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둘기파 발언에 달러 1주 최저…ECB 매파 코멘트로 유로화 강세

달러 인덱스 1주 최저…ECB 매파 발언에 유로화 상승

달러 인덱스(DXY00)는 6일(현지시간) -0.61% 떨어지며 1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 로베르트 홀츠만(Robert Holzmann)이 “ECB가 금리를 더 내릴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자 EUR/USD 환율이 1주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는 달러 약세를 가속했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예상보다 저조했던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 이후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가 커졌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와 연준 이사 리사 쿡이 6일(수) 공개 석상에서 금리 인하 지지를 명확히 밝히면서 달러 매도세는 더욱 강화됐다.

한편, 20만 명 이상이 구독 중인 ‘바차트 브리프’ 정오 뉴스레터는 매일 필독 자료로 꼽힌다.

연준의 신뢰도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달러 가치에 부담을 줬다. 지난주 금요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사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비둘기파 성향의 새로운 이사를 지명해 제롬 파월 의장의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닐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으며 가까운 시기에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사 쿡 이사는 “지난 금요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며, 수정치가 전형적으로 경기 전환점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도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그는 “향후 1주일 내 반도체 및 의약품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지난주 목요일에는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5%로 상향하고, 글로벌 최소 관세 10%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 대해 15% 이상의 관세를 8월 7일 0시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조치들이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3.3%에서 15.2%로, 2024년 2.3% 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확률을 95%,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68%로 반영하고 있다.

EUR/USD 환율(^EURUSD)은 6일 +0.75% 상승하며 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홀츠만 위원의 발언이 유로화 강세를 이끌었고,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논조가 달러를 끌어내리며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유로화에는 독일 6월 공장 수주가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1.0% m/m)으로 감소했다는 부정적 지표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유로존 성장률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유로존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반면 독일 6월 공장 수주는 시장 전망(+1.1%)을 크게 밑돌았다.

홀츠만 위원은 “현재로서는 ECB가 금리를 더 낮춰야 할 어떠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유럽 외 지역의 경제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자율 스왑 시장은 9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2% 수준으로 미미하게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USDJPY)은 -0.37% 하락했다. 일본 6월 명목임금 상승률이 2.5% y/y로 5월(1.4%)보다 빨라지면서 일본은행(BOJ)의 조기 긴축 가능성이 부각돼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미 국채금리가 상승한 점은 엔화 상승 폭을 제한했다.

전일 공개된 6월 16~17일 BOJ 의사록에서는 일부 정책위원들이 ‘양적완화 종료를 서두르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금 12월물(GCZ2)은 -0.04% 하락했고, 은 9월물(SIU2)은 +0.21% 상승하며 혼조 마감했다. 달러 약세와 연준의 비둘기파 발언은 귀금속에 우호적이었으나, 주가 상승미 국채금리 상승이 상단을 제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은 안전자산 수요를 유지시켜 귀금속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필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언급된 어떤 자산에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한다.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연방기금선물은 향후 미국 정책금리 예상치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의 금리 전망을 가늠할 수 있다. 스왑은 두 당사자가 미래의 현금흐름을 교환하기로 약정한 파생계약이다. 매파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을 선호하는 입장을, 비둘기파는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를 선호하는 입장을 뜻한다.

전문가 시각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달러 약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로존이 금리 인하를 늦춘다면 유로화는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 둔화로 위험자산 전반에 부정적 충격이 불가피해, 향후 외환·상품 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