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선임 경제보좌관을 지낸 마크 서멀린(Marc Sumerlin)이 자신의 후보군 포함 사실을 공개하며 단호한 금리 인하 지지 입장을 밝혔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멀린은 CNBC 프로그램 ‘Squawk Box’에 출연해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안정, 그리고 현 금리 구조를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50bp(0.50%p) 인하는 아무 것도 교란시키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메이크업 컷(make-up cut)’이라 칭하며, 경기 사이클상 뒤늦게라도 보정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멀린은 현재 이븐플로 매크로(Evenflow Macro)의 매니징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차기 의장 후보 리스트에 내 이름이 올라갈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다만 “대통령과 시각이 일치하는지를 먼저 점검한 뒤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50bp는 상식선의 결정”이라고 밝힌 서멀린은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50bp 낮춰도 금융시장 교란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bp’는 basis point(베이시스 포인트)의 약자로 0.01%p를 의미한다. 즉 50bp는 0.50%포인트이며, 일반 금리 인하폭(25bp)보다 두 배 큰 조정이다.
서멀린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압박과 방향성이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3%p 인하를 주장하며 제롬 파월 의장 체제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러나 파월이 이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24년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 중이다.
후보군 각축전도 치열하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차기 의장 인선 작업에는 서멀린 외에도 미셸 보우먼·크리스토퍼 월러 현 이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 케빈 워시 전 이사 등 총 1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서멀린은 “지난 12년간 베센트 장관과 매주 통화하며 통화정책을 논의해 왔다”고 밝히며 친분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 독립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의장이 된다면 국민 경제의 안녕만을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정치적 비난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기화(in sync)’가 양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의회·연준 간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용어 해설
• 메이크업 컷(make-up cut): 경기 회복이 지연된 상황에서 과거의 불충분한 완화정책을 보정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 베이시스 포인트(bp): 금리 변화를 표현할 때 쓰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다.
• FOMC: 연준 내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1년에 8회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 전문가 시각
서멀린이 제시한 ‘50bp 선제 인하’는 시장에 이미 반영된 기대 수준을 확인해 주는 셈이다. 만약 그가 의장으로 지명·임명된다면, 연준의 완화적 기조가 한층 명확해질 수 있다. 반면, 정치권과의 ‘독립성 갈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