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0.48% 상승한 채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7%, 나스닥100지수는 0.95% 뛰어올라 세 지수 모두 종가 기준 신기록을 세웠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mini S&P(ESU25)는 0.50%, 9월물 E-mini 나스닥(NQU25)은 0.92% 각각 오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이 같은 급등세의 직접적 동력은 반도체 업종이었다. 특히 인텔(INTC) 주가는 엔비디아(NVDA)가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PC·데이터센터용 공동 칩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22% 이상 폭등했다. 그 영향으로 KLA,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마이크론, 마벨 테크놀로지 등 동종 업종도 3~6%대 급등세를 연출했다.
■ 연준 정책 기대와 채권시장 흐름
연준은 전일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연내 추가로 50bp를 더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완고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언급하며 보다 완화적인 정책에 선을 그어 매파적 뉘앙스를 남겼다. 그럼에도 시장은 고용시장 부진 시 연준이 한층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1천 건으로 전주 대비 3만3천 건 감소해 예상치(24만 건)를 하회, 고용이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줬다. 반면 8월 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5% 떨어져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 경기 선행 신호가 삐걱거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채권 가격은 이러한 혼조 지표 속에서 약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4.135%까지 올라 2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연관 파생상품인 12월물 T-노트(ZNZ5)는 4.5틱 하락 마감했다.
■ 해외 증시와 주요 중앙은행 움직임
유럽에서는 유로 Stoxx 50 지수가 1.62% 뛴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고점에서 1.15%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15% 상승하며 신고점을 경신했다.
영국은행(BOE)은 7 대 2로 기준금리를 현 4.00%로 동결했고,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726%까지 올라 2주 최고치를,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76%까지 상승해 1주 반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 개별 종목 동향
“엔비디아-인텔 협력은 PC·데이터센터 반도체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 월가 애널리스트
인텔 외에도 AI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가 인공지능 전략과 2027 회계연도 가이던스 발표 후 12% 폭등했다. 진단·바이오 기업 89bio(ETNB)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35억 달러 인수를 발표하면서 무려 85% 급등했다.
반면, 금융 데이터 업체 팩트셋리서치(FDS)는 4분기 조정 EPS가 전망치를 밑돌자 10% 이상 폭락해 S&P500 하락 폭 1위를 기록했다. 다든 레스토랑(DRI), 크래커배럴(CBRL) 등 외식업체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7% 내외 급락했다.
■ 용어·개념 해설
E-mini 선물: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 계약으로, S&P500과 나스닥100 등의 지수 움직임을 소액으로 추종할 수 있어 개인·기관 모두가 활발히 이용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 채권·금리 시장에서 사용되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한다. 예컨대 금리를 25bp 인하하면 0.25%포인트 인하라는 의미다.
선행지수(Leading Indicators): 향후 6~12개월 경제 흐름을 예고하는 통계지표 묶음으로, 주가·소비자심리지수·주간 근로시간 등 10여 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한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 다수는 “10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이 94%“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씨티그룹은 “연준이 물가보다 고용 부진을 우려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연내 75bp 추가 완화를 점쳤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리 추가 인하는 경기 과열을 방지하려는 연준의 장기 목표와 충돌한다”고 보고, 25bp 인하 이후 동결 시나리오에 무게를 뒀다.
일각에서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증시가 단기 조정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하지만 AI·반도체 등 구조적 성장 섹터에 유동성이 집중되면서 지수 중심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
■ 결론
결국 시장은 연준의 완화 사이클, 반도체 업종 호재, 경제지표 혼조라는 세 갈래 요인을 동시에 소화하며 사상 최고가 랠리를 연출했다. 단기적으로는 고용·물가 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지수 방향성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