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반기 금융안정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에 따르면, 정책 불확실성(글로벌 교역, 중앙은행 독립성, 경제 데이터 접근 가능성 포함)과 전반적 지정학적 위험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최대 우려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준은 금요일 해당 보고서를 공개했으며, 이번 설문은 10월 말에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발 기사에서 연준은 이번 보고서에서 봄철 변동성을 촉발했던 정책 이슈의 충격이 일부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핵심 위험 요인은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과 지정학으로 재편됐다고 전했다다.
글로벌 교역 위험은 4월판 설문에서 최다 인용 위험이었으나, 10월 말 종료된 최신 설문에서는 단독 위험 항목으로서의 비중이 낮아졌다. 대신 정책 불확실성 전반을 최우선 위험으로 꼽은 응답이 61%에 달했다. 여기에는 교역 정책, 중앙은행의 독립성, 그리고 경제 통계의 가용성 문제가 함께 포함됐다다.
중앙은행 독립성이 설문 위험 목록에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조치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속도와 폭으로 인하하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정황 이후에 나왔다. 이와 더불어, 공식 경제 데이터의 부재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것 또한 처음인데, 이는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통계의 흐름이 중단된 상황과 맞물려 있다다.
인공지능(AI) 역시 새로운 안정성 위험으로 부상했다. 연준은 시장 접점(미국 중앙은행의 시장 접촉 대상) 가운데 30%가 향후 12~18개월 내 잠재적 충격 요인으로 AI를 지목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최근 주가 상승을 견인한 AI에 대한 투자심리가 만약 변화할 경우, 시장에서
“large losses”
가 발생하고 더 넓은 경제에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다.
그 밖에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장기금리의 상승, 그리고 재정부채의 지속가능성이 단기(근시일 내) 금융안정성에 대한 주요 우려로 다수 인용됐다고 연준은 덧붙였다다.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 안정화 조짐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봄철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표로 촉발됐던 변동성에서 일정 부분 회복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자산가치(밸류에이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 국채시장 유동성도 그 이후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다.
연준은 상업용 부동산(CRE) 부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 기간 취약요인으로 지목돼 왔으나, 최근에는 가격이 안정화되는 신호가 관찰된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대규모 CRE 부채가 존재해, 차입자에게 강제 매각이 발생하는 경우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다.
소비자 부문에서는 연체율이 역사적 기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5년 상반기에 정부가 학자금 대출 상환을 재개하면서, 학자금 대출 연체가 의미 있게 증가했다고 연준은 지적했다다.
은행과 브로커-딜러는 충분한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다른 부문에서의 레버리지 확대는 주목할 만한 수준으로, 특히 헤지펀드 레버리지가 2013년 해당 부문에 대한 포괄적 데이터 수집이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다.
연준은 가장 규모가 큰 헤지펀드일수록 레버리지가 높은 경향이 있으며, 생명보험사의 레버리지 역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다.
아울러 연준은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 시장에 대해 일정 수준의 경계심을 유지했다. 이 불투명한(opaque) 부문은 예상치 못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최근 이 부문과 연계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와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의 대형 파산 2건은, 현재까지는
“isolated events”
로 보인다고 평가했다다.
핵심 수치와 포인트 요약
– 61%: 정책 불확실성(교역, 중앙은행 독립성, 경제 데이터 접근성 포함)을 최우선 안정성 위험으로 꼽은 비중다.
– 30%: 향후 12~18개월 내 AI 관련 충격 가능성을 지목한 연준 시장 접점 비중다.
– 2013년 이후 최고: 헤지펀드 레버리지 수준다.
– 2025년 상반기: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이후 연체 급증 관찰다.
용어 설명 및 맥락
중앙은행 독립성: 정치권의 단기 이해관계로부터 통화정책 결정을 분리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법정 목표에 따라 금리 및 대차대조표 정책을 운영하는 원칙을 말한다. 독립성이 흔들리면, 시장은 예측 가능성 저하와 정책 신뢰 약화를 반영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다.
정책 불확실성: 관세, 재정지출·부채, 규제, 데이터 공표 등 정책 경로의 불명확성을 의미한다. 이 불확실성은 투자와 고용 결정을 지연시키고,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해 자산가격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다.
국채시장 유동성: 시장 참여자가 미 국채를 큰 가격 충격 없이 사고팔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유동성이 낮아지면 가격 급변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가격 산정에 파급된다다.
헤지펀드 레버리지: 차입 또는 파생상품 노출을 통해 투자 포지션 규모를 확대하는 것으로, 수익과 손실을 동시에 증폭한다.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강제 청산과 유동성 경색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다.
프라이빗 크레딧: 비은행 대체자본이 비상장 기업 등에 제공하는 대출을 말하며, 공시가 제한적이어서 불투명성이 높다. 이는 평가·유동화 과정에서 예상 밖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사로, 경기 둔화나 실업 증가 시 연체와 부도가 빠르게 늘 수 있다다.
브로커-딜러: 증권의 중개 및 자기매매를 수행하는 금융기관으로, 유동성 공급과 시장조성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다.
분석과 시사점
이번 연준 금융안정보고서는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의 핵심 스트레스 요인으로 재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앙은행 독립성과 공식 통계의 공표 중단이 위험 목록에 새롭게 오른 점은, 정책 신뢰·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금융안정의 전제조건임을 다시 확인시킨다다.
AI 관련 리스크의 부상은 주가 상승의 동력이 기술적 혁신의 기초체력뿐 아니라 투자심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심리의 급격한 반전은 보고서 표현대로
“large losses”
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레버리지 축적이 관측되는 일부 섹터와 겹쳐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다.
상업용 부동산은 가격 안정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만기 집중이라는 구조적 과제가 남아 있다. 강제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대출자·투자자 간 손실 전이와 함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소지가 있다다.
가계 측면에서는 연체율의 역사적 상방 이탈과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이후 연체의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됐다. 이는 소비 둔화 및 신용 사이클 변동성으로 파급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신용위험 관리와 충당금 정책의 보수성이 요구된다다.
끝으로, 은행·브로커-딜러의 양호한 자본여력은 시스템의 1차 방어선을 제공한다. 그러나 헤지펀드와 생명보험을 포함한 비은행권의 레버리지가 높아진 만큼, 증거금 요구, 담보 평가, 상호연계성을 둘러싼 유동성 스트레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연준이 지적한 프라이빗 크레딧의 불투명성은 정보 비대칭을 통해 손실 인식의 지연과 급격한 재평가를 초래할 수 있어, 최근 파산 사례가 현재로선
“isolated events”
로 보이더라도 리스크 전염 경로 점검이 지속돼야 한다다.
결론적으로, 이번 보고서는 정책 신뢰와 데이터 투명성, 그리고 레버리지 관리가 미국 금융안정의 핵심 축임을 다시 부각했다.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12~18개월의 관찰 구간을 염두에 두고, AI 주도 랠리의 지속가능성, CRE 만기 롤오버, 가계 연체 동학, 그리고 비은행권 레버리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