다 정밀한 경제분석과 이해관계자 청문이 진행된다.
시너지는 기업결합으로 매출 증대 또는 비용 절감 효과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 식품 제조업체 합병 시에는 원재료 공동 구매, 생산 라인 최적화, 물류 네트워크 통합을 통한 원가 절감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그린코어-바카보어 합병은 공급망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과, 고용 및 소비자 선택지 축소라는 부정적 측면이 교차하면서, 영국 식품 산업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