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무살렘 총재 “현재 인플레이션·고용 목표 모두 위험…금리 인하 결정에 균형 필요”

[워싱턴]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인플레이션과 고용 양쪽 모두에서 위험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때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 통신은 미시시피주에서 열린 한 경제단체 연설 내용을 인용해, 무살렘 총재가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FOMC)의 향후 선택지를 설명하면서 “정책금리를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판단하려면, 각 목표를 빗나갈 확률규모, 그리고 지속 기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최근 고용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따라서 이중 책무(dual mandate)를 수행하는 연준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지금 수행하는 일은 바로 그 원칙적 균형(act of balancing)이다.” —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


정책금리 현황과 최근 고용 지표

무살렘 총재는 올해 FOMC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9월 16~17일 열리는 회의에서 정책금리(연 4.25%~4.50%)를 낮춰야 할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밝히진 않았다. 그는 지난주 회의에서 현 수준 유지에 투표했다.

그러나 바로 이틀 뒤 발표된 7월 미국 고용보고서고용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음을 보여줬다. 이전 수개월치 비농업 신규고용도 대폭 하향 수정됐으며, 실업률은 상승했다.


관세와 인플레이션: 일시적일까, 지속적일까

무살렘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수입관세일시적 물가 상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지속될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의 관세 효과는 단명(short-lived)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합리적 수준의 확률 —즉 무시할 수 없는 확률—로 지속성이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장은 아직 견조해 보이지만,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았으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고용 부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 올해 두 차례 인하 예상

채권·파생상품 시장 참가자들은 9월과 12월 각각 25bp(0.25%p)씩, 총 두 차례 정책금리 인하를 기본 시나리오로 반영하고 있다. 무살렘 총재 역시 “시장의 기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궁극적 판단은 실제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못 박았다.


용어 & 배경 설명

이중 책무(Dual Mandate)는 연준이 물가안정완전고용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법적으로 부여된 책임이다. 하나의 목표를 지나치게 중시하면 다른 목표를 희생시킬 수 있어, 균형적 시각이 필수적이다.

정책금리(Policy Rate)는 연준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목표 금리를 말한다. 인상하면 대출금리가 올라 경기 둔화·물가 억제가, 인하하면 자금 조달비용이 낮아져 경기 부양·고용 확대가 기대된다.

25bp(베이시스포인트)는 0.25%포인트를 의미한다. 금융시장에서는 1bp=0.01%p로 통용된다.

관세(Tariff)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세금이 오르면 수입품 가격이 높아져 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전문가 시각 및 함의

무살렘 총재의 발언은 “인플레이션 둔화 vs 고용 악화”라는 딜레마가 연준 내부에서도 본격화됐음을 보여준다. 정책 공백기 속에 지표 의존도를 강화해 나가는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연설은 특히 “관세→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에 비해 늦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반면 실업률 상승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어질 경우, 연준은 선제적 완화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