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 2.75개월 최고치 경신】
달러 인덱스(DXY)는 10월 31일(현지 시각) 전일 대비 0.27% 상승해 2.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의 매파(hawkish) 발언과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깜짝 호조가 달러 수요를 자극했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제프 슈미드 총재,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리 로건 총재,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베스 해맥 총재는 10월 FOMC 직후 잇달아 공개 발언을 내놓으며 추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논거를 제시했다. 이 같은 매파 기조는 달러에 추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고, 반대로 금·은 등 안전자산 가격은 압박을 받았다.
◆ Fed 인사 별 발언 요지
제프 슈미드 총재는 “노동시장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실질 경기 모멘텀이 지속되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다”고 강조하며 금리 동결·유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로리 로건 총재도 “당장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필요성을 보지 못했다”며 12월에도 인플레이션 둔화나 노동시장 냉각의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인하에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스 해맥 총재 역시 “물가 안정을 위해 일정 수준의 긴축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 주요 지표 동향
같은 날 발표된 10월 시카고 PMI는 전월 대비 3.2포인트 오른 43.8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42.3)를 상회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하는데, 50 미만이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수치가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 달러 강세의 제약 요인도 존재
한편,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달러를 압박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시장은 12월 9~10일 열리는 FOMC에서 63% 확률로 25bp(0.25%p) 인하를, 2026년 말까지 총 82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유로화·엔화 동향】
유로/달러 환율(EUR/USD)은 -0.33% 하락해 2.7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10월 근원 CPI와 독일 9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상회했으나, 달러 강세 앞에서는 힘을 받지 못했다. 시장 스왑 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2월 18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4% 수준으로만 반영하고 있어, ECB-연준 간 통화정책 방향 차이는 유로에 상대적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엔/달러 환율(USD/JPY)은 -0.03% 소폭 하락했다. 일본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2.2% 증가해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고, 10월 도쿄 CPI도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다만 9월 소매판매 부진이 엔화 상승폭을 제한했다.
【금·은 가격 하락 배경】
12월물 COMEX 금 선물은 온스당 19.40달러(-0.48%) 내린 4만 달러대 초반, COMEX 은 선물은 0.456달러(-0.94%) 내린 23달러 선에서 마감했다. 달러 인덱스가 2.75개월 최고치를 찍으면서 금·은 시장에서는 롱(liquidation) 물량이 대거 출회됐다.
미·중 무역 긴장 완화, S&P500 지수 신기록 경신 등 안전자산 수요를 낮추는 이벤트가 잇따르며 금·은 가격을 억눌렀다. 여기에 중국 10월 제조업 PMI가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49.0)된 점은 산업용 은 수요 약화를 우려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이 220톤으로 2분기 대비 28% 늘어난 점은 금 가격의 하방을 일정 부분 지지했다. 미 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연준 독립성에 대한 정치적 압력 등도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 용어 풀이
• 매파(Hawkish):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며 금리 인상이나 긴축에 적극적인 통화정책 성향을 지칭한다.
• PMI(구매관리자지수): 제조·서비스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경기 상황을 조사해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판단하는 선행지표다.
• 롱 리퀴데이션(Long Liquidation): 보유하고 있던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발생하는 매도 압력을 말한다.
◆ 기자 해설 & 전망
현재 시장은 12월 FOMC를 향한 “금리 인하냐 동결이냐”라는 이분법적 구도 속에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 달러 지수는 연준이 시그널을 조금만 완화적으로 돌려도 되돌림(조정) 가능성이 높지만, 물가 둔화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105선 재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 금 가격은 중앙은행 매입세와 지정학 리스크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으나, 주식시장 위험선호 심리가 지속된다면 1,950달러 선이 단기 지지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