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0.25%p 인하에 미국 국채금리·달러 동반 상승…월가 혼조 마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후 뉴욕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p) 내리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S&P 500나스닥 지수는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러셀 2000은 상승 마감했다. 달러화와 미 국채금리는 동반 상승했고, 한때 온스당 $3,707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장 마감 무렵 1% 가까이 반락했다.

주목

1) 연준 결정과 시장 반응

연준은 노동시장 둔화 가능성을 강조하며 올해 안에 추가로 두 차례(50bp) 인하할 수 있음을 ‘점도표(dot plot)’로 암시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회의마다 새로 판단하는 상황(meeting by meeting situation)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 탓에 채권시장은 혼선을 빚었다. 미 2~10년물 구간(일명 ‘벨리’) 금리는 최대 8bp 오르며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동시에 내년 말까지 연준이 150bp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파생상품 시장의 베팅은 10bp가량 줄었다.

2) 빅테크→경기순환주 로테이션 재점화?

여름 내내 이어졌던 ‘빅테크 차익실현→스몰캡·경기순환주 매수’ 흐름은 9월 들어 주춤했으나, 이번 결정 이후 다우와 러셀2000이 동반 상승하고 나스닥이 0.3% 하락하면서 로테이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다만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커 ‘마그니피센트 7(Mag 7)’의 상대적 강세가 다시 펼쳐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3) 관세 부담 전가 시점은 언제?

미국 소비자들은 아직 관세 충격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8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강했고, 애틀랜타 연은의 GDPNow 모델은 3분기 성장률을 연율 3.4%로 추정한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관세 부담의 64%를 미국 기업이, 17%를 소비자가 떠안았다”면서 “향후 63%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목

글로벌 통화정책 엇박자가 부를 파장

이번 미국발 완화 재개는 주요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하는 국면과 정반대 방향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이번 사이클에서 각각 200bp, 225bp를 인하하며 속도전을 벌였지만, 향후 추가 인하는 미온적이다. 반면 연준은 2026년 말까지 150bp 인하가량을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외환시장을 통해 1차로 드러난다. 유로/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15% 상승해 2003년 이후 최대폭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ECB가 예측한 2027년 핵심 물가(1.8%)를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자율의 실질 수준이 이미 ‘R-star(중립금리)’를 밑돌고 있기에, ECB가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통화정책이 오히려 자극적(stimulative) 성격을 띨 위험이 있다.

4) 증시 ‘유포리아’ 가능성 vs. 조정 위험

과거 데이터상 연준 완화는 세계 증시에 추가 상승 여력을 제공해 왔다. 프랑스계 증권사 엑싼(Exane)은 “주가 상승의 초기 단계”라며 유럽·일본 비중 확대를 권고했고, 씨티그룹은 “글로벌 주식에 ‘맥스 롱’”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이 시장의 완화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융여건 긴축이 맞물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증시에 전술적(tactical) 조정을 유발할 위험도 상존한다.

5) 내일 예정된 주요 이벤트

  • 뉴질랜드 2분기 GDP
  • 호주 8월 고용지표
  • 일본 7월 기계수주
  • 대만 기준금리 결정
  • 영란은행(BoE) 금리 결정
  • 유로존 7월 경상수지
  • ECB 이사 클라우디아 부흐·이자벨 슈나벨·루이스 데긴도스 연설
  •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필라델피아 연은 기업지수(9월), 재무부 TIPS(10년) 190억 달러 발행

알아두면 좋은 금융 용어

* 점도표(dot plot) — FOMC 위원별 향후 금리 전망을 점(dot)으로 표시한 그래프.
* R-star — 경제의 잠재 성장률과 물가안정에 중립적인 실질금리 추정치.
* TICS — 미국 재무부가 집계하는 외국인 자본 흐름(자본유출입) 통계.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치의 주식·채권·환율 레벨이 교차하는 낯선 환경 속에서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