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가 높은 물가(인플레이션)가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Kansas City Fed) 총재인 제프리 슈미트(Jeffrey Schmid)는 2월 11일(수) 경제 포럼 연설문을 통해 지금은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유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6년 2월 11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슈미트 총재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현상이 경제 전반에 걸쳐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설문에서 “물가가 여전히 뜨겁게 움직이는 가운데, 수요가 경제의 많은 부문에서 공급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명확히 밝혔다.
“물가가 여전히 뜨겁게 움직이는 가운데,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것으로 보인다.”
슈미트 총재는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확산과 생산성 향상이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 비(非)인플레이션적 공급 주도 성장 사이클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다만 그는 자신은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we are not there yet)”고 판단해, 일부 소비와 투자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금리를 높은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미트는 또한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경제가 추세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서 특히 우려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 의장 지명자 케빈 워시(Kevin Warsh)는 최근의 강한 생산성 지표와 AI 도구의 경제 확산 전망을 근거로 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해당 측은 노동투입 대비 산출이 늘어나면 동일한 자원으로 더 큰 생산을 할 수 있어, 성장과 물가 상승 압력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슈미트는 최근 관찰된 생산성 증가가 반드시 기술 혁신에 기인한 지속적 현상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성 개선의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전후의 높은 이직·채용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노동자들이 동일한 직장에 더 오래 머무르고 업무 숙련도가 개선된 점 등을 들며, “내 접촉자들은 전반적으로 지금이 채용·해고·사직이 적은(low-hire, low-fire, low-quit) 노동시장라고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슈미트는 이어 “채용·이직의 혼란이 줄어드는 것에서 비롯된 한 가지 긍정적 효과는 생산성 향상”이라면서도 “생산성이 이 속도로 계속 증가할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FOMC)에서 투표권이 없는 멤버라는 사실도 함께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달(1월 말)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고, 오는 6월 16~17일 회의까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1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2월 4일(수)의 발표는 이러한 관측을 한층 강화했다. 한편 새로 발표될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금요일에 예정되어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용어 설명
생산성(생산성 향상): 동일한 투입(노동, 자본 등)으로 더 많은 산출을 얻는 능력을 의미한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생산성 수치의 변화는 한시적 요인—예: 노동시장 안정화, 근무 숙련도 향상—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
AI(인공지능)의 경제적 파급): 자동화·효율화로 생산성을 제고할 가능성이 있지만, 확산 속도·범위·정책·기업의 투자 결정에 따라 효과는 지역·산업별로 상이하다.
연준의 금리 정책(정책금리 동결·인하·인상): 기준금리를 높이면 소비와 투자가 둔화되어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반대로 금리를 인하하면 소비·투자가 촉진되어 단기적으로는 경기 부양 효과가 있으나, 인플레이션 재가열 위험이 있다.
정책적·시사점 분석
슈미트의 발언은 세 가지 차원에서 시장과 정책에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첫째, 통화정책 측면에서 연준 내 일부 인사들이 제시한 생산성 개선 기대만으로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신호는 단기적으로 금리인하 기대를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 하방 압력을 제한하고, 채권 수익률(금리)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높은 실질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성장주나 고밸류에이션 자산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고, 은행·금융주 등 금리 민감도가 낮거나 금리 상승에서 이익을 얻는 섹터는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셋째,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금리의 고정은 가계 소비와 기업의 설비투자에 하방 압력을 주어 수요 측면에서 점진적 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 다만 생산성이 예상대로 지속적으로 개선될 경우에는 이러한 수요 억제 없이도 공급 측에서의 물가 안정이 가능해지므로 향후 데이터(특히 생산성·고용·임금·물가 관련 지표)가 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생산성 개선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연준이 성급히 정책을 완화하기보다는 추가 데이터와 추세를 관찰하면서 신중히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태도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감소에 기여할 수 있으나, 기업·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하방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
참고 본 기사에는 슈미트 총재의 연설문 내용, 연준의 정책회의 일정, 최근 고용보고서 및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일정 등 로이터통신 보도와 연설 발언의 사실관계만을 정리·해석하여 포함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