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튀르키예, 최대 40대 ‘유러파이터 타이푼’ 도입 위한 양해각서 체결

영국(United Kingdom)과 튀르키예(Türkiye)가 다목적 전투기 ‘유러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MOU)를 체결하며 방위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의 물꼬를 텄다. 이번 합의로 최대 40대의 항공기가 거래될 가능성이 생겼으며, 계약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양국 국방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서명식을 통해 해당 MOU에 공식 서명했다. 이는 사흘 전 다우존스 뉴스와이어(Dow Jones Newswires)가 보도한 “체결 임박” 기사 이후 빠르게 현실화됐다.

유러파이터 타이푼은 영국 BAE 시스템스(LON: BAES), 에어버스(Airbus), 레오나르도(Leonardo) 등 유럽 3개 방산기업이 컨소시엄(Consortium) 형태로 제작하는 4.5세대 다기능 전투기다. 본 기종은 공대공·공대지 임무를 모두 수행하며, 마하 2 이상의 속도와 첨단 레이더·전자전 장비를 탑재해 나토(NATO) 회원국 다수에 실전 배치돼 있다. 컨소시엄이란 ‘공동 사업단’을 의미하는데, 고도의 기술·재원을 요하는 방산 프로젝트에서 국가 간·기업 간 위험과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식이다.

“전투기 수출은 막대한 재정 투입과 ‘최첨단 기술 보유국’이라는 위상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국제 방산 시장에서 가장 경쟁적인 분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MOU가 성사될 경우, 영국은 자국 항공우주·방위 산업의 지속적인 생산라인 가동과 고용 창출 효과를, 튀르키예는 최신 항공 전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재정 조건과 납품 일정은 이번 발표에서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영국 정부 소식통들은 “최종 계약 체결까지는 기술 사양 협의, 금융 조달 구조, 군수 지원 패키지 등 세부 조율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국방부(UK MoD)튀르키예 국방부가 공동으로 운용 및 정비 인력 훈련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 시각
기자 본인은 본 계약이 실제 주문·제작 단계로 이어질 경우 △영국 방산 기업의 수주 잔고 확대 △튀르키예의 방위 전략 다변화 △유럽-중동 지역 군사 균형 재조정 등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튀르키예의 차세대 국산 전투기 ‘카안(Kaan)’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경우, 타이푼 도입은 중간 교두보 역할을 하며 공군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미국산 F-16V 업그레이드 사업과 예산 배분 문제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도입 규모가 축소될 리스크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유럽 연합(EU) 회원국이 아닌 튀르키예가 EU 역내 공동 생산품을 대량 도입한다는 점은, 정치·외교적 상징성 면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최근 난민 문제와 동지중해 에너지 분쟁으로 빚어진 갈등 국면에서 영·튀르키예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용어 설명
MOU: 법적 구속력은 제한적이지만, 본계약 체결 전 당사자들이 주요 조건에 합의했음을 공식화하는 문서다.
컨소시엄: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기업·기관이 구성하는 일시적 사업단을 의미하며, 비용·위험·기술을 공동 분담한다.

시장 관점에서 이번 발표는 유럽 방산 수출 경쟁을 한층 가열시킬 전망이다. 프랑스의 라팔(Rafale), 미국의 F-35·F-15EX, 스웨덴의 그리펜(Gripen) 등과 비교해, 타이푼은 가격·성능·정비 비용에서 각기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본 기자는 튀르키예 정부가 다양한 전력 도입 옵션 가운데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판단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MOU는 유러파이터 타이푼 개발 이후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을 넘어서는 최대 규모 잠재 수출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종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지각 변동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