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완화 기대·실적 속출에 유럽 증시 상승세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5일(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 발표를 소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면서 상승했다.

스튜어트 600(Stoxx 600) 지수0.3% 오른 542.13을 기록해 전 거래일의 0.9% 상승에 이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독일 DAX 지수는 0.5% 상승했으며, 프랑스 CAC 40 지수는 0.2%, 영국 FTSE 100 지수는 0.3% 각각 올랐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곧 통화긴축 기조에서 전환(pivot)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위험 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유럽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나오면서 주가를 떠받치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7월 HCOB 유로존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로 6월의 50.6보다 소폭 개선됐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이 지수는 예비치 51.0보다는 작은 폭으로 하락했지만, 기준선 50을 웃돌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별도로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은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압박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PMI는 Purchasing Managers’ Index의 약자로,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설문을 통해 경기 확장(50 이상)·수축(50 이하)을 가늠하는 대표 선행지표다.


증시·섹터 동향

범유럽 지수의 상승은 방어주와 성장주가 고르게 견인했다. 특히 정보기술(IT)·헬스케어 업종이 강세를 주도했으며, 경기순환주인 소재·산업재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주요 기업 실적·주가 변동

Gerresheimer는 문제 부문으로 꼽힌 몰드 유리 사업부를 분리·매각할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가 3% 가까이 상승했다.

독일의 상업·산업용 주방 설비 제조사 Rational AG는 2분기 실적 개선과 연간 가이던스 유지에 힘입어 2.2% 올랐다.

Infineon Technologies는 3분기(2025 회계연도 기준) 실적 호조와 함께 운영 수익성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 4.7% 급등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업체 Continental은 2분기 매출 부진 여파로 1.3% 하락했다.

패션 브랜드 Hugo Boss는 예상치보다 소폭 앞선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7% 뛰었다.

세계 최대 투석 서비스 기업 Fresenius Medical Care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공개하며 3.4% 밀렸다.

유럽 최대 구리 생산업체 Aurubis는 회계연도 9개월 누적 핵심이익이 전망치를 상회해 3.3% 상승했다.

스위스 인력 파견기업 Adecco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완만히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2% 내려갔다.

영국 건축자재 유통사 Travis Perkins는 상반기 세전이익이 늘어나 6.5% 올랐다.

Smith & Nephew는 상반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5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가 호재로 작용, 15% 급등했다.

반면 Domino’s Pizza Group은 연간 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14% 폭락했다.

영국 에너지 대기업 BP는 2분기에 흑자 전환, 주가가 2.2% 올랐다.

주류업체 Diageo는 연간 순이익이 30% 가까이 감소했으나 향후 비용 절감 기대감에 6.5% 상승했다.

멕시코 기반 은(銀) 생산업체 Fresnillo는 상반기 순이익이 거의 네 배 급증, 7.6% 급등했다.


기자 해설·전망

이번 주 유럽 증시는 미·중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비둘기파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금리가 안정되면 기술주 랠리가 재점화될 수 있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재자극할 수 있다.

특히 8월 말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완화적 시그널을 발신할 경우 유럽 증시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PMI 및 PPI 지표가 보여주듯 경기 확장세는 미약하고 공급 측 인플레이션 위험은 잔존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고금리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주가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다.

결국 투자자들은 실적 모멘텀매크로 이벤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종목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