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2월 결정 앞두고 노선 갈등 심화…시장, ‘추가 인하 없음’에 60% 베팅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경제지표의 공개 계획이 금요일(현지시간)부터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긴축 선호)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재확인한 반면, 가장 비둘기파(완화 선호)로 꼽히는 정책위원은 현 시점의 데이터를 근거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다.
2025년 11월 1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단기 금리선물은 금요일 늦은 시점 기준으로 연준이 12월에 추가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확률을 60%로 반영했다. 이는 9월과 10월의 연속(백투백) 금리인하 이후에도 12월에는 쉬어갈 것이라는 베팅이 우세해졌음을 뜻한다. 불과 24시간 전만 해도 시장 확률은 거의 반반에 가까웠고, 그 전에는 10월 29일 연준 결정 이후 수 주 동안 ‘추가 인하’에 무게가 실렸었다.
정책위원들의 상반된 발언과 변동하는 시장 베팅은 12월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결정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예고한다. 동시에, 셧다운으로 약 한 달 반 중단됐던 주요 경제통계가 다음 주부터 순차 공개되고,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를 포함한 추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트레이더들의 시각은 다시 빠르게 선회할 여지도 크다.
매파 3인, 인플레이션 경계 재확인…“추가 조치 자명하지 않아”
금요일에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달 금리인하 직후 밝혔던 매파적 견해를 대체로 반복했다. 해먹 총재는 피츠버그 이코노믹 클럽 강연에서 “지금 통화정책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연설한 로건 총재도 신중론을 폈다. 그는 “12월 회의를 바라보면, 인플레이션이 제 기대보다 더 빨리 하락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증거, 혹은 노동시장이 우리가 목격해온 점진적 냉각을 넘어서는 둔화를 보이지 않는 한, 또 한 번의 금리인하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행사에서 연설한 슈미트 총재는 지난 10월 금리인하 결정에 반대(소수의견)를 낸 배경이 12월 회의로 향하는 자신의 판단에도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금리인하는 노동시장 균열을 메우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스트레스는 기술과 이민정책의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더 오래 지속되는 영향을 낳을 수 있다. 우리가 2% 물가목표에 헌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수록 그러하다”라고 덧붙였다.
미런 이사, 연속 인하 ‘확대’ 주장…“현 데이터가 추가 인하 시사”
대조적으로, 스티븐 미런 연준 이사는 TV 인터뷰를 연달아 진행하며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0월 회의에서 슈미트 총재와 함께 이견을 냈지만, 미런의 경우에는 실제 결정(0.25%포인트, 즉 quarter‑of‑a‑percentage‑point)보다 더 큰 폭의 인하를 주장했었다. 미런은 임기 종료 후인 내년 1월 백악관 경제자문 역할로 복귀할 계획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현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견해를 공유한다.
파월 의장: “데이터 포그 걷힐 때까지 속도 조절”…12월 인하, 기정사실 아냐
10월 인하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금까지의 조치를 노동시장 악화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으로 성격 규정했다. 다만, 정부 셧다운으로 핵심 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데이터의 ‘안개(fog)’가 걷힐 때까지 연준이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위원회 내부에 강하고 상반된 시각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12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시장도 금요일 들어 일단은 그 진단에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는 현 시점의 베팅일 뿐이며, 통계청과 각 부처가 향후 수 주에 걸쳐 누적된 지표 공개를 재개하면 확률은 재차 요동칠 수 있다.
시장 베팅이 말해주는 것: ‘데이터 의존’과 ‘의사결정의 경합’
60%의 ‘12월 동결(추가 인하 부재)’ 확률은 정책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음을 방증한다. 지난 수 주간은 ‘추가 인하’ 기대가 강했지만, 매파 발언의 재부상과 지표 공백이 결합하면서 확률이 비대칭적으로 기울었다. 이는 연준이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을 내리는 전형적인 패턴을 재확인시킨다. 특히 노동시장 냉각이 점진적이라는 평가와, 물가 둔화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속도를 보이는지에 대한 논쟁이 핵심 변수가 됐다.
정책위원 간의 공개적 이견 또한 주목할 대목이다. 슈미트·로건·해먹이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정책 신뢰를 강조하며 신중론을 택한 반면, 미런은 현재 데이터가 추가 인하를 지지한다고 본다. 파월 의장은 이 가운데서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러한 구도는 12월 9~10일 회의의 결과가 박빙 표결로 귀결될 가능성을 높인다.
용어 설명: 낯선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
단기 금리선물: 미래의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는 파생상품이다. 예: 60% 확률은 트레이더들이 ‘12월 추가 인하가 없을 것’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포지션을 쌓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실시간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널리 사용된다.
매파 vs 비둘기파: 매파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금리 인상 또는 인하 중단)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고, 비둘기파는 성장과 고용을 위해 완화(금리 인하)에 우호적이다. 기사 속 슈미트·로건·해먹은 매파적 메시지를, 미런은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부 셧다운: 예산 승인 지연 등으로 정부 기능 일부가 중단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사태로 주요 경제지표 공표가 약 1.5개월 늦춰졌고, 연준의 데이터 기반 판단에 ‘안개’가 끼었다.
0.25%포인트(quarter‑of‑a‑percentage‑point): 기준금리의 변화 폭을 의미한다. 기사에서 10월 결정은 0.25%포인트 인하였다. 표기상 ‘%포인트’는 수준(level) 변화의 크기를, ‘%’는 비율 자체를 뜻한다. 예컨대 2%에서 1.75%로 내리면 0.25%포인트(0.25%p) 인하다.
2% 물가목표: 연준이 중장기적으로 달성하려는 인플레이션 목표다. 슈미트는 잦은 인하가 목표에 대한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전문가적 시사점: ‘데이터 재개’가 만드는 변곡점
현재의 60% 동결 베팅은 고정된 결론이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지표 공백)과 발언 리스크(매파 메시지)에 의해 임시적으로 형성된 균형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 주부터 예정된 지표 공개 재개는 물가 둔화 속도와 노동시장 냉각 정도를 재측정하는 계기가 되며, 로건이 언급한 ‘설득력 있는 증거’의 존재 여부를 가를 것이다. 동시에, 월러 이사 등 영향력 있는 위원들의 추가 발언은 위원회 내 선호 분포를 노출시켜, 12월 결과에 대한 사전확률을 다시 써 내려갈 공산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책민감 섹터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선물시장의 확률이 한나절 사이에도 크게 바뀐 전례에서 보듯, 향후 수일간의 헤드라인(지표·발언)이 프라이싱을 빈번히 뒤집을 수 있다. 따라서 물가, 고용, 소비 관련 핵심 통계의 방향성과 함께, 매파·비둘기파 스펙트럼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주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파월 의장의 ‘기정사실 아님’ 발언은, 12월 결정이 데이터 컨디셔널하게 열려 있음을 재확인시킨다.
종합하면, 금요일 시장은 연준의 추가 인하를 부정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그러나 이는 곧 공개될 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논리 전개에 따라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 12월 회의까지 남은 시간 동안, 지표와 커뮤니케이션이 만들어낼 미세한 균형 변화가 최종 결정을 좌우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