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다시 ‘데이터 의존’ 모드로 전환…셧다운 속 달러 강세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통화정책의 핵심 판단 근거를 ‘선제적 안내’에서 ‘데이터 의존(data dependence)’으로 재전환했다. 그러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통계 발표가 중단되면서 시장은 전례 없는 ‘데이터 블랙아웃’ 국면에 직면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Morgan Stanley는 12월과 내년 1월 연속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화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운전석(driving seat)’에서 ‘뒷좌석(back seat)’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정책 경로는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고 못 박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10월 초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노동시장·물가·소비 관련 주요 지표가 잇달아 지연·취소되면서, 연준은 문자 그대로 ‘눈을 가린 채 비행’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Morgan Stanley 경제학자들은 최신 보고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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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ed는 사실상 현재 시점에서 앞길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며, 이 같은 비정상적 환경이 정책 결정 난이도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동시에 시장 기대치,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 성장 둔화 위험 등이 맞물려 “2025년 12월·2026년 1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여전히 가격(프라이스) 안에 반영돼 있으며, 실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경고도 변수다. 그는 10월 29일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Morgan Stanley는 이를 언급하며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데이터 공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정책 완화 속도 또한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공식 통계의 부재가 금리 경로 예측을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데이터 공백이 현실화된 가운데 시장은 민간 지표금융 시장 시그널에 의존해 연준의 행보를 가늠하고 있다. Morgan Stanley는 “새로운 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S&P500 변동성지수(VIX)와 미 2년물 국채금리 등 고빈도 데이터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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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전망도 주목할 대목이다. Morgan Stanley는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화 반등 여지가 있다”면서도 “2026년으로 갈수록 수익률 스프레드 축소, 실질금리 하락, 미국 성장 우위 약화 등이 맞물리며 달러는 점진적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경기 피크아웃(peak-out) 이후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되는 전형적 패턴’과 궤를 같이한다.

용어 설명
데이터 블랙아웃(data blackout)은 정부 셧다운 등으로 공식 경제 통계가 발표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통상 연방 정부가 예산 합의에 실패하면 노동부·상무부 등의 행정 기능이 멈추면서 고용보고서·소비·생산 등 핵심 지표가 연속으로 끊긴다. 이 기간 연준은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금리 선물·민간 서베이보조 지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 시각
기자로서 주목할 부분은 ‘정책 불확실성’ 그 자체가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공식 데이터가 멈춘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민간 부문 리서치실시간 금융 지표에 급격히 의존하게 된다. 이는 정보 격차를 확대하고, 또 다른 형태의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처럼 ‘데이터 공백 속 공포’가 자금 흐름을 급변시킨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달러 인덱스(DXY)가 단기 급등할 경우 신흥국 통화원자재 시장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국내 투자자라면 원·달러 환율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반면, 길게는 2026년까지 이어질 달러 약세 국면은 해외 자산 다변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데이터 의존’ 회귀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단기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다. 셧다운 지속 여부, 민간 부문 통계의 신뢰도, 시장 심리 변화가 뒤얽히며 연말까지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 지표 발표 일정연준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