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7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한 이후, 위원들의 발언이 “매파”(hawk)와 “비둘기파”(dove)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본 기사는 각 인사의 최근 코멘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시장 참여자들이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25년 8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노동시장 냉각 조짐과 일부 위원의 이례적 반대 의견이 맞물리면서 연준이 이르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개월에 걸쳐 금리 인하 압박을 시도했으나 연준은 이를 거부해 왔다는 점도 재차 확인됐다.
매파·비둘기파 용어 설명 : 비둘기파는 고용시장 위험을 더 중시하고 통화완화를 선호하며, 매파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금리 인하에 신중하다.
로이터는 공개 발언과 기고문을 근거로 각 위원의 성향을 분류해 왔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레이블을 지속적으로 수정해 왔다
■ 7월 회의 주요 쟁점과 동결 배경
연준은 서비스·주거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2%)를 웃돈다는 이유로 정책금리를 유지했다. 다만 두 명의 이사(가버너)가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노동부의 고용 증가치가 하향 수정된 점도 통화완화 논거로 활용됐다.
■ 인사별 최근 발언 요약
제롬 파월 의장은 “정책이 여전히 제약적 영역에 있지만 경제의 균형 잡힌 위험을 고려할 때 현 스탠스가 적절하다”고 밝혔고, 미셸 보우먼 부의장은 “연말까지 세 차례 정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전망한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매파로 꼽히는 리사 쿡 이사는 “데이터가 인플레이션 상단 위험을 시사하므로 섣부른 완화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지금은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며 현 수준 유지론을 폈다.
비둘기파로 분류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9월 25bp(0.25%p) 인하가 적절해 보이며, 더 큰 폭 조정은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서비스 물가 둔화를 확인한 만큼 위험 균형이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모든 회의가 라이브이며, 데이터가 방향을 결정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아 제한적 기조를 조금 더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더는 오래 기다릴 수 없다”며 완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했고, 필립 제퍼슨 부의장과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 FOMC 투표 구조와 절차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는 상원 인준을 거친 7명의 이사로 구성되며, 이들은 매번 표결권을 갖는다. 12개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뉴욕 연은 총재와 네 명의 교대 총재가 연간 단위로 순환 투표권을 행사한다. 파월·보우먼·월러 등 3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다.
현재 공석 한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미란을 지명해 상원 인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모든 총재는 각 지역은행 이사회가 선임하고 연준 이사회가 최종 승인한다.
■ 로이터 집계 변화 추이
로이터 기준으로 2025년 9월 회의 직전 분류는 비둘기(Dove) 2명, 약비둘기(Dovish) 3명, 중립(Centrist) 8명, 약매(Dovish?) 5명, 강매 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말 비둘기 0명, 강매 1명 대비 완화적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다.
또한 6월 점도표(dot plot) 중간값은 2025년 50bp(0.50%p) 인하를 가리켰지만, 19명 중 7명은 연내 인하가 없을 것으로 봤다. 다음 경제전망치는 9월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 전문적 시각 및 시장 영향
연준 내부 논의가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시장 둔화라는 양대 축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국면으로 이동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7월 이후 비농업부문 고용·시간당 임금·노동참여율이 모두 소폭 둔화해 비둘기파 논거가 강화됐다. 반면 여전히 3%대 후반에 머무는 근원 PCE 물가는 매파의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채권시장에서는 9월 25bp 인하 가능성을 60% 안팎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보도 시점 4.80%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달러지수(DXY)는 직후 보합권을 나타냈다.
요컨대,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접근법이 강조되는 가운데 8월 말 이후 발표될 물가·소비·임금 지표가 9월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