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인 리사 쿡(Lisa Cook)이 인공지능(AI)이 미국 노동시장에 세대 단위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실업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쿡 이사는 이날 전국기업경제학회(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회의에서 전달할 연설문을 통해 “우리는 몇 세대 만에 가장 중대한 노동 재편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녀는 컴퓨터 코딩 관련 직종의 변화와 일부 근로자가 초급(입문) 직종을 찾는 데 겪는 어려움을 전환이 시작되었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일자리 축소보다 늦게 따라올 수 있어, 실업률이 상승하고 노동참여율이 하락할 수 있다”
쿡 이사는 AI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전환의 초기 국면에서는 직업 대체로 인한 실업이 먼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실업률을 상향시키는 경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대응하는 것이 곧바로 해결책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생산성 붐(productivity boom) 기간에 실업률 상승이 반드시 여유(slack)의 확대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며, “따라서 우리의 일반적 수요측 통화정책으로는 AI로 인한 실업 기간을 완화하려 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을 동시에 높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통화정책 결정자들은 실업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상충관계(tradeoffs)에 직면할 것”이라며 교육, 노동력(워크포스) 정책 등 비통화(non-monetary)적 수단이 보다 표적화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쿡 이사는 또 AI 투자 붐이 단기적으로는 중립금리(neutral rate)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립금리는 통화정책이 경기확장도 경기수축도 유발하지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의미하는데, 단기적으로 이 비중립금리가 상승하면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AI 경제가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거나 기술의 혜택이 상위 계층에 집중되면 중립금리가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AI가 경제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한 연준 내부의 논쟁이 표면화된 사례다.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생산성 향상이 금리 하방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쿡 이사와 같은 관점에서는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과 AI 관련 투자 붐이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용어 설명
여기서 사용된 주요 용어들은 다음과 같다. 중립금리(Neutral rate)는 통화정책이 경기 과열이나 침체를 일으키지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뜻한다. 노동참여율(Participation rate)은 경제활동인구(일하거나 일을 구하려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며, 실업률과 별개로 경제의 잠재적 인력 활용도를 보여준다. 또한 구조적 실업(Structural unemployment)은 산업구조나 기술 변화 등으로 인해 생기는 지속적인 형태의 실업을 말한다. 이러한 용어들은 통화정책과 노동시장 평가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정책적 함의
쿡 이사의 진단은 통화정책 운용에 다음과 같은 주요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단기적으로는 실업률을 높이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상충관계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연준은 전통적 금리정책(수요 관리)을 통해 실업률을 완화하려 할 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크다. 둘째, AI 투자가 중립금리를 단기적으로 올릴 수 있어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득불평등 확대 등으로 중립금리가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셋째, 이러한 환경에서는 교육 재편, 재훈련 프로그램, 노동시장 안전망 강화 등 비통화적 정책 수단이 보다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잠재적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 AI 관련 투자 증가와 생산성 개선은 기업 이윤을 끌어올리고 일부 부문에서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자산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쿡 이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 과정에서 노동시장에서의 일시적 충격은 소비심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비 감소는 전반적인 수요를 둔화시켜 경제 성장률에 하방 리스크를 제공할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중앙은행이 실업률 상승을 단순히 금리 인하로 대응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해 실효성을 잃을 우려가 있으므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는 AI의 혜택이 노동의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으나, 소득분배가 왜곡되면 소비 기반이 약화되어 수요 측면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중립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통화정책의 장기적 여건을 바꿀 수 있다. 따라서 정책입안자들은 단기적 인플레이션 관리뿐 아니라 재분배 정책, 교육·훈련 투자,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결론
리사 쿡 연준 이사의 발언은 AI가 단순한 기술혁신을 넘어 노동시장과 통화정책의 근본적인 운용 방식에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이러한 전환을 온전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정책 대응은 통화·재정·교육·노동시장 정책의 조합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핵심 메시지다. 향후 연준 내 논의와 각국 정책당국의 대응을 통해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윤곽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