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두 명의 고위 정책위원이 고용시장 악화를 우려해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될 해당 회의 의사록은 이들 주장에 공감한 다른 위원이 있었는지를 보여줄 전망이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의사록은 시장 참가자들이 9월 회의에서의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CME 페드워치〉 기준 85%로 반영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재료로 꼽힌다. 의사록은 7월 29~30일 이틀간 진행된 회의 내용을 담지만, 불과 48시간 뒤 발표된 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며 상황이 급변했다는 점에서 ‘시차 노이즈’가 존재한다.
7월 고용보고서는 20만 개 넘는 신규 일자리 예상과 달리 12만 개 수준에 그쳤고, 실업률은 4.1%로 상승했다. 노동참여율은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더 큰 충격은 5~6월 고용이 26만 개 이상 하향 수정된 ‘역사적 정정’이었다. 이로 인해 “탄탄한 고용시장”이라는 기존 내러티브에 균열이 생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 끝에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경질했다.
“고용시장이 실제로 이렇게 약한데 금리를 잡아두면 실업 악화에 속수무책이 된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의사록 초안 중 발언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vs 경기 둔화 대응
다만 같은 기간 발표된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는 기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라졌음을 시사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관세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위원들의 논거가 됐다. FOMC 다수는 이를 들어 “서둘러 금리를 내리면 2% 물가목표 달성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의사록은 매파 다수와 도비시(완화 선호) 소수 간 균열을 세밀히 보여줄 것”이라며 “그러나 수정된 고용통계 이후 시장이 빠르게 재평가했기 때문에 자료가 평소보다 더 ‘낡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잭슨홀 심포지엄 변수
의사록 발표 이틀 뒤인 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캔자스시티 연준 주최 연례 경제심포지엄이 또 다른 분수령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요일 오전 기조연설에서 “고용시장 보호”와 “물가 재상승 경계”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밝힐 예정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 예정으로, 이번이 마지막 잭슨홀 연설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2기 내내 금리 인하 속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최근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예기치 않게 사임하면서 공석이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스티븐 미란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미란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9월 16~17일 FOMC부터 표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용어 해설
- FOMC: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1년에 8번 정례회의를 연다.
- CME 페드워치: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선물 가격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금리인하 확률지표다.
- 잭슨홀 심포지엄: 1978년 시작된 글로벌 중앙은행가·학자 간담회로, 정책 메시지의 ‘발신지’로 간주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4.25%~4.50%이며, 시장은 9월 0.25%포인트 인하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실질 금리를 낮춰 기업·가계 차입 비용을 줄여 경기 둔화를 완화한다는 취지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상회하면 실질 금리 저하가 오히려 물가 상승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위험요인이다.
전망과 전문가 시각
월가 채권딜러 다수는 “파월 의장이 고용지표 악화를 인정하되,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우려해 ‘점진적 완화’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부 헤지펀드는 “역사적 고용 하향정정이 추세적이라면, 9월·12월 연속 인하도 가능하다”며 장기채 매수 포지션을 늘렸다.
시장이 주목하는 다음 이벤트는 8월 29일(목) 발표되는 7월 PCE 물가다. 해당 지표는 연준이 목표로 삼는 근원 인플레이션(개인소비지출 지수)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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