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QT) 조기 종료, 2025~2035년 자산 시장 지형을 바꾼다—국채 수급·달러 패권·위험자산 밸류에이션 10년 시나리오 심층 분석

개요: 왜 지금 ‘QT 조기 종료’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22년 6월 착수한 양적 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은 월 최대 950억 달러(국채 600억·MBS 350억)씩 자산을 축소하는 강도 높은 정책이었다. 그러나 2025년 10월 28일 바클레이즈 메모가 “QT 종료 시점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19년 ‘레포 금리 급등’ 악몽을 경험했던 연준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1. 2022~2025년 QT 결산: 숫자로 보는 ‘준비금 감소’

구분 2022 6월 2025 10월 감소액 증감률
연준 총자산 $8.96T $7.37T $1.59T -17.7%
은행 준비금 $3.18T $2.30T $0.88T -27.7%
ON RRP 잔고 $2.16T $0.54T $1.62T -75.0%

표에서 보듯 준비금(reserves)은 이미 팬데믹 고점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ON RRP(초단기 역레포) 잔고도 빠르게 고갈돼 단기금리 시장 스트레스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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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QT 조기 종료 ‘가능성’보다 ‘필연성’에 가까운 세 가지 이유

  1. 준비금 임계치(ample reserves)의 재등장
    파월 의장은 잭슨홀·IMF 연설에서 “은행 시스템에 풍부한 준비금이 남아 있을 때만 QT를 지속한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JP모건 추산에 따르면 2026년 중반이면 준비금이 $1.9T 아래로 내려가 ‘19년 레포 쇼크’ 수준에 근접한다.
  2.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순공급 급증
    미 재무부는 2026 회계연도까지 연평균 1조6천억 달러 규모의 순발행을 예고했다. QT로 연준이 ‘큰 손 투자자’ 역할을 포기하면 장기 금리 급등→금융조건 경직→경기 둔화로 번질 수 있다.
  3. 총선·대선 등 정치 캘린더
    2026년 11월 미 대선·의회 선거를 앞두고 금융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정치적 압력이 연준에 우회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3. 시뮬레이션: QT 조기 종료 vs. 지속, 2035년까지의 2가지 세계

가정 A—2025 11월 QT 완전 중단

  • 준비금: $2.1T 선에서 바닥 형성 후 CAGR +4% 증가.
  • 10년 국채금리: 2026 말 3.6% → 2030 말 3.9% → 2035 말 4.2%.
  • 다우·S&P 500 PER: 2027 말 20배, 2030 말 18배, 2035 말 17배.
  • 달러지수(DXY): 2026 말 98 → 2035 말 93 (완만한 약세).

가정 B—QT 2027 12월까지 지속

  • 준비금: $1.6T까지 감소 후 횡보.
  • 10년 국채금리: 2026 말 4.5% → 2030 말 4.9% → 2035 말 5.1%.
  • PER: 2027 말 17배, 2030 말 15배, 2035 말 14배.
  • DXY: 2026 말 104 → 2035 말 108 (강달러 고착).

⇒ 가정 A 시나리오가 주식·크리프토·신흥국 통화에 더 우호적이다.


4. 핵심 자산별 장기 영향 분석

4-1. 미 국채(Bonds)

QT 중단은 창구상 ‘가짜 수요자’ 복귀라는 점에서 10년·30년물 금리를 40~60bp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재정적자 → 국채 발행 증대 자체가 구조적이므로, 2030년 이후 ‘장기적 상방 압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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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달러(DXY)

준비금 감소가 멈추면 은행·머니마켓 간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완화돼 단기 자금이 일부 역외로 이동한다. DXY 5년 평균 -4% 약세를 예상한다. 유로·엔·원화 등 위험통화에 상대적 플러스 요인.

4-3. 금·비트코인·귀금속

실질금리 하락+달러 약세가 겹치면 금 $3,200/oz·비트코인 $180k라는 장기 타깃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반대로 QT 지속 시 금 $2,500 상단·비트코인 $120k 선에서 상투 가능성이 높다.

4-4. 미국 주식

PER 리레이팅은 10년물 금리+리스크프리미엄 함수다. QT 완충이 없다면 5.0%대 장기금리에 PER 14배 수준이 ‘새 정상화(New Normal)’가 된다. 하지만 QT 중단+AI 생산성 조합이라면 ‘장기 PER 17~18배’가 방어된다.

4-5. 신흥국(EM)

2009~2012년과 달리 이번 사이클은 달러 약세 폭이 제한적이지만, QT 멈춤 자체가 글로벌 달러 유동성에 완만한 ‘+α’ 신호다. 수혜 1순위는 원자재 · 친환경 설비투자 프로젝트 자본재 비중이 높은 국가(브라질·호주·한국).


5. 금융시스템 리스크: ‘Too Much Cash’ vs. ‘Not Enough Cash’

QT 중단은 시스템적 차원에선 레포 시장 스트레스를 완화하지만, 역설적으로 ‘과잉 유동성’ 논쟁을 재점화한다. 특히 1) 상업은행 증권 포트폴리오 Duration Mismatch 리스크, 2) MMF → RRP → T-bill로 이동한 자금의 재배치, 3) ‘그림자 금융’(CLO·프라이빗 크레딧) 급팽창이 새로운 부메랑이 될 수 있다.


6. 투자 전략 로드맵(2025~2030)

■ Phase 1 (2025 Q4 ~ 2026 Q2)
• 장단기 금리 스티립2 을 활용해 10y – 2y 스프레드 축소 베팅.
• ETF: TLT (20년 이상 국채) 50% → 우선주 ETF PFF 15% → 금 GLD 20% → 현금 15%.

■ Phase 2 (2026 Q3 ~ 2028 Q4)
• 실질금리 하락 구간: 감마 라이트(IT 대형주) + 고품질 리츠 + 신흥국 로컬 채권 비중 확대.
• S&P 500 목표 5,800 (높은 PER 유지).

■ Phase 3 (2029 ~ 2030)
• 재정 적자·장기 금리 재상승 리스크가 재부상. Edge Computing·Nuclear SMR 같은 구조적 성장 업종만 선택적 보유.
• 비트코인→ 현금화·부채 축소를 병행해 ‘새 긴축’ 대비.


7. 정책·규제 변수 체크리스트

  • SRF(Standing Repo Facility) 이용 잔고가 $1,000억 넘어서는가?
  • ON RRP 잔고가 $300억 아래로 추락하는가?
  • 미 의회 부채한도·예산 법안—재정규율 복귀 여부.
  • 새 연준 의장 지명—‘비둘기파’ or ‘매파’ 성향.

8. 결론: QT 중단이 곧 경기부양은 아니다

QT 조기 종료는 ‘불가피한 유턴’이지 ‘긴축의 전면 철회’가 아니다. 재정지출·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인플레이션 2% 복귀는 더딜 수 있다. 그럼에도 준비금 고갈 → 레포 금리 급등 → 시장 경색이라는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점에서 시장은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는 1) 실질금리, 2) 달러, 3) 신용스프레드 세 축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장기 자산배분을 동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특히 2025 하반기~2026 초는 국채 듀레이션·골드·고품질 대형주라는 ‘완충 포트폴리오’를 통한 방어적 공격 전략이 유효하다.

궁극적으로 연준의 QT 정책 경로는 향후 10년 글로벌 자본비용과 통화 흐름을 좌우할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정책 변수다. QT 중단 시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본 칼럼은 필자의 장기 전망과 분석을 담고 있으며, 통화·투자 조언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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