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뉴욕)·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시장이 보합권에서 출발했다. 2025년 9월 15일(이하 현지시간) 월요일 새벽, 미 3대 주가지수 선물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제한적인 등락 폭 안에서 움직였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9월 FOMC 정례회의가 시장 변동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예상은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재개다. 투자자들은 “과연 제롬 파월 의장이 추가 완화 기조에 힘을 싣느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오전 5시 26분 기준, 다우존스 지수 선물은 106포인트(0.23%) 상승, S&P 500 선물은 4.75포인트(0.07%) 상승, 나스닥 100 선물은 23포인트(0.09%) 하락했다. 전 거래일 주간 기준 세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으며, 특히 기술주 중심 나스닥과 S&P 500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우리는 파월 의장이 시장 가격을 뛰어넘는 매파적(dovish와 반대)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물가 위험과 관세 불확실성에 더 무게를 두면, 시장이 기대하는 ‘과도하게 비둘기파적(dovish) Fed’ 시나리오는 다소 희석될 수 있다.” — 모힛 쿠마르 제퍼리스 이코노미스트
투자자들은 LSEG(구 톰슨로이터) 집계 데이터를 통해 2025년 말까지 총 69.6bp의 완화적 통화정책(금리 인하)을 예상한다. 이는 올해 남은 회의마다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한다는 가정을 반영한다. LSEG는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업체다.
AI 반도체 절대강자 Nvidia, 반독점 조사 재개에 약세
Nvidia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2.8% 밀렸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예비 조사에서 반독점법 위반 소명이 포착됐다고 밝히고, 본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한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미국·중국 간 무역 협상이 이어지고 있어, 미·중 갈등 심화가 기술·반도체 섹터에 미칠 파급력이 재차 부각됐다.
중국의 반독점법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경쟁 제한 행위를 금지한다. AI·GPU 시장 절대적 1위인 엔비디아는 중국 내 데이터센터 칩 점유율이 높아 규제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9월, 통상 약세장이지만…현재까지 플러스 수익률
통계적으로 9월은 미국 주식에 불리한 달이다. LSEG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S&P 500은 평균 1.5%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9월 현재까지는 플러스 영역을 유지 중이다. 지난주에도 지속적인 기술주 매수세가 시장 전반 약세를 상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계절적 약세’보다 연준의 정책 전환·기업 실적·거시 지표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인공지능(AI)·클라우드·반도체 섹터는 고밸류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률이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FOMC 전 마지막 주요 데이터: 소매판매·소비자 체력 검증
연준이 9월 16~17일 열리는 회의에서 결정을 내리기 전, 9월 16일 발표될 8월 소매판매 지표가 소비 심리를 가늠할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앞서 발표된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예상치를 소폭 상회해 물가 불안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소매판매가 견조하면 연준이 ‘점진적 인하’에 천천히 나설 가능성, 부진하면 경기 둔화 우려에 발 빠르게 인하 폭을 키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타 개별 종목 동향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워너브라)는 개장 전 4.1% 밀렸다. 사모펀드 스카이댄스와 파라마운트가 해당 스튜디오 인수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주 주가는 5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차익실현 매물이 우세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해설: E-미니·점도표·bp 용어 정리
E-미니(E-mini)는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주가지수 선물의 축소형(contract size를 소형화) 파생상품이다. 개인·기관 모두 접근성이 높아, 정규장 이전 ‘프리마켓’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bp(basis point)는 금리를 표시할 때 쓰는 최소 단위로 1bp=0.01%포인트를 의미한다. 따라서 25bp 인하는 0.25%포인트 내려가는 것이며, 시장에서는 ‘1/4포인트’라고도 부른다.
연준은 회의 직후 공개하는 점도표(dot plot)에서 위원별 정책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그린다. 시장이 연준의 중·장기 통화기조를 예측할 때 핵심 단서로 삼는다.
기자 시각: 관전 포인트와 리스크
첫째, 노동시장 냉각 속도다. 최근 고용지표는 하방 압력이 뚜렷하다. 연준은 ‘완만한 경기 둔화·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나, 실업이 급격히 늘면 ‘정책 오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둘째, 미·중 기술 패권 갈등이다. 엔비디아 사례처럼 중국 규제·미국 수출 규제·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은 상호 얽혀 있다. 이슈가 장기화되면 밸류체인 전반에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
셋째, 시장 기대와 연준 메시지 간 괴리다. 시장은 2025년까지 70bp 가까운 인하를 선반영했지만, 파월 의장이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이라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하면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넷째, 달러·채권·원자재 가격 연동이다. 금리 인하는 통상 달러 약세·채권 가격 상승(수익률 하락)을 수반한다. 반면 원자재, 특히 금과 구리는 경기·통화환경에 따라 상반된 흐름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S&P 500 P/E(주가수익비율)는 이미 역사적 평균을 상회한다. ‘금리 인하+AI 붐’이라는 스토리가 분기 실적 성장세로 입증되지 못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이번 FOMC는 25bp 인하 여부 자체보다, 점진적 인하 속도와 인플레이션 리스크 관리라는 두 축을 어떻게 균형 있게 다룰지가 핵심이다. 시장은 이미 낙관론을 상당 부분 반영했으므로, 유의미한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국내 투자자라면 연준 발표 전후 달러·국채 금리 동향,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 움직임, 그리고 8월 소매판매 지표를 종합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특히 AI·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미·중 갈등 뉴스플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