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수요일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영국의 가을 예산안(Autumn Budget) 발표를 앞두고 정책 변수에 대한 경계와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현지 시각 03:02 ET(08:02 GMT) 기준으로 독일 DAX는 0.6% 상승했고, 프랑스 CAC 40도 0.6% 올랐으며, 영국 FTSE 100은 0.1% 상승했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
2025년 11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주식시장은 월가와 아시아 증시의 상승 흐름을 뒤따랐다. 이는 12월 9~1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전일(화) 미국 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치에 못 미치고, 소비자신뢰지수가 약화되면서 연준의 조기 완화 전환 기대가 강화됐다. 이런 데이터 흐름은 연준이 성장 둔화·수요 완화 신호를 고려해 통화정책 완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시장 시나리오를 지지한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9~10일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82.7%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지난주 43.4%에서 크게 뛴 수준이다. 확률 급등은 경기 완만화 신호와 물가 기대 안정이 결합하면서, 연준의 신속한 정책 대응 가능성을 높인 데 따른 것이다.
영국 가을 예산안 발표 임박… 증세 카드 거론
수요일 유럽에는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많지 않은 가운데, 영국 정부의 예산안이 장중 공개될 예정이다. 영국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는 금융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영국의 성장 전망 하향 가능성에 대비한 세금 인상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케피탈 이코노믹스의 영국 담당 부문 부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스 그레고리(Ruth Gregory)는 “우리는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가 약 380억 파운드(£38bn) 규모의 증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GDP 성장률을 낮추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도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조합은 시장에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으며, 리브스가 내년에 추가 증세로 다시 돌아올 필요를 줄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12월 중순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예산안의 증세 효과로 경기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책금리를 25bp 인하해 3.75%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기대에는 미국 Citi의 의뢰로 YouGov가 실시한 설문에서 영국 국민의 향후 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가 10월 4.2%에서 11월 3.7%로 하락했다는 결과가 힘을 보탰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10월 4.2%에서 11월 3.9%로 낮아졌다.
아스트라제네카, 美에서 면역항암제 ‘임핀지’ 위장관암 치료 승인
수요일 유럽에는 대형 실적 발표가 많지 않지만, 아스트라제네카(LON: AZN)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동사는 미국에서 면역항암제 ‘임핀지(Imfinzi)’가 수술이 가능한 특정 유형의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GEJ) 암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종양학 포트폴리오 확대와 매출 다변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유가, 한 달 넘는 저점 부근 보합… 추가 하락 여지 남아
원유 가격은 수요일 한 달 넘는 저점 부근에서 다소 진정됐지만, 공급 과잉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프레임워크 기대를 감안할 때 추가 하락 리스크가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렌트유 선물은 0.1% 하락한 $61.75/배럴,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은 0.4% 하락한 $57.90/배럴을 기록했다.
두 벤치마크 모두 전일 하락 마감했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미국이 지원하는 전쟁 종식 프레임워크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이후, 러시아산 원유가 글로벌 공급망에 재유입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석유협회(API)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감소했다. 공식 재고 통계인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데이터는 장 후반 발표될 예정이다.
핵심 포인트 요약 및 시장 함의
1) 연준의 12월 25bp 인하 기대
CME FedWatch에서 12월 인하 확률이 82.7%로 급등했다는 점은 완화 사이클의 조기 착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에 밸류에이션 지지를 제공하는 한편, 금리 민감 섹터(기술, 부동산, 내구재 등)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수 있다.
2) 영국 예산안과 BoE 정책
예산안에서 증세가 제시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성장률 둔화를 유발할 수 있으나 물가 안정과 국채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BoE의 정책 완화를 뒷받침하는 논리로 작동하며, 파운드화와 길트(영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3) 유가의 수급 재균형 변수
전쟁 종식 프레임워크 논의가 진전될 경우, 러시아산 공급의 정상화가 유가의 상단을 제약할 수 있다. 반대로 지정학 리스크가 확산되거나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에는 반등 탄력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공급 우위 시그널이 가격에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
용어 한 줄 설명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변동 단위를 뜻하며, 1bp는 0.01%포인트다. 따라서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와 같다.
CME FedWatch: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토대로 시장이 예상하는 연준의 금리 결정 확률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제공하는 도구다.
Autumn Budget(가을 예산안): 영국 정부가 가을에 발표하는 재정 계획으로, 세입·세출·세제의 조정 방향을 담는다. 시장 신뢰와 국채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BoE(영란은행): 영국의 중앙은행으로, 물가안정과 성장 지원을 위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GEJ(위식도접합부):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위로, 해당 부위의 종양은 치료 접근법이 복잡해 수술 가능 여부가 치료 전략의 핵심 변수다.
API/EIA 원유 재고: API(민간)와 EIA(정부)가 각각 발표하는 미국 원유 재고 통계로, 단기 수급과 가격에 중요한 신호를 준다.
전문적 해석
현재 유럽 증시의 상승은 미국의 정책 완화 기대와 영국의 재정 정책 명확화라는 두 축이 결합한 결과다. 연준의 선제적 인하는 글로벌 금융여건을 완화해 수출주와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반면, 영국의 증세는 단기 성장에는 역풍이지만 장기적으로 재정 신뢰 회복과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원유 가격이 한 달 저점 부근에서 머무는 구도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통해 중앙은행의 완화 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모든 시나리오는 정책 발표 내용과 데이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예산안의 구체적 세목, FOMC 성명 문구, BoE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연말 랠리의 강도와 지속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