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브리핑] 푸틴 대통령의 ‘알래스카 분신(分身)설’이 시장 담론으로 오르내릴 만큼 전 세계가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이러한 추측이 전혀 터무니없게 들리지 않는 현재의 분위기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그만큼 극단적으로 고조됐음을 방증한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X) 계정을 통해 ‘크림반도는 원래 러시아 땅’이라는 등 크렘린발(發) 주장을 그대로 옮긴 듯한 메시지를 연이어 게시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 행정부의 스탠스 변화를 가늠할 신호로 해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이미 점령한 영토뿐 아니라 3년 넘는 전쟁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점령하지 못한 지역까지 완전 양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단호히 거부 의사를 재차 확인해 왔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유럽 정상들이 동행해 연대를 과시할 전망이다.
[원자재 & 에너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면서 석유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Brent)는 전장 대비 0.3% 내렸다.
[글로벌 주식시장 동향]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 가권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고, 중국 CSI300은 10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유럽 주가지수 선물은 약 0.2% 상승 출발이 예상되며, S&P500 선물 역시 같은 폭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실적 시즌에서 S&P500 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상장기업의 58%가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소비 동향 가늠할 실적주] 이번 주에는 미국 리테일 대형주 홈디포(Home Depot), 타깃(Target), 로우스(Lowe’s), 월마트(Walmart) 등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기업은 미국 가계 소비 여력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통화 정책 시계(視界)] 주간 최대 이벤트는 23~24일 열리는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다. 특히 23일(금)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최대 관심사다. 현재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5%가량(확률 기준)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경우, 단기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확률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도 패널 토론에 참석해 △유로존 물가 전망 △국가별 재정 확대에 따른 채무 부담 △각국 통화정책 간 엇박자 등의 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리 곡선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 시장은 단기물 금리를 연준 정책 기대에 맞춰 가격에 반영했지만, 장기물 금리에는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재정적자 확대 △통화정책의 정치화 우려가 겹치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스티프닝이 진행 중이다.
[유럽 채권시장] 국방비 증액에 따른 재정 부담이 정치권 합의로 굳어지면서 EU 회원국 국채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독일 10년물 금리는 일주일 새 12bp(1bp=0.01%포인트) 올랐다.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 19일 발표되는 EU 6월 무역수지와 미국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가 눈여겨볼 데이터다. NAHB 지수는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0~100으로 수치화한 것으로, 50 이상이면 ‘상승 국면’을, 50 미만이면 ‘약세 국면’을 의미한다.*주택경기 선행지표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단기 유동성이 재유입돼 성장주 랠리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파월 의장이 ‘신중 모드’를 택하면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황이 미 행정부의 외교 전략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정학 변수 역시 여전히 핵심 리스크로 자리한다.
[기술적·전술적 포인트] 투자자들은 금리·물가·지정학 ‘삼중(三重)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방어주와 현금 비중을 확대하거나, 옵션·파생상품을 활용해 헤지 포지션을 구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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