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부의장 보우먼 “고용시장 취약성 대응 위해 단호한 금리 인하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은행 감독 담당) 미셸 보우먼이 고용시장의 급속한 약화를 지적하며 “단호하고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보우먼 부의장은 뉴욕 포캐스터스 클럽(Forecasters Club of New York) 연설에서 “노동시장 활력이 눈에 띄게 둔화됐고 취약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보다 공격적인 통화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우먼 부의장은 “현재 연준이 이미 상황 대응에서 뒤처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지표 약세가 이어질 경우 정책 조정 속도와 폭을 한층 높여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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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체력 저하’와 통화정책 방향

보우먼은 “완전고용 달성을 위한 연준의 책무가 물가 안정 목표만큼 중요하다”고 상기시키며, 2%대 중후반에 머무는 물가 상승률보다 오히려 고용시장 침체 위험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입했던 무역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관세 효과를 제외하면 기조 인플레이션은 ‘우리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가보다 고용지표가 먼저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 연준은 양대 책무 가운데 약화 조짐이 뚜렷한 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 미셸 보우먼 부의장


대차대조표 축소와 국채 포트폴리오 구성

보우먼은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가능한 한 작은 대차대조표’를 유지하되 준비금 수준은 ‘풍부(ampl​​e)’보다는 ‘희소(scarce)’ 영역에 가깝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보유 자산을 미국 국채로만 구성하고, 만기 구성을 단기물 위주로 두다가 필요 시 장기물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양적긴축(QT) 과정에서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흡수하되,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장기물 매입으로 시장금리를 제어할 여력을 남겨두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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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F(상설 레포 체제) 개혁 제안

연설에서 그는 상설 레포 제도(SRF, Standing Repo Facility) 개선 방안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최소 입찰 금리를 연방기금금리 목표 상단보다 높게 설정해, SRF가 일상 자금조달 창구가 아니라 ‘최후의 보루(backstop)’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분기 말(Quarter-End) 유동성 수요가 몰리는 다음 주 SRF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 해설: FOMC·SRF란?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기준금리 및 자산매입·매각 방침을 정한다.
SRF(Standing Repo Facility)는 일시적 단기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시장·정책 파급 전망

보우먼의 발언은 “매파”로 분류되던 연준 인사조차 경기 둔화 리스크에 대응해 빠른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던졌다. 특히 그의 언급은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기존 컨센서스를 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고용지표가 추가 악화될 경우, 연방기금금리(현재 5.25~5.50%)를 2026년 초 이전에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물가가 여전히 2% 목표를 웃돌고 임금 상승률도 완전히 둔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우먼의 주장에 대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연준이 ‘물가·고용 균형’을 고수하며 점진적 완화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에 응한 워싱턴 D.C. 소재 한 경제 싱크탱크 연구원은 “보우먼 부의장의 발언은 ‘정책 선회(pivot)’에 무게를 두라는 강한 신호”라며 “2024년까지 지속된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뉴욕 월가 채권 전략가는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속도 조절장단기 국채 조합 변경 가능성을 동시에 거론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 내부에서도 ‘균형적 완화’ 대 ‘선제적 과감 완화’를 둘러싼 논의가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은 “연내 금리 동결”을 선호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보우먼의 발언으로 매파·비둘기파 간 공론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사점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도 미국 금리 인하 속도·폭은 원·달러 환율, 채권 금리, 주식 밸류에이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특히 SRF 입찰 금리 인상이 글로벌 단기금리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분기 말 자금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보우먼의 메시지는 “고용 안정이 물가 안정만큼 중요하다”는 연준 이중 목표의 순서를 재조정하자는 요구로 해석된다. 향후 발표될 비농업 고용, 실업률, JOLTS 구인·이직 보고서 등이 추가로 부진할 경우, ‘예상보다 빠른 완화 전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여지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