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년간 이어온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의 축소·종료 단계로의 이행을 발표했으나, 약 $4조 규모의 미국 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레포) 시장에서 당분간 유동성 경색 우려는 크게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레포 금리 선물은 연준이 만기 도래하는 주택저당증권(MBS) 상환금을 전액 T-빌(미국 단기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두 달에 걸쳐 오버나이트 조달금리 상승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재투자 규모를 월 $150억 규모의 T-빌 매입으로 추정했다.
연준은 여전히 상당한 규모인 대차대조표의 추가적 축소를 멈추는 배경으로, 지난 몇 달간 레포 금리 상승을 이끌어온 유동성 타이트닝(긴축)의 신호를 들었다고 밝혔다.
연준은 2022년 6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도입한 비상 부양책을 되돌리기 위해 양적긴축(QT)을 개시한 이래, 대차대조표를 약 $9조 수준의 정점에서 약 $6.6조로 축소했다.
연준의 T-빌 수요 확대는 2026년 민간 투자자에게 돌아갈 T-빌 순공급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켜, 가격 상승·수익률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공급 압력 완화와 오버나이트 자금조달 금리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기적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선물시장의 초기 반응은, 연준의 정책금리 축인 유효 연방기금금리(EFFR) 대비 11월과 12월의 SOFR(담보부 오버나이트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했다. 연방기금금리는 은행들이 지급준비금 요건을 맞추기 위해 상호 간에 무담보로 빌리는 오버나이트 자금의 비용을 뜻한다.
Wrightson 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 크랜달은 “핵심은 연준이 최전단(단기물)에서 최근 나타난 흐름에 경계하고는 있지만 과도하게 우려하지는 않으며, 운영 체계에 대한 급격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SOFR는 목요일 기준 4.27%를 기록했으며, 유효 연방기금금리(하루 지연 보고)는 수요일 늦은 시점 4.12%였다.
1개월 만기 SOFR–연방기금 금리선물 스프레드는 유동성 스트레스의 핵심 지표로 간주된다. 해당 스프레드가 더 음(-)의 방향으로 벌어질수록, 시장은 레포 조달 여건이 더 타이트하다고 인식한다.
이번 연준의 정책 결정 이후, 11월물 스프레드는 -11.5bp로 확대되며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12월물 스프레드 역시 -12.5bp로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새로 썼다.
이는 선물시장 참여자들이 11월 말과 12월 말에 각각 SOFR가 연방기금금리보다 11.5bp, 12.5bp 높게 거래될 것으로 본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연준이 더 많은 조치를 할 수도 있었다
TD증권(뉴욕)의 미국 금리 전략가 얀 네브루지는 “시장에는 QT 종료 신호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고, 우리는 실제로 그 발표를 확인했다”며 “다만 비둘기파적(완화) 리스크 측면에서 예상 밖의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QT 종료를 한 달가량 늦췄다. 이는 11월 유동성 상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또한 준비금 관리 목적의 매입을 검토한다는 신호, 즉 월 $200억~$300억 규모의 추가 재투자를 시사하는 메시지도 없었다”고 말했다.
레포 금리는 이번 주 금요일이 월말이자 동시에 캐나다 은행권의 회계연도 말이라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0월처럼 분기 말이 아닌 구간에서도, 캐나다 은행들이 미국 레포 시장에서 대출자로 활약하는 구조 탓에 자금이 타이트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월말·분기말·연말 등 보고 기간에는, 프라이머리 딜러(대형 은행이 대부분)가 레포 중개를 축소한다. 대차대조표 비용이 상승해 자산이 과도하게 불어나 보이는 것을 피하려는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버나이트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빈번하다.
레포 시장의 압박은 또 다른 측면에서, 연방정부 부채상한이 지난여름 상향된 이후 재무부가 현금 잔액을 재구축하기 위해 T-빌 공격적 발행을 이어온 점과도 맞물린다. 발행이 늘면 이를 소화하기 위한 레포 파이낸싱 수요가 증가해, 시장 금리에는 상방 압력이 가해진다.
SMBC 닛코증권의 금리 전략 총괄 조지프 아바테는 “QT를 끝내든 말든, 단기적으로 레포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이 MBS 상환금을 T-빌로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은 시장의 사전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뉴욕 연은의 공개시장운영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올해 2월 연설에서 연준의 국채 보유 포트폴리오가 장기물에 과중하고 단기물(T-빌)에 과소 편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보다 중립적인 믹스를 향하려면 T-빌 비중을 높이는 방향이 타당하다고 시사한 바 있다.
현재 T-빌은 연준의 국채 보유 가운데 5% 미만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바테는 “T-빌 비중을 늘린 포트폴리오는 만기구조 전환(매튜리티 트랜스포메이션) 거래—만기가 돌아오는 빌을 더 장기물로 갈아타 기간 프리미엄과 장기금리를 낮추는—를 더 많이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빌 보유 확대는 연준의 운영상 유연성을 높이고, QT라는 본래 목표를 넘어 시장금리에 미치는 비의도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핵심 개념 해설: SOFR·연방기금금리·레포·스프레드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은 미 국채 담보로 이뤄지는 오버나이트 레포 거래를 바탕으로 산출되는 지표금리다. 담보가 있는 만큼 크레딧 리스크는 낮지만, 담보의 수급과 규제·대차대조표 제약 등으로 단기적으로 급격한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반면 유효 연방기금금리(EFFR)는 은행 간 무담보 오버나이트 자금 거래의 평균 금리다. 연준의 정책 목표금리 범위를 통해 직접적으로 관리되는 축이며, SOFR 대비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레포(Repo)는 채권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거래다. 채권을 매도하고 다음날(또는 단기간 내) 다시 매수하기로 약정하는 구조로, 담보의 품질과 시장 수급이 금리를 좌우한다. 월말·분기말처럼 은행의 규제·회계 보고가 겹치는 때에는 대차대조표 여력이 줄며, 레포 금리 급등이 빈발한다.
SOFR–EFFR 스프레드는 레포 시장의 타이트니스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해당 스프레드가 더 음(-)의 영역으로 가면 갈수록, 담보부 단기자금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거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기록한 -11.5bp(11월물), -12.5bp(12월물)의 사상 최저 구간은, 연말 시즌성과 T-빌 공급 요인이 겹쳤음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 영향과 전망: 단기 경색은 남고, 중기 완충은 강화
연준의 T-빌 재투자 전환은 중기적으로는 T-빌 민간 순공급 축소와 수익률 하방을 유도해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포트폴리오 구성의 중립화는 정책 신뢰도를 강화하고, 시장금리에 대한 비의도적 간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 단기채–장기채 간 만기구조 전략의 유연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선물시장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연말 시즌성, T-빌 대량 발행, 프라이머리 딜러의 대차대조표 제약 등은 단기적으로 SOFR 상방 압력을 유지시킬 수 있다. 여기에 캐나다 은행권의 회계연도 말 효과 등 비분기말 특수가 겹치면서, 11~12월 구간의 단기자금 조달은 긴축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가 확인됐다.
정책적 측면에서 준비금 관리 목적의 순매입이 병행될 경우 단기 유동성 완충은 더 커질 수 있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이에 대한 직접적 신호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연준의 점진적 운영과 단기 자금시장 변동성 사이의 균형을 주시하게 된다.
실무적 체크포인트
첫째, SOFR–EFFR 선물 스프레드의 방향성이다. 스프레드의 추가적인 음(-)의 확대는 레포 시장의 긴축 심화를 시사할 수 있다.
둘째, 미 재무부의 T-빌 발행 캘린더와 현금잔액(예: TGA) 관리 동향이다. 공급 사이클은 곧바로 레포 수급과 오버나이트 금리에 반영된다.
셋째, 월말·분기말·연말 등 보고 기간의 대차대조표 제약이다. 프라이머리 딜러의 중개 여력 축소는 체계적 요인으로 금리 변동성을 증폭시킨다.
넷째, 연준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커뮤니케이션이다. T-빌 비중 확대는 운영 유연성을 키우는 한편, 장단기 금리 구조에 주는 신호를 정교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