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동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되자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상승세로 출발했다. 다만 스위스 포장재 업체 SIG가 실적 경고를 내놓으며 주가가 폭락해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 600은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후 4시 15분(현지 시각 0715 GMT) 기준 전일 대비 0.5% 오른 553.49포인트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크지 않지만 구성 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완만한 랠리’ 양상이 연출됐다.
전날 늦은 밤(현지 시각) 미국 연준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0.25%p(25b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2024년 12월 이후 첫 완화적 정책 전환이다. 그러나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에는 차분하고 점진적인 추가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가파른 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식혔다.
주요 종목별 흐름을 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2.6% 상승했다. 주요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경구제pill의 후기 임상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 16.6%를 달성했다는 시험 결과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기존 주사제보다도 높은 효능을 시사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반면 SIG 그룹은 20% 폭락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회사가 2025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현금 배당 중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익 경고(Profit Warning)’는 통상 기업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사전에 공지해 투자자들의 충격을 완화하려는 조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
영국 패션 리테일 업체 넥스트(Next)도 5.5% 하락했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 영국 내 매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상반기 세전이익이 13.8% 늘어났다는 호실적 발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용어·배경 설명
• Quarter of a percentage point란 0.25%p(25bp)를 의미한다. 기준금리가 5.50%에서 5.25%로 인하되는 식이다.
• Profit Warning은 기업이 향후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예고하는 행위다. 주주 보호 차원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 Measured Approach는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을 살피며 ‘단계적·점진적’으로 정책을 변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전문가 시각
이번 연준의 ‘첫 단추’는 국제 금융시장에 복합적인 신호를 던졌다는 평가다. 금리 인하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지만, 연준이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를 억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STOXX 600이 0.5% 상승에 그친 것은 완화적이되 신중한 통화정책이 미리 가격에 반영됐음을 의미한다. 기업별로는 경기 민감도와 개별 재료에 따라 등락이 확연히 갈리는 모습이 뚜렷했다. 특히 SIG 사례는 배당 정책과 실적 가이던스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투자자들은 10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미국 3분기 실적 시즌 등 굵직한 이벤트를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ECB의 정책 간극’과 ‘기업 이익의 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성장주 비중 조정이 병행되는 ‘양손잡이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bp(basis point)는 금리 단위를 나타내며 1bp는 0.0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