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미국 기업의 재무책임자들(CFO) 다수는 올해 초까지 경제 전망을 견조하다고 보고 있었으나, 이후 발생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으로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보였다고 연방준비제도(Fed) 계열 은행의 분기별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재무책임자들은 매출 증가와 고용 확대를 예상하면서도 가격 인상 압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26년 3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과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이 듀크대학교 퓨콰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실시했으며, 총 473명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무역관세와 무역정책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으나, 해당 항목을 최대 우려로 든 비중은 최근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무역 정책을 최우선 우려로 꼽은 비중은 약 20%대 초반으로, 2025년 중반 거의 40%에 달했던 수준에서 낮아졌다. 당시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세 대폭 인상 방침을 추진했으나, 이후 많은 조치가 축소되거나 불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 노동의 질과 가용성은 응답자의 17%, 매출 전망은 15%가 주요 우려로 지목되었다.
전반적인 기업 심리는 조사 기간 대부분 동안 긍정적이었다. 다만 이 조사는 상당 부분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있기 전에 진행됐으며, 이후 유가가 배럴당 $100을 돌파하고 중동지역의 해상 및 항공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기업 전망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기업의 수요와 채용에 대한 2026년 전망은 유지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향후 12개월 동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계속 고용을 확대한다고 보고했다. 수요가 감소하거나 해고가 필요하다고 전망한 기업은 극히 드물었다.”
— 소냐 라빈드라나스 와델(Sonya Ravindranath Waddell), 리치먼드 연준 부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사 응답자들의 중앙값(median) 전망을 보면, 올해 자사 매출은 평균 약 5% 증가약 1.6%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은 약 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단위(unit) 비용도 동일한 수준에서 상승할 것으로 응답했다. 이 같은 응답은 기업들이 매출 증가와 함께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설문은 2026년 2월 17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됐으며, 결과에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의 공중공격 이후 응답자들의 태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CFO(Chief Financial Officer)는 기업의 재무 및 자금 관리를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로서 기업의 투자·자금조달·리스크 관리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기업의 수입원가와 소비자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단위 비용(unit cost)은 생산 단위당 투입되는 비용을 뜻하며, 원자재비·임금·운송비 등이 포함되어 기업의 가격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연방준비은행들이 실시하는 분기별 설문은 표본의 대표성과 시차를 감안해 해석해야 하며, 단일 시점의 기업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분석 및 전망
이번 연준 계열 조사 결과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대다수 기업이 매출 증가와 고용 확대를 기대한다는 사실은 기초 수요 측면에서의 완만한 회복 흐름을 시사한다. 매출 증가율 중앙값 5%와 고용 확대 1.6%는 경기 확장 국면에서 기업들이 근로자 충원과 생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기업들이 가격을 3%가량 올릴 것으로 전망한 점은 공급 측면의 비용 상승 압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의미한다. 기업의 가격 인상 계획은 소비자물가에 하방보다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통화당국의 주시 대상이다. 특히 유가·물류비 상승은 제조업 및 유통 부문의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유가 급등은 조사 시점 이후 나타난 새로운 리스크다. 유가 상승과 항로·항공 교란은 단기적으로 운송비와 보험료 상승을 초래하며, 이는 기업의 단위비용을 추가로 끌어올려 가격 인상 압박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충격이 지속되면 기업의 투자계획과 고용계획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기업들이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현실화하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금리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 반면, 고용과 수요가 견조하다면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은 낮아지며, 통화당국은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보다 엄격히 평가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와 경영진이 주목할 점은 업종별 영향의 비대칭성이다. 에너지·운송·글로벌 공급망에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은 유가와 해상 운송 차질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며, 서비스업과 내수 중심 업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을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공급망 관리·가격전략을 업종 특성에 맞게 재점검하는 것이 권고된다.
결론적으로, 연준 계열 조사 결과는 2026년 초까지 기업들의 기본적인 수요·고용 기대가 견조했음을 보여주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상승이 향후 물가·비용·투자·고용 전망을 다시 흔들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정책결정자와 기업 경영진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가격·고용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