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수장 교체설 진화 속 달러 강세…기술주 실적 앞두고 유럽증시 4일 만에 반등

런던발(마크 존스 기자)유럽 주요 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달러화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거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경질설을 즉각 부인하면서 0.4% 상승했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기업 실적 호조 △EU-미국 통상 협상 기대감 △파월 의장 교체설 해프닝이 맞물리며 시장이 방향성을 재조정했다.

STOXX 600 지수는 0.7% 상승하며 출발했다. 스위스 엔지니어링 대기업 ABB사상 최대 수주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130억 달러(약 13조 5,000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발표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워싱턴에서 진행된 EU-미국 통상 대화 이후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며 투자 심리를 지탱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발표될 미국 소매판매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지표가 관세정책이 실물경기에 미친 영향을 검증할 단서가 될 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대규모 예산 증액안도 소화 중이다.

환율 변동성이 단기적으로는 최대 관심사였다. 달러화는 전날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가 ‘광기의 한 시간’이라고 표현한 혼란을 딛고 유로화 대비 $1.16선으로 복귀했다. 전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 때문에 달러가 급락했으나, 곧바로 부인 발언이 나오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엔화 역시 약세 압력을 받았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집권 연립여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잃을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달러/엔 환율은 148.73엔까지 올라 4월 이후 최저치(엔화 가치 기준)로 밀렸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해 관세 여파가 가시화됐고, 호주 달러는 고용지표 부진으로 하룻밤 새 1% 급락했다. 키트 주크스는 “

시장 전반이 달러 숏(매도) 포지션에 과도하게 기울어 있었고,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포지션 축소(환매수)가 나타나고 있다

”고 진단했다.

실적 시즌: ‘넷플릭스 주목’—이날 장 마감 뒤에는 넷플릭스, 제너럴 일렉트릭(GE), 펩시코 등 대형주 실적이 예정돼 있다. 브로커리지사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은 “넷플릭스 주가는 연초 이후 S&P500 대비 33% 초과 상승했기에 ‘어닝 서프라이즈’와 가이던스 상향이 필수”라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 선물은 소폭 강세를 가리켜 장 초반 안정된 출발을 예고했다. 전일 급락했던 유럽 증시는 0.7% 상승하며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고, 도쿄 닛케이225와 타이완·중국 대표지수는 각각 0.3%~0.6% 상승했다.

한편 캐나다 유통업체 알리멘타시옹 쿠슈타르7-일레븐 운영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 인수를 위한 470억 달러 규모의 제안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상대 측과 건설적 협의가 어려웠다”는 이유를 들었다. 세븐앤아이홀딩스 주가는 9% 이상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설을 부인하며 시장이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그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며 연준 비판 수위를 높였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는 “이번 해프닝으로 시장은 해당 주제에 더욱 내성이 생겼다”면서도 “단 한 시간 동안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고 달러가 급락한 것은 교체설이 현실화될 경우의 전형적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 국채 금리가 급락한 것은 ‘파월 후임은 초비둘기파(ultra-dove)로 조기 대폭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금리 동향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유럽 장에서 4.4714%로 보합권을 유지했고,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2.695%로 이번 주 초 기록한 3월 말 이후 최고치 부근에서 등락했다.

원자재—국제유가 브렌트배럴당 68.78달러(+0.4%)까지 올랐고, 안전자산 금은 온스당 3,331달러(-0.5%)로 소폭 밀렸다.

참고: 용어 해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를 포함하는 유럽 광역 주가지수다.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은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현상으로, 경기 회복 기대 또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한다.
비둘기파(dove)는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입장을, 매파(hawk)는 긴축을 선호하는 입장을 가리키는 시장 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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