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통화정책, 매파·비둘기파 엇갈린 발언 속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려는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를 촉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 못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두 명의 반대 의견(dissent)과 한 명의 돌발 사임, 그리고 최근 발표된 고용시장 냉각 조짐이 맞물리면서 다음 회의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감독 담당)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번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두 사람은 “노동시장 악화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차라리 차입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리 인하가 당분간 필요 없을 것이라 판단했던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회의에 불참한 뒤 곧바로 학계 복귀를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이 된 이사 자리에 금리 인하론자이자 연준 비판 성향이 강한 스티븐 미란을 전격 지명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팀 스콧 위원장은 신속한 인준 절차를 약속했으나, 다음 회의(9월 16~17일) 전까지 인준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매파(hawk)·비둘기파(dove) 분류는 통화정책 성향을 가늠하는 대표적 잣대다. 매파는 물가 위험을 중시해 금리 인하에 신중하고, 비둘기파는 고용시장 위험에 무게를 두어 금리 인하에 적극적이다. 로이터는 정책위원 발언과 공식 문건을 토대로 분류를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지나치게 기다리는 접근은 과도하게 신중하다” —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8월 1일 발언)
너무 빨리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잡지 못할 수 있다” — 제롬 파월 의장(7월 30일 발언)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 발언을 기준으로 주요 인사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비둘기파로 분류된 인사(대표):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

중도 성향(대표): 제롬 파월 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매파로 분류된 인사(대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필립 제퍼슨 부의장,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한편, 6월 점도표(dot plot) 기준 위원들의 중간값은 올해 0.50%p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19명 중 7명은 “인하 없음”을 제시했다. 새 점도표는 9월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연준은 이사 7명지역 연은 총재 12명으로 구성된다. 이사들은 대통령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FOMC 매 회의에서 표결권을 가진다. 지역 총재들은 토론에 모두 참여하나, 뉴욕 연은 총재 + 4명의 순환 총재만 그해 의결권을 갖는다.

이번 동결 결정은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 기조를 고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일부 가격지표 역시 완만해지면서 “너무 늦기 전에 정책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비둘기파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실업률 상승임금 상승률 둔화가 동반될 경우 연준이 4분기 중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용어 설명
매파(Hawk): 매의 날카로운 눈처럼 물가를 예의주시하며 물가상승 억제를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인사.
비둘기파(Dove):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처럼 고용·성장 훼손을 경계하며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는 인사.
점도표(Dot Plot): FOMC 참석자들이 전망하는 정책금리를 점(dot)으로 표시한 그래프.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향후 경로를 예측할 때 핵심 자료로 활용한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최근 분류 변화는 다음과 같다. 9월 회의 기준 비둘기파 2명, 다소 비둘기파 3명, 중도 8명, 다소 매파 5명으로, 전월 대비 비둘기파가 소폭 늘었다. 이는 고용지표 약화 및 일부 위원 교체가 반영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9월 동결 후 12월 첫 인하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유가 반등이나 서비스 물가 재가속 같은 변수로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할 경우, 매파 세력이 다시 힘을 얻어 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 시각으로 볼 때, 연준이 균형 잡힌 정책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두 축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9월 점도표와 기자회견은 정책 경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